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기 "자책골 때문에 승부조작 오해 받아 억울"

    기사입력 2011-05-29 10:30:38 | 최종수정 2011-05-29 15:32:21

    경남 수비수 이용기(오른쪽). 스포츠조선DB


    프로축구 승부조작 제의를 받았지만 이를 거절한 경남 FC 수비수 이용기(26)가 "괜히 자책골 때문에 최근 오해를 많이 받는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용기는 지난 3월 말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처음 보는 전화번호였다. 그런데 대뜸 "승부조작에 가담해 볼 생각이 없느냐"는 제안이 왔다. 전화를 건 사람은 신분도 밝히지 않았다. 이용기는 듣자마자 거절했다. 그리고 장난전화인 줄로만 알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나 5월 프로축구 승부조작이 온 세상을 떠들석하게 만들었고 그는 이 전화를 곱씹게 됐다. 승부조작 경기가 2011년 러시앤캐시컵 2라운드(4월 6일)인 것으로 밝혀지자 더욱 놀랐다. 전화를 받은 시점이 승부조작 경기가 열리기 직전이었던 것. 그는 사건이 터지고 최진한 감독과 동료들에게 전화를 받았던 사실을 알렸다.

    그는 "장난전화가 아니었나보다. 바로 거절하길 잘했다. 그 이후로는 전화를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용기는 주변 사람들에게 괜한 오해를 받는 것이 억울했다. 그가 4월 24일 수원전(2대1 경남 승)과 4월 30일 성남전(2대2 무)에서 기록한 2경기 연속 자책골 때문이었다. 프로축구 역사에 처음 있는 진기록이었다. 이를 두고 최근 사람들이 승부조작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기도 하다. 승부조작 사건이 낳은 불신이 선수들을 괴롭히고 있었다.

    이용기는 "나도 잘 하려다가 자책골을 넣었다. 괜히 승부조작이니 뭐니 얘기하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 화가 난다"고 했다. 이어 "나는 돈도 궁하지 않다. 그런 제의에 넘어갈 사람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자책골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그런데 이로 인해 엉뚱한 오해까지 받게 되니 억울한 마음이 극에 달했다고 한다.

    이용기가 승부조작 제의 전화를 받았던 사실은 같은 팀 최고참 김병지의 입을 통해 알려졌다. 김병지가 27일 한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팀 후배 김주영과 이용기가 승부조작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김병지에게 후배들의 실명을 거론한 이유를 물었다. 대답은 단호했다. "주영이와 용기는 거절했다. 당당하다. 이렇듯 실명을 거론하면서 정면돌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창원=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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