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임 3년 차에 우승 목표 이뤄준 선수단에 고마워" (광주=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통합우승을 이끈 최준영 대표이사는 선수단에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최 대표는 29일 오전 광주 서구 홀리데이인 연회장에서 열린 2024 한국시리즈(KS) 우승 기념행사에서 "우리 구단은 2017년에 우승한 뒤 성적이 좋지 않았다"며 "(2021년 11월에) 대표이사로 부임하고 3년 차에 우승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는데, 선수단이 목표를 이뤄줘서 기쁘다"고 전했다. 최 대표는 아울러 "앞으로 더 잘해서 5연패까지 하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범호 KIA 감독은 "대표이사께서 야구단에 신경을 많이 써주셨는데, 그 덕에 우승할 수 있었다"며 "우리 선수단은 좋은 성적을 낼 전력을 갖추고 있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이번 우승을 발판 삼아 내년도 잘 준비할 것"이라며 "나도 선수들이 마음껏 플레이를 펼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최준영 대표이사와 심재학 단장, 이범호 감독, 주장 나성범은 케이크를 자르며 우승을 자축했고, 최 대표는 이범호 감독에게 직접 꽃목걸이를 전달하기도 했다. KIA는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끝난 삼성 라이온즈와 KS 5차전에서 7-5로 승리해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통산 12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cycle@yna.co.kr <연합뉴스>
2024-10-29 10:35:50
KIA, 통합우승 달성…한국시리즈 불패 신화로 KBO 최다 12회 축배 삼성은 약팀 평가 뒤엎고 9년 만에 KS 진출…PS 초반 주역은 kt 2024 KBO는 정규시즌 1천만 관중 동원…PS 16경기는 모두 매진 [※ 편집자 주 = 2024 프로야구가 KIA 타이거즈의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으로 28일 막을 내렸습니다. 연합뉴스는 올해 프로야구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PS)을 정리하고 조만간 열릴 자유계약선수(FA) 시장과 프리미어12, 내년 시즌을 대비하는 여러 구단의 행보를 조명하는 프로야구 결산 기사 4꼭지를 송고합니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24년 한국프로야구 챔피언은 KIA 타이거즈였다. 6개월 이상 치른 정규시즌 장정을 1위로 마친 KIA는 단기전인 한국시리즈(KS)에서도 최강팀의 위용을 과시했다. KIA는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끝난 KS 5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7-5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2017년 이후 7년 만에 통합우승(정규시즌·한국시리즈)을 차지한 KIA는 KBO리그 최다 KS 우승 기록을 '12회'로 늘렸다. 이 부문 2위 삼성(8회 우승)을 상대로 KS 우승을 차지해 격차는 더 벌어졌다. KIA는 1980년대(1983, 1986, 1987, 1988, 1989년), 1990년대(1991, 1993, 1996, 1997년), 2000년대(2009년), 2010년대(2017년), 2020년대(2024년)에 모두 한 차례 이상 우승한 최초의 구단이라는 영예도 누렸다. 올 시즌 KIA는 6월 12일 1위로 올라선 뒤 한 번도 1위를 내주지 않고 정규시즌 우승을 일궜다. KS에 직행한 KIA는 21일 시작한 1차전에서 0-1로 끌려가던 6회초, 비 때문에 서스펜디드게임이 선언되면서 '2박 3일' 만인 23일에 1차전 잔여 이닝과 2차전을 연이어 치렀다. 1차전에서 5-1로 역전승한 KIA는 2차전에서 경기 초반에 화력을 집중해 8-3으로 삼성을 꺾었다. 3차전은 삼성에 2-4로 패했지만, 4차전에서 9-2로 설욕했다. 안방인 광주에서 벌인 5차전에서 승리하면서 KIA는 1987년 이후 37년 만에 홈팬들 앞에서 KS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는 기쁨도 만끽했다. KIA는 전신 해태 시절을 포함해 한국시리즈에 12번 올라 단 한 번의 실패 없이 모두 우승 샴페인을 터뜨려 불패 신화를 이어갔다. 8월 타구에 턱을 맞아 수술대에 올랐던 제임스 네일이 기적처럼 KS 1차전에 선발 등판하고, 타격 부진으로 '식물 타자'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김태군이 4차전에 만루 홈런을 작렬하는 등 KIA의 12번째 KS 우승에는 '서사'가 가득했다. 우승은 놓쳤지만, 삼성도 '하위권 전력'이란 평가를 뒤집고 KS에 진출하며 의미 있는 가을을 보냈다.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치고 플레이오프(PO)에 나선 삼성은 지난해 통합 우승팀 LG 트윈스를 3승 1패로 따돌리고 2015년 이후 9년 만에 KS 무대에 올랐다. KS 3차전 승리로, 2015년 1차전 이후 9년 만에 KS 경기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삼성은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볼드가 어깨 부상 탓에 KS 엔트리에 들지 못하고, 구자욱이 PO 2차전에서 왼쪽 무릎을 다치는 등 악재가 겹쳐 KS를 100% 전력으로 치르지 못했다. 하지만, 김영웅, 이재현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확인하며 '명가 재건'의 희망을 키웠다. '디펜딩 챔피언' LG는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준PO)에 진출해 kt wiz와의 혈전에서 3승 2패로 승리했다. 준PO에서는 불펜의 약점을 기존 선발 요원인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와 손주영을 불펜으로 돌리는 전략으로 극복했지만, PO에서는 고육책이 통하지 않았다. 올해를 '왕조 시대 구축의 원년'으로 삼았던 LG는 투타에 여러 문제점을 발견하며 뒷걸음질 쳤다. kt는 올해 가을 잔치 초반부의 주연이었다. KBO리그 사상 최초로 열린 '5위 결정전'에서 SSG 랜더스를 무찌르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오른 kt는 1, 2차전에서 4위 두산 베어스를 연파했다. KBO가 2015년에 도입한 와일드카드결정전에서 5위 팀이 4위 팀을 꺾은 건, 올해 kt가 처음이다. kt는 준PO에서도 LG를 마지막까지 압박하며 '신흥 명문'의 저력을 드러냈다. 두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을 무대 초입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시즌 일정을 마무리했다. 두산 팬들은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이 끝난 뒤, 이승엽 감독에게 야유를 보냈다. 이숭용 SSG 감독도 5위 결정전에서 패한 뒤, 팬들의 비난에 시달렸다. 김태형 감독을 영입한 롯데 자이언츠(7위), 시즌 중 김경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한화 이글스(8위), KS 기간에 이호준 신임 사령탑을 선임한 NC 다이노스(9위), 2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키움 히어로즈(10위)는 쓸쓸한 가을을 보내며, 2025시즌 준비를 시작했다. 올해 KBO리그에서 가장 주목받아야 할 주인공은 팬이다. 정규시즌 720경기에는 1천88만7천705명의 팬이 야구장을 찾았다. 종전 최다였던 2017시즌 관중(840만688명)보다 무려 240만명이나 관중이 증가해 한국 프로스포츠 최초로 관중 1천만명 시대를 열었다. 포스트시즌 16경기에는 모두 만원 관중이 들어찼고, 35만3천550명의 관중이 프로야구 가을 잔치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역대 단일 시즌 포스트시즌에서 전 경기 만원 관중이 들어찬 건, 2010년(14경기 29만8천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jiks79@yna.co.kr <연합뉴스>
