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주길 바란다" 손흥민, '양민혁 우리형' 자처했다! 토트넘 합류 앞두고 특급 조언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사랑해 주길 바란다"
손흥민이 양민혁의 토트넘 합류를 앞두고 응원과 당부의 말을 전했다. 영국의 더스탠더드는 17일(이하 한국시각) '손흥민이 토트넘의 영입에 대한 평가, 한국 축구의 떠오르는 스타를 맞이할 준비를 완료했다'라고 양민혁에 대한 손흥민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양민혁은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토트넘 합류를 위해 곧장 영국행 비행기를 탑승했다. K리그1 최고의 유망주로 올 시즌 맹활약한 양민혁은 토트넘의 요청으로 인해 당초 합류가 예상됐던 1월이 아닌 이른 시점에 합류하기로 결정하며 영국으로 향하게 됐다. 양민혁은 출국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준비는 다 됐다고 생각한다. 가서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팬분들이 더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라며 토트넘에 합류하는 각오를 드러냈다.
양민혁으로서는 손흥민의 존재가 향후 토트넘 적응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손흥민은 이미 토트넘의 '리빙 레전드'로 평가받는 선수다. 이미 지난 시즌 토트넘에서 통산 400경기를 넘어섰다. 토트넘 역대 4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운 선수는 창단 이후 총 14명뿐이다. 또한 이미 두 시즌 연속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고 있기에 손흥민의 존재만으로도 양민혁의 토트넘 적응에는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과 미리 연락을 주고받았냐는 질문에는 "대표팀 경기 이후로 따로 연락을 주고받은 적은 없다. 같이 뛰게 된다면 정말 영광스럽고, 감사한 마음을 갖고 뛸 것 같다. 당연히 상상도 해봤다. 얼른 가서 나의 기량을 보여주고 같이 경기를 뛰고 싶은 그런 마음이 있다"라며 "가서 많이 배우고 열심히 할 테니까 잘 챙겨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손흥민을 본받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손흥민도 양민혁의 인터뷰에 화답했다. 더스탠더드는 '손흥민은 모두가 양민혁의 잠재력에 들떠 있지만, 양민혁에 대한 기대감을 팬들이 누그러뜨려달라고 부탁했다. 양민혁이 잉글랜드 무대와 리그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사람들이 너무 흥분하지 않길 바란다. 많은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라며 "마이키 무어와 비슷한 나이다. 모두가 마이키를 사랑하듯이 양민혁이 여기 있을 때 모두가 그를 마이키처럼 사랑해 주길 바란다. 그는 K리그 첫 시즌에서 환상적이었고 12골과 많은 도움을 기록했다. 똑똑하고,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양민혁에 대한 부담 대신 사랑을 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이어 "매우 똑똑한 선수가 토트넘으로 와서 기쁘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그를 도우려고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압박을 가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축구적인 부분이 양민혁이 가장 집중해야 할 중요한 부분이다"라며 양민혁을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밝혔다.
한편 양민혁은 올 시즌 K리그에서 2006년생, 18세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양민혁은 프로 수준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당초 주전으로 활약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 않았지만, 양민혁은 시즌 전 동계 훈련에서 윤정환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곧바로 개막전에 선발로 나섰다. 데뷔골도 2라운드에서 광주를 상대로 터트리며 시즌 초반부터 재능을 선보였다.
프로 계약까지 체결한 양민혁은 K리그1 38경기에 출전해 12골 5도움으로 엄청난 활약을 선보이고 시즌을 마무리했다. 각종 상도 휩쓸었다. K리그 이달의 영플레이어상을 5차례나 받은 양민혁은 K리그 시상식에서 올해의 영플레이어와 베스트11 수상으로 기쁨을 누렸다. 양민혁은 이미 K리그 무대에서는 슈팅, 패스, 골 결정력, 킥 등 다양한 부분에서 실력을 입증했다. 양민혁보다 앞서 유럽에 진출한 많은 선배들도 양민혁과 같은 나이에 프로 레벨에서 이런 경기력을 보여준 재능은 거의 없었다.
올 시즌 토트넘에 중도 합류하는 양민혁은 시즌 목표에 대해서는 "중간에 합류해서 부상 없이 시즌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시즌 동안 경기를 잘 출전하고, 포인트를 올리는 것이 목표다. (공격포인트 개수는) 따로 목표를 설정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토트넘 합류를 위해 시즌 종료 후에도 꾸준히 몸 관리를 했다고 밝혔다. 몸 상태에 대해 "80%~90%라고 생각한다"라며 "중간에 합류하는 것이다 보니까, 몸에 부상을 입지 않도록 휴식에 초점을 뒀다. 휴식과 함께 운동도 하며 준비했다"라고 휴식에 집중해 몸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토트넘도 양민혁의 합류를 앞두고 특별 관리를 진행했다. 구단에서 준비를 부탁한 부분이 있냐는 질문에 "시즌을 마치고 오는 것이다 보니, 회복에 신경을 쓰라고 했다. 스트레칭과 회복에 중심이 맞춰져 있는 훌륭한 프로그램을 전달해줬다"라며 양민혁이 시즌 종료 후 몸 회복에 집중할 수 있도록 특별 프로그램까지 전달했다고 밝혔다.
EPL 적응을 위해서는 얌민혁이 부상 없이 건강하게 몸 상태를 유지하며, 활약하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미 한 시즌을 소화한 상황에서 자칫 무리하거나, 부상이라도 생긴다면 토트넘 적응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에 토트넘도 더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은 이미 올 시즌 일부 공격진의 부상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도미닉 솔란케, 브레넌 존슨은 최소한의 경기력을 유지 중이지만, 티모 베르너, 윌송 오도베르, 히샬리송, 마이키 무어 등은 부진과 부상으로 경기에 제대로 나서지도 못했다. 몸 상태를 건강히 유지하고, 적응 시간을 줄인다면 양민혁에게 기회가 더 많이 찾아올 수 있는 환경이다. 손흥민의 배려와 응원이 양민혁의 빠른 적응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2024-12-17 13:1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