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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50m 권총 폐지 소식을 들었을 때 심경이 어땠나.
지지난 주말, 기사를 통해 알았다. 사격 하나만 바라보고 살아왔는데, 전통있는 종목을 없애버리니 의욕을 상실한 기분이었다. 그 이후 아무 것도 하기가 싫었다. 즐거운 주말을 보내고 싶었는데, 우울한 주말을 보냈다.
-국제대회에서 항의 표시도 했다고 들었다.
50m 종목 몇몇 선수들이 연락이 왔다. 독일 월드컵대회(지난 5월 개최) 때 뭔가 보여주자고 했다. 50m 종목을 사랑한다는 걸 보여주려 했다. 검은 완장을 찼다. 나와 세르비아 선수가 완장을 준비했다. 50m 종목 총 80여명의 선수가 참가했는데, 본선 때부터 선수들의 거의 다 착용했고 결선 경기에는 전원 완장을 착용했다. 그런데 이게 괘씸했는지, 폐지 확정 시기를 오히려 앞당긴 것 같다는 느낌도 받았다. 선수들은 힘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ISSF와 IOC는 50m 종목 참가율 저조 등을 폐지 이유로 들었다고 한다.
그건 절대 아니다. 납득할 수 없다. 폐지 이유에 대해 우리에게 어떤 설명도 해주지 않았다. 남-녀 혼성이 목적이라면 50m 종목을 남-녀 혼성으로 하면 누구도 불만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 아니겠나. 종목 자체를 없애며 다른 종목 혼성을 신설하는 건 뭔가 이유가 있어 그런 결정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아시아 선수들이 50m 종목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가 있다.
아시아 선수가 잘쏘니 괘씸죄가 있었나보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50m 종목 폐지로 나 뿐 아니라 유럽 선수들도 자신의 종목을 잃어 반발하고 있다. 이 뿐 아니다. 총기, 실탄 회사들도 반대를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50m 종목 잔류에 대한 합당한 근거를 제시하는 데 이를 듣지 않는다.
-앞으로도 50m 종목 폐지에 대한 항의 등을 이어갈 것인지.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많은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얘기했다. 충분히 어필했는데도 듣지 않는다.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50m 종목 준비에 대한 계획은.
올림픽만 없어진 것이다.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은 있다. 열심히 할 거다. 다만, 지금까지 50m와 10m 훈련을 50-50으로 했다면 이제는 비율을 30-70 정도로 나눠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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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m 종목도 내가 하는 종목이니 안할 이유는 없다. 혼성을 떠나 원래 쏘던 10m에서 그대로 총을 쏘면 되기 때문이다. (여자부 김장미가 파트너로 함께 쏘고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것에 대해) 언급해준 건 고맙다. 더 잘해야 겠다는 생각이다. 아직 한 번도 접해본 적이 없어 혼성 종목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다. 다만, 사격은 나에게 주어진 발을 잘 쏘고 나오면 되는 종목이기에 팀 매치라고 해도 특별히 부각될 건 없을 것 같다.
-2024년 월드컵 50m 종목이 다시 부활되기를 바란다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때까지 선수 생활을 해 올림픽 4연패에 도전하겠다는 뜻인지.
그건 아니다. 그렇게 얘기한 건 나만 있는 게 아니라 사격을 하는 수배 선수들도 있으니까, 그 선수들이 기회를 얻어야 하니까 그런 얘기를 한 것이다.
청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