2024-10-29 10:35:48
[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렇게 회식을 하게 되면 내가 사야되나? 생각했는데…" 국가대표 에이스가 순간 멈칫했다. 하지만 이내 환한 미소로 "필요하다면 나도 언제든 사겠다"고 강조했다. 문동주 구자욱 원태인 손주영 등 주요 선수들의 부상 이탈.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중인 프리미어12 대표팀의 분위기도 다소 무거워졌다. 현재 2차 엔트리 35명 중 한국시리즈를 치른 KIA-삼성 선수들을 제외한 23명이 모여 합동훈련 중이다. 여기에 상무 이강준 조민석, NC 김시훈이 합류했고, 류중일 감독은 엔트리 외 인원에서 선발투수 보강을 고려중이다. 마냥 주저앉아 있으면 승리할 수 없다. 베테랑 고영표와 박동원, 주장 송성문이 두팔을 걷어붙였다. 고영표는 도쿄올림픽과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참여했다. 리그에서는 자타공인 에이스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이번 프리미어12 대표팀의 투수 최고참이다. 28일 고척돔에서 만난 그는 "함께 했으면 좋겠다 싶은 선수들이 빠져서 아쉽다'면서도 "지금 호흡 맞추는 선수들과 컨디션 끌어올려서 잘해보겠다. 태극마크에 책임감을 느낀다"며 의지를 다졌다. 이어 "후배들이 많아 즐겁고, 나도 좀 젊어진 느낌이다. 말 한마디 더하고 분위기를 끌어올리려고 노력중이다. 활력이 넘친다"라며 활짝 웃었다. "좀더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한 것 같아 회식을 제안했다. 감독님께 내가 적극적으로 건의했다. 쉬는날은 개인시간이 필요해보여서, 오늘(28일) 훈련 끝나고 회식을 가질 예정이다." 선수단 숙소 근처의 고깃집에서 모이기로 했다고. 대표팀 매니저가 직접 발품을 팔며 적당한 장소를 섭외했다. 고영표는 "내가 추진했으니 사비로도 살 의향이 있다. 좋은 성적만 낼 수 있다면 밥이야 얼마든지 사겠다"라며 웃었다. 다만 이번 회식은 KBO가 부담하고, 고영표의 지갑은 다음 기회에 열기로 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 WBC 때와는 사뭇 다르다. 당시 대표팀은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 위기라는 지나친 긴장감에 짓눌려있었다. 최고참이 회식 한번 하자고 말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한국계 토미 에드먼조차 쉽게 녹아들기 힘든 상황에서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일본 대표팀이 오타니 쇼헤이와 다르빗슈 유를 주축으로 회식 인증샷을 올리며 팀워크를 다진 끝에 우승까지 차지한 것과는 분위기도, 결과도 대조를 이뤘다. 류중일 감독은 "선수들 컨디션이 전체적으로 다 좋다. 다행히 합류한 선수들 중 아픈 선수가 없다. 다들 몸관리가 잘돼있다"고 강조했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2024-10-29 10:21:21
[광주=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끝까지 제대로 했다. 2024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일궈낸 초보 감독이 치어리더 뺨치는 '삐끼삐끼 댄스'로 선수단과 팬들을 감동시켰다.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KIA 타이거즈가 삼성 라이온즈를 7대5로 꺾으며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놀라운 결과다. 올해 1월 전지 훈련 출발 직전 갑작스럽게 감독 교체 결정이 내려졌다. 호주 스프링캠프에 도착해 선수들을 추스르던 막내 코치 이범호가 심재학 단장으로부터 감독직 제의를 받아들였다. 프로야구 사상 첫 1980년생 감독의 탄생. 우려의 시선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선수 시절부터 '감독감이다'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호탕한 성격과 리더십을 보여줬고, KBO리그 역대 최다 만루포(17개) 기록이 보여주듯 승부사적 기질을 갖췄지만, 캠프 중반에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은 5년 차 막내 코치의 능력에 대해 의문 부호가 붙는 것은 당연했다. 팀의 수장이 된 이범호 감독의 어깨엔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코치 시절과 다를 바 없이 선수들을 대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웃음꽃 피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다짐했고, 이를 그대로 실천했다. 의견이 부딪칠 땐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 이 감독보다 두 살 어린 최고참 베테랑 최형우는 "감독님과 의견이 부딪칠 때가 있었다. 그러면 대부분 감독님이 져줬다. 선수 입장에서는 감사한 순간이다"라고 증언했다. 자칫 우유부단해질 수 있지만, 결단의 순간에서는 과감했다. 시즌 중 투수 교체는 언제나 신속했고 그 판단은 그대로 적중했다.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도 한 점 차로 앞선 8회 2사 1, 2루에서 전상현이 박병호를 상대로 초구에 사구를 내주자마자 곧바로 마무리 정해영을 투입해 승리를 지켰다. 시즌 중 5회 리드 상황에서 양현종을 과감하게 교체하기도 했다. 결정은 단호했지만, 앙금을 남기지 않았다.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한 '대투수'의 뒤로 다가가 '백허그'를 하며 달랜 이 감독. 권위를 앞세우는 감독의 모습과는 정반대의 행동이었다. 결과적으로 선수는 오히려 반성하고, 각성하는 계기가 됐다. 이 감독은 "KIA 2군 감독을 경험한 것이 1군 감독을 수행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됐다"고 말한 적이 있다. "결정을 내려야 할 순간에서 판단이 조금만 늦어져도 경기를 그르친다는 걸 많이 느꼈다"고 말한 초보 감독. 올 시즌 내내 이 초보 감독의 선택은 늦은 적이 없었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우승한다면 우승 당일 마운드에서 '삐끼삐끼 춤'을 출 수 있나"라는 흥미로운 질문이 나왔다. 그러자 이 감독은 "우승했는데 한 명만 추면 안된다. 동그랗게 모여서 선수들과 함께 추겠다"고 망설임 없이 답했다. '사령탑이 춤을 추겠다'는 사상 초유의 공약. 이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 후 세리머니에서 선수들 뒤로 숨지 않고 거리낌없이 관중석 앞으로 나와 삐끼삐끼 춤을 췄다. 웨이브부터 손동작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게 없이 완벽하게 소화한 꽃 감독의 댄스에 팬과 선수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시키면 한다. 완벽하게!' 초보 감독 이범호가 올 시즌을 찢었다.
