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국 중국이 왜 월드컵 못 나가냐고?" BBC 심층분석, "축구 모르는 고위층-부족한 선수층-부정부패"→日과 대척점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영국공영방송 'BBC'가 중국 축구가 월드컵 문턱을 넘지 못하는 이유를 '역피라미드'에서 찾았다.
중국 포털 '소후닷컴'은 29일(한국시각), 중국 축구의 지속적인 쇠퇴를 다룬 'BBC' 분석 기사를 소개했다. BBC는 중국 축구대표팀이 지난 25일 호주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8차전에서 0대2로 패하며 각조 상위 2개팀에 주어지는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놓친 이후 다양한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초강국 중국 축구의 꿈이 산산조각난 이유'에 대해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베이징에 거주하는 스포츠 전문기자 마크 드레이어는 "중국 정부가 무언가를 결심하면 거의 실패하지 않는다. 전기 자동차, 올림픽을 보라. 중국은 생각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라고 운을 뗐다.
축구는 다르다. 중국은 한국과 일본이 공동개최한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20년 넘게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은 대폭 늘어난 6개팀이 3차예선을 거쳐 본선 자동 진출권을 획득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지만, 중국은 1차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8경기에서 단 2승(6패·승점 6)에 그친 중국은 C조 최하위에 처졌다. 남은 미션은 6월 2연전을 통해 각조 3~4위에 주어지는 4차예선 티켓을 거머쥐는 것이다. 현재 3위 사우디아라비아(승점 10), 4위 인도네시아(승점 9)와 각각 승점 4점과 3점차다. 순위를 뒤집기 위해선 기적을 바라야 한다.
축구책 '밤부 골포스츠'의 저자 로완 시몬스는 'BBC'를 통해 "중국 축구의 실패는 국가적 수치다. 그 이유를 찾는 건 국가적인 강박관념이 되었다"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 축구가 부진한 이유에 대해 "모든 일은 상부에 보고되어야 하고, 근본적으로 축구에 관한 결정은 축구와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 내린다"라고 진단했다. 시몬스는 일반적인 국가와 달리, 중국에선 '축구 피라미드'가 거꾸로 되어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영국에는 정식 등록된 축구선수가 130만명인 반면, 중국에는 10만명도 채 되지 않는다. 중국 인구(약 14억명 이상)는 영국의 20배에 달한다. 드레이어는 "이곳(중국)의 아이들은 발밑에 공을 두고 자라지 않는다. 공이 없으면 엘리트를 키울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유럽과 남미 축구가 마을의 거리와 공원에서 시작되었다면, 중국 축구는 수도 베이징에서 시작되었다. 중국 정부는 1990년대에 이르러서야 프로 리그를 출범했다. 정부는 대도시에 1부 클럽을 설립했지만, 하부리그는 소홀히 다뤘다.
드레이어는 이러한 상향식 시스템에서 공무원들이 상관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단기 성과'를 내는 접근 방식을 택했다. 중국 무대에서 뛰는 한 유럽 출신 선수는 중국 선수들이 "기술적으로 뛰어나지만" 중요한 순간에 필요한 "축구 IQ가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창의성과 기본적인 의사결정은 우리가 어릴 때부터 본능적으로 배우는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선 그런 것들을 많이 볼 수 없다"라고 말했다.
'BBC'는 또 코로나19 팬데믹 전후 유명 구단이 재정 및 사회 문제로 도산하고, 뇌물을 내면 국가대표팀 감독(리티에)이 되는 등 부정부패가 여전히 성행하는 문제도 중국 축구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드레이어는 "축구에 대한 접근 방식은 일본과 중국이 정반대다. 일본은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정부의 개입이 적고, 사업적인 관점의 클럽 구조를 지녔다고 평했다.
'BBC'는 끝으로 지난해 9월, 중국이 일본 원정에서 0대6으로 대패한 뒤 한 중국 유명 기자가 남긴 글로 분석 기사를 마무리했다. 해당 기자는 "축구는 응원가, 스토리텔링으로 좌우되지 않는다. 축구는 행정명령이 아닌 기술, 피지컬, 전술 훈련이 요구된다"라고 '팩폭'을 날렸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2025-03-30 00: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