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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손흥민(33)과 토트넘 홋스퍼의 10년 인연이 사실상 끝났다. 이제 남은 건 깔끔한 결별을 위한 시간 뿐이다.
어떻게 보면 이미 예정된 결말이다. 손흥민에 대한 토트넘의 방침은 엄밀히 말해 1년 전부터 변함이 없다. 손흥민과 더 이상 계약을 이어가지 않으려 한다. 당초 손흥민과 토트넘의 계약은 올해 6월까지였다. 여기에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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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토트넘은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손흥민의 나이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재계약을 결정하는 순간 30대 중반까지 팀에서 자리를 줘야 한다는 뜻인데, 이건 20대 젊은 선수들로 팀을 개편하려는 다니엘 레비 회장의 마스터 플랜과는 맞지 않는다. 결국 토트넘은 손흥민을 떠나보낼 결심을 하고, 재계약 대신 연장옵션 발동을 선택했다.
즉, 연장옵션을 발동한 순간 이미 토트넘과 손흥민 사이의 미래는 붕괴된 것이다. 추후 협상을 통한 재계약 같은 건 애초부터 동화 속 이야기 같은 순진한 소리일 뿐이었다.
토트넘은 이때부터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렸다. 가장 최적의 타이밍에 손흥민과 작별하는 플랜을 짜기 위해서다. 비록 팀내 미래가치는 없다고 결론 내렸지만, 여전히 시장에서는 팔릴 만한 선수다. 그렇다면 최대한 많은 이적료를 받고 팔아야 한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자유계약(FA)으로 아무 소득없이 떠나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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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측도 토트넘이 절대 재계약안을 보낼 리 없다는 걸 안다. 토트넘 탈출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 손흥민에게 사실 가장 좋은 이적 찬스는 내년 1월 이적시장이다. FA자격이 발생해 이적의 유일한 걸림돌인 이적료가 사라진다. 이적료가 없는 손흥민의 시장 가치는 상당히 높다. 어떤 팀에서든 러브콜을 보낼 만 하다.
그러나 토트넘이 이렇게 내버려둘 리가 없다. 그래서 토트넘은 어떻게든 올 여름에 손흥민을 팔아치우려 애 쓸 것이다. 손흥민의 빈 자리는 젊은 선수들로 어떻게든 메우면 된다. 당장 성적 하락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렇게 하는 게 팀을 위해 더 낫다는 게 토트넘의 판단이다.
이런 상황에 관해 영국 풋볼인사이더는 올해 초 '손흥민과 토트넘은 단지 1년 계약을 연장한 게 전부였다. 손흥민은 내년 이맘때 쯤에는 자유 이적으로 팀을 떠나는 것에 동의할 수 있다'면서 '토트넘은 손흥민을 현금화 할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전망대로 흘러가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