2024-10-29 10:19:13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타이거즈의 전통'은 깨지지 않았다. 한국시리즈를 앞둔 KIA 타이거즈에는 '자신감'과 '걱정'이 공존했다. 해태 타이거즈 시절부터 11차례나 이어오던 '전통'이 있었다. 프로야구 원년부터 시작한 타이거즈는 총 11번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고, 11번 모두 정상에 섰다.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진출은 곧 우승이라는 말이 따라오기도 했다. 역사의 시작은 1983년으로 '코끼리' 김응용 감독 부임 첫 해다. 전기리그 후기리그 우승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구조로 해태는 전기리그를 우승했다. MBC 청룡을 만난 해태는 4승1무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고, 타율 3할7푼5리 1홈런 8타점을 기록한 내야수 김봉연이 타이거즈 역사상 첫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프로야구 2년 차에 정상에 선 타이거즈는 3년 뒤 왕조를 열었다. 1985년 입단한 선동열의 중심을 잡은 가운데 1986년부터 1989년까지 4연패를 달성했다. 1986년에는 삼성과 맞붙어 4승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까치' 김정수의 데뷔해로 4경기에 등판해 14⅔이닝을 던져 3승무패 평균자책점 2.45로 괴력을 뽐내며 MVP를 차지했다. 1987년에도 다시 삼성과 정상을 두고 격돌했다. 당시 삼성은 팀 타율 3할로 골든글러브 타자 4명(이만수 김성래 류중일 장효조)에 투수 골든글러브 김시진 등을 보유한 최강팀이었다. 최고의 난적을 만났지만, '가을 해태'는 무적이었다. 5할 타율을 기록하며 MVP에 오른 김준환의 활약을 앞세워 4연승으로 삼성을 잡았다. 1988년과 1989년 빙그레를 맞아서 각각 4승2패, 4승1패로 정상에 섰다. 문희수와 박철우가 각각 MVP를 수상했다. 1990년에 들어와도 해태의 전성기는 식지 않았다. 1991년 6명의 골든글러브(선동열 장채근 김성한 한대화 이순철 이호성) 선수를 배출하는 등 최고의 전력을 뽐내며 빙그레를 4전승으로 제압했다. 1993년에는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등장으로 강팀의 면모를 이어갔다. 이종범은 양준혁(삼성)에게 신인상은 넘겨줬지만,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3할1푼, 7도루를 기록하며 MVP를 품었다. 1996년에는 현대 유니콘스를 만나 4승2패로 웃었다. 당시 이강철이 6경기 중 5경기에 나와 16이닝을 던지며 2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0.56을 기록하며 투혼을 발휘해 최고의 스타가 됐다. 1997년에는 LG 트윈스를 상대 4승1패로 승리했다. 3개의 홈런을 날린 이종범은 4년 만에 다시 한 번 MVP를 받았다. 다시 타이거즈가 우승에 오르기까지는 약 12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사이 해태에서 KIA로 팀명이 바뀌기도 했다. KIA로서의 첫 우승은 가장 극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2009년 정규리그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KIA는 '야신'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를 상대했다. 3승3패로 7차전까지 가는 혈전이 펼쳐졌고, 2-2로 맞선 9회말 나지완이 끝내기 홈런을 날리면서 '한국시리즈 진출=우승'의 공식을 이어갔다. 2017년에는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를 만나 1차전을 내줬지만, 2차전 양현종의 9이닝 무실점 완봉승을 앞세워 1대0 승리와 분위기를 바꿨다. 이후 3경기를 내리 잡아내면서 11번째 정상에 섰다. 7년 만에 이뤄진 12번째 한국시리즈 진출이었지만, 한국시리즈 최강자로서 KIA의 모습은 이어졌다. 2017년 MVP였던 양현종이 고참 투수로서 팀의 버팀목이 됐고, 김도영이라는 최고의 스타 타자도 탄생했다. 1987년 이후 광주에서 우승을 지어 의미가 더 깊다. 12번의 한국시리즈 진출과 12번의 우승으로 KIA는 KBO리그 최고 명문 구단임을 다시 한 번 선언하게 됐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2024-10-29 10:15:00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프레디 프리먼이 또 폭발했다. 선제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3경기 연속 홈런의 '괴력'을 과시했다. 프리먼은 29일(이하 한국시각) 양키스타디움에서 진행 중인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0-0이던 1회초 우월 투런포를 작렬했다. 다저스는 1회 선두 오타니 쇼헤이가 양키스 우완 선발 클라크 슈미트로부터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이어 무키 베츠가 좌익수 짧은 뜬공으로 물러나 1사 1루 상황. 3번 1루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프리먼이 첫 타석에 들어섰다. 그는 볼카운트 1B2S에서 클라크의 4구째 93.3마일 커터가 몸쪽 높은 코스로 날아들자 그대로 끌어당겨 우측 담장을 라인드라이브로 훌쩍 넘겼다. 발사각 29도, 타구속도 100.3마일, 비거리 355피트짜리로 프리먼의 이번 포스트시즌 3번째 아치. 프리먼은 지난 26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1차전에서 2-3으로 뒤진 연장 10회말 우측으로 끝내기 그랜드슬램을 쏘아올리며 이번 포스트시즌 첫 대포를 신고했고, 이튿날 2차전서는 3-1로 앞선 3회 우중간 솔로홈런으로 승기를 잡는 한 방을 터뜨렸다. 이어 3차전서도 선제포를 날려 3경기 연속 결정적인 홈런 퍼레이드를 펼친 것. 다저스가 이대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머쥔다면 프리먼이 시리즈 MVP에 등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2024-10-29 09:43:57
