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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관상' 이정재, '로열섹시' 수양대군은 어떻게 탄생했나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3-10-01 09:45


영화 '관상'의 이정재가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포즈를 취했다. 영화 '관상'은 왕의 자리가 위태로운 조선에서 얼굴을 통해 앞날을 내다보는 천재 관상가가 나라의 운명을 바꾸려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이정재는 수양대군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삼청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제2의 전성기다.

SBS '모래시계'를 시작으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주름잡았던 청춘 스타 이정재가 이제는 연기력과 흥행력을 모두 인정받는 중견 배우로 자리잡았다. 올 한해 영화 '신세계'부터 '관상'까지 히트시키며 강렬한 캐릭터로 관객들을 열광시켰고, '최고의 필모그래피를 쓰고 있다'는 호평도 쏟아졌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일을 많이 하다 보니 호평해주시는 게 아니겠냐"며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영화 '관상'의 이정재가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포즈를 취했다. 영화 '관상'은 왕의 자리가 위태로운 조선에서 얼굴을 통해 앞날을 내다보는 천재 관상가가 나라의 운명을 바꾸려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이정재는 수양대군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삼청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지난해 류승룡이 '더티 섹시' 열풍을 불러일으켰다면, 올해 이정재는 '로열 섹시' 신드롬을 썼다. '관상'은 조선시대 최고 관상가 내경(송강호)이 계유정란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극중 이정재가 맡은 역할은 수양대군이다. 발톱을 감췄지만 야욕으로 똘똘 뭉친 역사 속 인물을 이정재는 섹시하고 카리스마 있게 재탄생시켰다. 극이 반 정도 진행된 뒤 등장함에도 존재감은 대단했다.

"이 영화는 관상가의 이야기다. 관상가와 주변 사람들에게 아픔을 만들어주는 인물이라 시나리오적으로만 보면 수양은 악역이다. 그래서 위협적으로 보여지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악역으로만 그려지면 안된다는 게 내 생각이었다. 웬만하면 좀 더 깊은 수양의 고민을 그린다거나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는 느낌을 주려고 했다. 복잡한 사람으로 만들려 했다."


영화 '관상'의 이정재가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포즈를 취했다. 영화 '관상'은 왕의 자리가 위태로운 조선에서 얼굴을 통해 앞날을 내다보는 천재 관상가가 나라의 운명을 바꾸려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이정재는 수양대군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삼청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출연 결정까지는 고민이 많았다. "내가 읽었던 시나리오 중에는 굉장히 부담스러울 정도로 센 캐릭터였고, 실존 인물이었다. 실존 인물을 잘못 묘사하면 반감을 살 수도 있는거니까 조금 부담스럽긴 했는데 어쨌든 매력적이었다"는 설명. 그리고 철저한 계산과 노력 끝에 만들어진 캐릭터를 만들었다. 발성부터 의상, 분장 등에 심혈을 기울였다. "고민을 많이 했던 게 사실이다. 김종서 장군(백윤식)이 미는 만큼 수양이 같이 밀면서 상승 효과가 있어야 하는데 이건 연기만 열심히 해서 되는 게 아니니까. 개인적으로 따로 연습하기도 하지만, 촬영 두 시간 전부터는 계속 발성 연습을 해서 그 목소리를 딱 내 몸에 익혀서 갔다. 그런 것들을 많이 준비했고 분장 의상 등 외형적인 부분에서 스태프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영화 '관상'의 이정재가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포즈를 취했다. 영화 '관상'은 왕의 자리가 위태로운 조선에서 얼굴을 통해 앞날을 내다보는 천재 관상가가 나라의 운명을 바꾸려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이정재는 수양대군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삼청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사상 가장 섹시한 수양대군을 만들어냈기 때문일까. 관객 호응은 이정재에게 쏠리고 있다. 실제로 작품을 본 네티즌들은 이정재의 스틸컷으로 각종 패러디물을 만들어냈으며 "어찌, 내가 왕이 될 관상인가", "내가 수양대군이다", "호랑이 사냥은 끝났다" 등 극중 대사는 '이정재 어록'으로 남았다. '이정재 연기에 푹 빠졌다'는 호평이 이어졌고, '이정재가 좀더 빨리 나왔으면 더 좋았을 뻔 했다'는 아쉬움을 보이는 쪽도 많았다. 이에 힘입어 "500만 돌파시 디렉터스컷을 제작하겠다"는 한재림 감독의 공약을 지켜달라는 요청도 쇄도했다.

"개인적으로 좀 아쉬운 건 러닝타임 때문에 많이 편집돼서 절대악으로만 그려진 거다. 그래도 영화적으로는 오히려 힘이 있어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일장일단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최선의 적정 포인트가 아니었나하는 생각은 있다. 수양이 나오지 않는 한시간 동안 내경과 팽원(조정석)의 노력과 애환도 보여지기에 그런 것들이 쌓이기엔 그 정도 시간은 충분히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영화 '관상'의 이정재가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포즈를 취했다. 영화 '관상'은 왕의 자리가 위태로운 조선에서 얼굴을 통해 앞날을 내다보는 천재 관상가가 나라의 운명을 바꾸려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이정재는 수양대군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삼청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현재 '관상'은 개봉 19일 만에 800만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는 역대 천만 영화인 '광해, 왕이 된 남자'보다도 빠른 기록이다. 만약 '관상'도 천만 기록을 세운다면, 이정재는 '도둑들'에 이어 2연속 천만 배우에 등극하게 된다.


"이건 하늘만 알 수 있는 스코어다. 그보다는 이 역할, 이 작품을 선택한 게 참 잘한 것 같다. 사실 '도둑들' 때는 흥행할 것 같았고, 흥겨운 잔치에 나도 있었으면 좋겠다 해서 했다. '관상'은 좋은 영화가 될 것 같았다. 팀의 일원으로 내가 이걸 안하면 후회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있었다. 이 영화를 선택한 게 제일 잘한 것 같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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