[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아쉽게 대망을 이루지 못했지만 명가재건의 원년이 된 2024시즌이었다. 삼성 라이온즈가 성공적 리빌딩 속에 파란을 일으키며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쳤다. 지난해 8위 삼성을 주목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5강 후보로 꼽는 전문가도 거의 없었다. 하지만 박진만 감독 2년 차 삼성은 달랐다. 독기를 품고 일찌감치 달릴 준비를 시작했다. 지난 시즌이 끝나기 무섭게 일본 오키나와에 캠프를 차리고 강도 높은 훈련에 들어갔다. 젊은 피 성장의 밑거름이 됐던 시간이었다. 철저히 체력과 기본기 등 미래를 이끌어갈 선수들의 성장에 초점을 맞춘 효율적인 훈련이었다. 겨우내 프런트의 적재적소 지원도 이어졌다. 지난해 최하위로 약점이던 불펜 강화를 위해 다각도로 움직였다. 시장에서 영입가능한 FA 김재윤과 임창민을 데려와 뎁스를 두텁게 했다. 내부 FA 오승환과도 계약을 했다. 2차 드래프트에서도 3장의 카드 중 1,2번 카드를 불펜 보강에 썼다. 1라운드에서 LG 트윈스 소속 최성훈을 뽑았고, 2라운드에서는 키움으로부터 양현을 데려왔다. 방출시장에서 이민호를 데려왔다. 최성훈 양현 이민호 영입은 결과적으로 큰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김재윤과 임창민에 거액을 투자하며 팀의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구단은 이례적으로 일본 오키나와에 1,2군 캠프를 동시에 차리며 1,2군 동반 성장을 꾀했다. 박진만 감독과 1,2군 스태프는 구단의 지원에 멋지게 화답했다. 불펜 약점은 줄이고, 홈런과 수비 장점은 극대화했다. 최대 약점이던 뒷문 불안을 최소화 하는 동시에 타자 친화적 라이온즈파크의 특성에 맞게 홈런 타자들을 키워냈다. 구자욱 김영웅 박병호 이성규가 20홈런을, 강민호 이재현까지 6명이 두자리 수 홈런을 기록했다. 185개의 팀 홈런으로 1위를 차지한 배경이었다. '국민유격수' 박진만 감독과 손주인 코치는 철저한 기본기와 함께 '생각하는 수비'를 통해 안정감 있는 수비진을 완성시켰다. 삼성은 81개의 팀실책으로 최소 실책 1위를 기록했다. 팀 최다실책 KIA의 146실책보다 무려 65개나 적은 수치다. 정규시즌 2위의 숨은 비결이었다. 안정된 투타 밸런스에는 신구조화가 있었다. 유망주들이 하나둘씩 알을 깨고 나왔고, 베테랑들이 듬직하게 제 몫을 하며 중심을 잡았다. 지난해 김성윤에 이어 3년차 김영웅이 최대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28홈런을 날리며 이승엽을 잇는 왼손 슬러거의 탄생을 알렸다. 지난해 두각을 나타낸 이재현은 공수에서 완성도를 갖췄다. 또 다른 외야 거포 윤정빈도 최형우를 잇는 좌타 거포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만년 유망주였던 '2군홈런왕' 이성규는 22홈런으로 데뷔 9년만에 20홈런 타자 반열에 올랐다. 기존 주축선수들은 정점을 찍었다. 구자욱은 3할4푼3리의 타율에 0.417의 출루율, 0.627의 장타율로 3-4-6 시즌을 열었다. 33홈런 115타점으로 MVP급 시즌을 보냈다. 원태인은 15승6패로 데뷔 6년 차에 다승왕에 오르며 국내 최고 투수로 우뚝 섰다. 리드오프 김지찬도 3할1푼6리의 타율과 42도루로 활약하며 3할 타자로 우뚝 섰다. 베테랑 포수 강민호도 3할3리의 타율에 19홈런 77타점으로 '제2의 전성기'를 열며 투-타에 걸쳐 중심을 잡았다. 김헌곤도 3할 타율에 복귀하며 가을야구로 맹활약을 이어갔다. 내야 사령관 류지혁도 젊은 야수 속에서 공-수에 걸친 쏠쏠한 활약으로 내야에 안정감을 부여했다. 김지찬의 중견수 이동도 신의 한수였다. 류지혁 이재현의 키스톤플레이어가 강민호 김지찬과 함께 단단한 센터라인을 구축하며 강팀의 조건을 충족시켰다. 4시즌 54승 에이스 뷰캐넌이 떠났지만 코너와 레예스가 각각 11승씩, 22승을 합작하며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고, 외인 타자 맥키넌 카데나스가 장타력 부재, 부상으로 아쉬웠지만 3번째 외인타자 디아즈가 가을야구 5홈런으로 장밋빛 내년 시즌을 기약했다. 신구조화 속에 새로운 희망을 발견한 삼성.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새로운 왕조시대의 출발이 된 구단 역사에 남을 만한 의미 있는 한 시즌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2024-10-29 09:29:56
정규시즌이 끝나고 4주 만에 오른팔을 가동했다. 주니치 드래곤즈의 우완투수 다카하시 히로토(22)는 27일 규슈 미야자키에서 진행 중인 피닉스리그 경기에 나가 던졌다. 유망주가 중심이 된 교육리그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전에 선발등판해 3이닝 3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프리미어12'을 앞두고 실전 감각을 체크하기 위해서였다. 9월 29일 정규시즌 히로시마 카프전에서 3이닝을 던진 후 첫 실전 경기였다. 2002년 생 다카하시는 일본대표팀의 떠오르는 에이스다. 2023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이어 2024년 '프리미어12' 일본대표로 뽑혔다. WBC 땐 20세 최연소 대표로 우승에 공헌했다. 입단 2년차에 풀타임 첫 시즌을 보내고 대표로 발탁됐다. 그는 한국과 조별리그 경기에 9회 등판, 삼자범퇴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일본대표팀은 29일부터 미야자키에서 합숙 훈련을 시작한다. 다카하시는 대표팀보다 먼저 미야자키로 이동했다. 소속팀 주니치는 3년 연속 꼴찌로 시즌을 마쳤다. 페넌트레이스 종료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해서 그런지 공에 힘이 넘쳤다. 이날 다카하시는 1회부터 시속 157km 강속구를 뿌렸다. 예정된 3이닝을 가볍게 소화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2021년 신인 1지명 입단. 엘리트 코스를 밟고 일본프로야구 최고 투수로 성장했다. 다카하시는 올 시즌 21경기에 선발등판해 12승4패-평균자책점 1.38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양 리그 통틀어 1위, 다승은 센트럴리그 공동 4위에 올랐다. 경기당 삼진 8.14개로 리그 '톱'을 찍었다. 올 시즌 143⅔이닝을 소화해 2년 연속 규정이닝을 채웠다. 명실상부한 최고 투수 반열에 올랐다. 일본대표팀은 지속적으로 세대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대표팀엔 양 리그의 최다승 투수가 모두 빠졌다. 퍼시픽리그 다승 공동 1위(14승)에 오른 아리하라 고헤이(소프트뱅크 호크스)는 니혼햄 파이터스와 재팬시리즈를 치르고 있다. 애초부터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됐다. 아리하라는 2년간 메이저리그에서 뛰다가 지난해 일본에 복귀했다. 클라이맥스시리즈 파이널 스테이지 소프트뱅크전에 등판한 이토 히로미(니혼햄)는 부상으로 소집 훈련 직전에 교체됐다. 센트럴리그 다승왕(15승) 스가노 도모유키(요미우리 자이언츠)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35세 베테랑의 마지막 도전이다. 다카하시와 도고 쇼세이(요미우리), 사이키 히로토(한신 타이거즈). 세 우완투수가 이번 일본대표팀 선발진의 세 축이다. 세 선수가 나란히 올 시즌 1점대 평균자책점을 찍고 두 자릿수 승리를 올렸다. 2000년 생인 도고는 12승8패-평균자책점 1.95, 1998년 생 사이키는 13승3패-1.83을 기록했다. 도고는 지난 5월 한신을 상대로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사이키는 세 차례 완봉승을 거뒀다. 다카하시와 도고는 2023년 WBC 대표팀에서 함께 했고, 사이키는 처음으로 대표선수가 됐다. 일본야구대표팀은 2020년 도쿄올림픽, 2023년 WBC에 이어 3개 빅이벤트 연속 우승을 노린다. 다카하시와 도고, 사이키 세 젊은 선발투수들이 제 몫을 해준다면 목표 달성이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최다승 투수들이 빠져도 일본대표팀 선발진은 여전히 강력하다. 문동주 박세웅 손주영 원태인 등 기대했던 투수들이 부상 등으로 빠진 한국대표팀과 여러 가지로 비교가 된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2024-10-29 09:20:06
KIA, 통합우승 달성…한국시리즈 불패 신화로 KBO 최다 12회 축배 삼성은 약팀 평가 뒤엎고 9년 만에 KS 진출…PS 초반 주역은 kt 2024 KBO는 정규시즌 1천만 관중 동원…PS 16경기는 모두 매진 [※ 편집자 주 = 2024 프로야구가 KIA 타이거즈의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으로 28일 막을 내렸습니다. 연합뉴스는 올해 프로야구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PS)을 정리하고 조만간 열릴 자유계약선수(FA) 시장과 프리미어12, 내년 시즌을 대비하는 여러 구단의 행보를 조명하는 프로야구 결산 기사 4꼭지를 송고합니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24년 한국프로야구 챔피언은 KIA 타이거즈였다. 6개월 이상 치른 정규시즌 장정을 1위로 마친 KIA는 단기전인 한국시리즈(KS)에서도 최강팀의 위용을 과시했다. KIA는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끝난 KS 5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7-5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2017년 이후 7년 만에 통합우승(정규시즌·한국시리즈)을 차지한 KIA는 KBO리그 최다 KS 우승 기록을 '12회'로 늘렸다. 이 부문 2위 삼성(8회 우승)을 상대로 KS 우승을 차지해 격차는 더 벌어졌다. KIA는 1980년대(1983, 1986, 1987, 1988, 1989년), 1990년대(1991, 1993, 1996, 1997년), 2000년대(2009년), 2010년대(2017년), 2020년대(2024년)에 모두 한 차례 이상 우승한 최초의 구단이라는 영예도 누렸다. 올 시즌 KIA는 6월 12일 1위로 올라선 뒤 한 번도 1위를 내주지 않고 정규시즌 우승을 일궜다. KS에 직행한 KIA는 21일 시작한 1차전에서 0-1로 끌려가던 6회초, 비 때문에 서스펜디드게임이 선언되면서 '2박 3일' 만인 23일에 1차전 잔여 이닝과 2차전을 연이어 치렀다. 1차전에서 5-1로 역전승한 KIA는 2차전에서 경기 초반에 화력을 집중해 8-3으로 삼성을 꺾었다. 3차전은 삼성에 2-4로 패했지만, 4차전에서 9-2로 설욕했다. 안방인 광주에서 벌인 5차전에서 승리하면서 KIA는 1987년 이후 37년 만에 홈팬들 앞에서 KS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는 기쁨도 만끽했다. KIA는 전신 해태 시절을 포함해 한국시리즈에 12번 올라 단 한 번의 실패 없이 모두 우승 샴페인을 터뜨려 불패 신화를 이어갔다. 8월 타구에 턱을 맞아 수술대에 올랐던 제임스 네일이 기적처럼 KS 1차전에 선발 등판하고, 타격 부진으로 '식물 타자'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김태군이 4차전에 만루 홈런을 작렬하는 등 KIA의 12번째 KS 우승에는 '서사'가 가득했다. 우승은 놓쳤지만, 삼성도 '하위권 전력'이란 평가를 뒤집고 KS에 진출하며 의미 있는 가을을 보냈다.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치고 플레이오프(PO)에 나선 삼성은 지난해 통합 우승팀 LG 트윈스를 3승 1패로 따돌리고 2015년 이후 9년 만에 KS 무대에 올랐다. KS 3차전 승리로, 2015년 1차전 이후 9년 만에 KS 경기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삼성은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볼드가 어깨 부상 탓에 KS 엔트리에 들지 못하고, 구자욱이 PO 2차전에서 왼쪽 무릎을 다치는 등 악재가 겹쳐 KS를 100% 전력으로 치르지 못했다. 하지만, 김영웅, 이재현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확인하며 '명가 재건'의 희망을 키웠다. '디펜딩 챔피언' LG는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준PO)에 진출해 kt wiz와의 혈전에서 3승 2패로 승리했다. 준PO에서는 불펜의 약점을 기존 선발 요원인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와 손주영을 불펜으로 돌리는 전략으로 극복했지만, PO에서는 고육책이 통하지 않았다. 올해를 '왕조 시대 구축의 원년'으로 삼았던 LG는 투타에 여러 문제점을 발견하며 뒷걸음질 쳤다. kt는 올해 가을 잔치 초반부의 주연이었다. KBO리그 사상 최초로 열린 '5위 결정전'에서 SSG 랜더스를 무찌르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오른 kt는 1, 2차전에서 4위 두산 베어스를 연파했다. KBO가 2015년에 도입한 와일드카드결정전에서 5위 팀이 4위 팀을 꺾은 건, 올해 kt가 처음이다. kt는 준PO에서도 LG를 마지막까지 압박하며 '신흥 명문'의 저력을 드러냈다. 두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을 무대 초입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시즌 일정을 마무리했다. 두산 팬들은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이 끝난 뒤, 이승엽 감독에게 야유를 보냈다. 이숭용 SSG 감독도 5위 결정전에서 패한 뒤, 팬들의 비난에 시달렸다. 김태형 감독을 영입한 롯데 자이언츠(7위), 시즌 중 김경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한화 이글스(8위), KS 기간에 이호준 신임 사령탑을 선임한 NC 다이노스(9위), 2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키움 히어로즈(10위)는 쓸쓸한 가을을 보내며, 2025시즌 준비를 시작했다. 올해 KBO리그에서 가장 주목받아야 할 주인공은 팬이다. 정규시즌 720경기에는 1천88만7천705명의 팬이 야구장을 찾았다. 종전 최다였던 2017시즌 관중(840만688명)보다 무려 240만명이나 관중이 증가해 한국 프로스포츠 최초로 관중 1천만명 시대를 열었다. 포스트시즌 16경기에는 모두 만원 관중이 들어찼고, 35만3천550명의 관중이 프로야구 가을 잔치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역대 단일 시즌 포스트시즌에서 전 경기 만원 관중이 들어찬 건, 2010년(14경기 29만8천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jiks79@yna.co.kr <연합뉴스>
2024-10-29 09:07:21
김도영, 최연소 30-30에 단일 시즌 최다 득점…레이예스 202안타 통산 기록 갈아치운 베테랑들…최정 홈런·손아섭 안타·양현종 탈삼진 (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사상 첫 1천만 관중을 끌어모은 2024시즌 KBO리그는 다양한 기록으로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최고의 히트 상품은 단연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이었다. 김도영이 올 시즌 내디딘 한 걸음 한 걸음은 야구인들의 이목을 휩쓸었다. 4월 한 달 동안 홈런 10개와 도루 14개로 사상 첫 '월간 10홈런-10도루'를 달성한 김도영은 전반기에 호타준족의 상징인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7월 23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단타-2루타-3루타-홈런 순으로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하는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를 KBO리그 역대 두 번째로 이뤘다. 김도영은 8월 1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KBO리그 역대 9번째이자 최연소(20세 10개월 13일)·최소 경기(111경기)로 30홈런-30도루 고지를 정복했다. 김도영은 여기에 21세 이하 최연소 최다 홈런, 최연소 100타점-100득점, 단일 시즌 최다 득점 기록도 곁들였다. 김도영은 정규시즌을 타율 3위(0.347), 득점 1위(143점), 장타율 1위(0.647), 홈런 2위(38개), 안타 3위(189개), 출루율 3위(0.420)로 마무리했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 정도가 김도영의 아성에 도전해볼 만한 시즌 기록을 냈다. 올 시즌 안타왕(202개)을 차지한 레이예스는 2014년 서건창(당시 넥센 히어로즈, 현 KIA·201안타) 이후 역대 두 번째로 200안타 고지를 정복했다. 외국인 선수로서는 최초 기록이다. 레이예스는 10월 1일 정규시즌 최종전인 창원 NC전에서 2안타를 쳐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작성하고 기분 좋게 한 해를 마무리했다. 베테랑 타자 최정(37·SSG 랜더스)과 손아섭(36·NC), 대투수 양현종(36·KIA)은 통산 누적 기록에서 빛을 발했다. 지난해까지 458홈런을 쳤던 최정은 4월 24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시즌 10호 홈런으로 개인 통산 468번째 아치를 그렸다. 이 홈런으로 최정은 KBO리그 최다인 19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하면서 동시에 2013년 6월 20일부터 통산 홈런 타이틀을 지켜온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을 11년 만에 끌어내렸다. 올 시즌을 37홈런으로 마친 최정은 통산 495홈런을 쌓아 자신의 다음 목표인 '500홈런'까지 5개만을 남겨뒀다. 손아섭은 6월 20일 잠실 두산전 6회초 개인 통산 2천505번째 안타를 때려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2018년 6월 23일 박용택 KBSN스포츠 해설위원이 2천319번째 안타를 쳐 양준혁 야구재단 이사장을 제치고 통산 안타 1위에 오른 뒤 6년 만의 타이틀 홀더 교체였다. 손아섭은 이후에도 안타 행진을 이어가며 KBO 통산 안타 기록을 2천511개로 늘렸다. 다만 손아섭은 올 시즌 무릎 부상으로 84경기 출전에 그친 여파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 두 자릿수 안타(95개)에 머물렀다. 앙현종은 8월 21일 광주 롯데전에서 2천49번째 삼진을 빼앗아 송진우(은퇴)를 넘어 통산 탈삼진 1위로 올라섰다. 이후에도 꾸준히 삼진을 적립한 양현종은 현재 2천76개까지 쌓아 올렸다. 양현종이 이러한 추세로 4년을 더 뛴다면 송진우의 최다승(210승), 최다 투구이닝(3천3이닝)도 넘볼 수 있다. 현재는 179승, 2천503⅔이닝을 기록 중이다. 박병호(38·삼성 라이온즈)는 10월 25일 한국시리즈 3차전 7회말 솔로포를 터뜨려 이승엽 감독과 역대 포스트시즌(PS) 개인 통산 홈런 공동 1위(14개)에 자리했다. 올해 가을 무대에서는 정규리그 5위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리, 두 경기 연속 '1-0' 경기, 서스펜디드 게임(일시 정지) 선언 등 '최초' 기록이 유독 많이 나오기도 했다. bingo@yna.co.kr <연합뉴스>
2024-10-29 09:07:21
한국 야구, 2026 WBC·2028 올림픽 대비해 대표팀 젊게 꾸려 손주영·구자욱·원태인 줄부상으로 낙마…공백 채울 묘수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KIA 타이거즈의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올해 프로야구는 막을 내렸지만, 2024년의 야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올 시즌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군 스타 플레이어들은 다음달 세계 야구 12개국의 대제전을 통해 다시 야구팬을 찾아간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주최하는 프리미어12가 세 번째 막을 올린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2015년 1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2019년 2회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거뒀다. 김인식 감독이 지휘했던 2015년 1회 대회는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9회 대역전승을 거둔 건 '도쿄 대첩'으로 한국 야구 역사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끈 2019년 2회 대회에서는 결승전에서 일본에 밀려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지만, 2020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는 등 성과도 작지 않았다. 그러나 5년 만에 다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의 현실적인 목표는 슈퍼 라운드(4강) 진출이다. 한국 야구는 이번 대회를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등 굵직한 국제 대회를 대비하는 초석으로 삼고자 한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류중일(61) 감독은 일찌감치 "한국 야구 미래를 위해서라면, 이번 대회는 성적보다는 젊은 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꾸려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한국 대표팀은 김도영(21), 정해영(23·이상 KIA), 김택연(19·두산 베어스), 박영현(21·kt wiz), 김영웅(21·삼성 라이온즈), 김서현(20·한화 이글스) 등 20대 초반 젊은 선수를 대표팀에 대거 발탁했다. 이번 대회 B조에 속한 한국은 다음달 13일부터 대만에서 조별리그 경기를 치른다. 대만(13일), 쿠바(14일), 일본(15일), 도미니카공화국(16일), 호주(18일)까지 5개 국가와 풀리그 방식으로 대결해 상위 2개국이 슈퍼 라운드에 진출한다. A조에는 멕시코, 미국, 베네수엘라, 네덜란드, 파나마, 푸에르토리코 등 강호들이 포진했다. 만만한 상대가 하나도 없어서 우리나라는 슈퍼 라운드 진출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우리 대표팀은 여러 변수 때문에 최상의 전력을 꾸리지 못했다. 김혜성(25·키움 히어로즈), 강백호(25·kt), 박세웅(28·롯데 자이언츠) 등 주축이 돼야 할 20대 중후반 선수 일부는 기초군사훈련 일정으로 프리미어12에 출전하지 못한다. 더 큰 문제는 부상 악재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11일 발표한 프리미어12 훈련 명단 35명에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인 문동주(20)와 노시환(23·이상 한화)이 빠졌다. 두 선수 모두 부상 때문에 출전이 무산됐다. 게다가 KBO가 훈련 명단을 발표한 지 보름 만에 추가로 부상 선수가 줄줄이 나왔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준 왼손 투수 손주영(25·LG 트윈스)은 가을 역투 여파로 팔꿈치에 탈이 났다. 대표팀 주장으로 낙점했던 구자욱(31·삼성)은 플레이오프에서 다친 무릎 때문에 한국시리즈조차 나서지 못하는 처지라 사실상 프리미어12 출전이 어렵다. 여기에 원태인(24·삼성)마저 KIA와 한국시리즈 4차전이 끝난 뒤 어깨를 다쳐 대표팀에서 낙마했다. 이로써 훈련 소집 명단에 남은 선발 투수 요원은 고영표, 엄상백(이상 kt), 곽빈, 최승용(이상 두산) 단 4명뿐이다. 프리미어12 조별리그가 5경기인 점을 고려하면 선발 투수가 하나 부족한 셈이다. 이에 따라 대표팀은 외부에서 선발 요원을 한 명가량 추가로 수혈해 빈자리를 채운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한국 야구 대표팀은 목표를 낮춰 잡지 않는다. 대표팀은 구자욱을 대신해 송성문(28·키움)을 주장으로 선임하고 힘차게 훈련을 시작했다.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을 더해줄 박동원(34), 홍창기(30·이상 LG) 등 베테랑 선수가 포진한 야수진은 큰 문제가 없다. 또한 박영현, 김서현, 정해영, 김택연 등 불펜 투수들의 패기와 기량은 역대 어느 대표팀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 지난 24일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 중인 야구 대표팀은 다음달 6일 국군체육부대와 평가전을 끝으로 28인 최종 엔트리를 확정할 계획이다. 다음달 1일과 2일에는 프리미어12 조별리그 상대인 쿠바와 고척돔에서 두 차례 평가전도 치른다. 대표팀은 예열을 마치고 11월 8일 결전지 대만으로 떠날 참이다. 4bun@yna.co.kr <연합뉴스>
2024-10-29 09:07:20
'37세 베테랑' 최정, 역대 3호 '두 번째 100억원 계약' 보인다 FA 선발 최원태·엄상백, 불펜 김원중, 내야수 류지혁·심우준도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야구는 끝났다. 하지만 야구 이야기는 계속된다. 2024 프로야구를 통해 현재 위치를 확인한 KBO리그 10개 구단은 스토브리그를 통해 전력 강화에 나선다. '겨울 야구'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 개장을 통해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규정에 따라 한국시리즈(KS) 종료 5일 이내에 FA 자격선수를 공시한다. FA 자격선수는 공시 후 이틀 안에 FA 신청 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KBO 총재는 신청 마감일 다음날 FA 승인 선수를 공시한다. 이후엔 모든 구단이 FA 영입에 나설 수 있다. 이번 FA시장에 리그를 흔들만한 초대형급 선수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역대 14번째 '100억원 계약'을 끌어낼 만한 선수는 있다. SSG 랜더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최정(37)이다. 2014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 4년 86억원, 2018년 SK와 6년 최대 106억원에 FA 계약한 최정은 올겨울 세 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그는 올 시즌 적지 않은 나이에도 12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1, 37홈런, 107타점으로 활약하며 리그 최정상급 실력을 과시했다. 소속 팀 SSG는 이미 계약 총액 100억원 이상을 고려 중이다. 최정이 100억원 이상의 장기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면 김현수(LG 트윈스), 양의지(두산 베어스)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두 번 이상 100억원대 계약을 맺은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두산의 아이콘 허경민(34)의 행선지도 프로야구 팬들의 관심사다. 2021년 7년간 최대 85억원에 사인한 허경민은 선수 옵션에 따라 이번 FA 시장에 나올 수 있다. 허경민 역시 올 시즌 115경기에서 타율 0.309, 7홈런, 61타점으로 활약했다. 마운드에선 선발 자원 최원태(27)와 엄상백(28)이 눈에 띈다. 최원태는 올 시즌 LG에서 9승 7패 평균자책점 4.26의 성적을 거두며 제 몫을 했다. 엄상백도 kt wiz에서 13승 10패 평균자책점 4.88로 활약했다. 10개 구단 모두 토종 선발 투수 가뭄에 시달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영입 경쟁 구도에 따라 두 선수의 몸값은 상당한 수준으로 치솟을 수도 있다. 다만 두 선수 모두 포스트시즌마다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는 약점으로 지적된다. 불펜 자원으로는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김원중(31)과 KIA 타이거즈의 장현식(29)과 임기영(31)이 경쟁력을 보인다. 특히 2020년부터 롯데의 뒷문을 걸어 잠근 김원중은 불펜 최대어로 꼽힌다. 2024 홀드왕 노경은(40·SSG)도 건재를 과시했기에 불펜 문제를 겪는 팀들이 영입 추진할 수도 있다. 내야수 중에서는 삼성 라이온즈 류지혁(30)과 kt 심우준(29), 한화 이글스 하주석(30)이 시장에 나온다. 세 선수 모두 공격과 수비, 주루에서 경쟁력이 있다. 이 중 류지혁은 삼성에서 젊은 내야수들을 이끄는 리더 역할을 했다. 각 팀을 이끄는 지도자들의 이동도 활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우선 공석이던 NC 다이노스 감독 자리를 LG에서 코치로 활동하던 이호준 신임 감독이 꿰찼다. 2017년 NC에서 은퇴한 이호준 감독은 NC에서 타격코치로 재직하다가 LG로 옮겨 지도자 생활을 이어갔고 올해 친정팀 감독으로 복귀했다. NC는 이호준 감독을 보좌할 수석 코치로 서재응 코치를 선임했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 코치는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의 외야 수비 및 주루 코치로 돌아왔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t에 2연패로 탈락한 두산은 박흥식 수석코치, 김한수 타격 코치 등 코치 6명과 작별하며 대대적인 물갈이를 시작했다. cycle@yna.co.kr <연합뉴스>
2024-10-29 09:07:20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윤동희(21·롯데 자이언츠)는 "다양한 투수를 만날 수 있는 국제대회가 정말 재밌다"고 했다. 2022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23세 이하 월드컵,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출전하며 국제대회의 매력에 빠졌다. 올해 가을에는 2024 WBSC 프리미어12에도 출전할 전망이다. 소집 훈련 명단에 포함돼 서울 구로구 고척돔에서 훈련한 윤동희는 28일 "아직은 긴장한 상태"라며 "선배들이 정말 잘 친다. 최종 엔트리 승선을 장담할 수 없다"고 조심스러워했다. 하지만, 윤동희는 '우타 외야수'라는 장점을 지닌 데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타율 0.293, 14홈런, 85타점, OPS(출루율 장타율) 0.829로 활약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부상 선수가 발생해 '교체 선수'로 태극마크를 달고서 23타수 10안타(0.435), 1홈런, 6타점을 올린 기억도 있다. 윤동희는 "아시안게임에서 잘했다고, 다른 대회에서도 같은 결과를 얻지는 못한다"며 "더 열심히 노력해야 아시안게임과 비슷한 성적이라도 낼 수 있다"고 몸을 낮췄다. 프리미어12는 WBSC 랭킹 상위 12개국이 출전하는 국제대회다. 윤동희가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만난 선수들보다 훨씬 뛰어난 선수들이 출전한다. B조에 속한 한국은 대만에서 11월 13일 대만, 14일 쿠바, 15일 일본, 16일 도미니카공화국, 18일 호주와 차례대로 맞붙는다. 윤동희는 "나는 국제대회가 정말 재밌다. 타석에서 생소한 공을 보는 것도 신기하다. 소속팀 때와는 또 다른 책임감을 느낀다"며 "프리미어12에서는 다양한 나라 선수들과 만날 수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보다 더 재밌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생소한 투수를 공략하면 즐거움이 더 커진다. 윤동희는 아시아 젊은 선수들 사이에서 경쟁력을 증명했다. 이제는 한 단계 더 높은 프리미어12에서 경쟁력을 시험한다. 윤동희는 "전력분석팀에서 준비해 준 영상을 시간 날 때마다 본다. 확실히 상대 투수들의 공이 좋다"며 "최종 엔트리에 뽑힌다면, 철저히 준비하고 과감하게 공략하겠다"고 약속했다. jiks79@yna.co.kr <연합뉴스>
2024-10-29 09:07:19
[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V12를 달성한 KIA 타이거즈, '돈벼락'도 눈앞이다. 2024 KBO리그는 역대급 흥행 속에 마무리 됐다. 한국 프로스포츠 전인미답의 천만관중 시대를 맞이했다. 열기는 가을야구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와일드카드결정전부터 한국시리즈 5차전까지 16경기 모두 매진됐다. 누적 관중은 35만3550명. V12라는 결실을 이룬 KIA는 '대박'을 눈앞에 두고 있다. KBO는 포스트시즌 누적 수익 중 운영경비 40%를 제한 나머지 금액을 차등 배분한다. 운영경비 제외 비용 중 20%를 페넌트레이스 우승팀에 배분하고,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40%, 준우승팀은 19.2%, 3위팀이 11.2%, 4위는 7.2%, 5위가 2.4%를 가져간다. 페넌트레이스 우승팀인 KIA는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면서 60%의 수익을 챙길 수 있게 됐다. 총입장 수익 약 146억원에서 경비 40%를 제한 금액의 60%인 약 52억5000만원 정도가 우승팀 KIA에게 돌아가게 된다. 준우승팀 삼성에는 약 16억8000만원, PO에서 패한팀 LG에는 약 9억8000만원, 준PO에서 패한 구단 KT에 약 6억3000만원,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패한 구단 두산에는 약 2억1000만원 정도가 배분된다. 올해 가을야구는 한국시리즈가 펼쳐지기 전 '대박'을 예약했다. 플레이오프까지 11경기 만 누적 입장 수익이 총 104억503만500원으로 2015년 15경기에서 벌어들인 103억9222만6000원을 넘어섰다. KT-두산의 와일드카드전 2경기에 총 4만7500명이 입장해 21억5168만7000원을 벌었다. KT-LG 간의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 10만6540명을 모아 45억8300만9000원, LG, 삼성 간의 플레이오프 4경기엔 9만4600명을 불러들여 총 36억7033만4500원의 입장 수익을 챙겼다. 5경기 모두 매진된 한국시리즈 5경기엔 총 10만4900명이 입장했다. 한국시리즈까지 총 누적 수익은 부가세 포함, 145억8855만3500원이다. 총 96억원의 입장수입이 발생한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한 LG 트윈스에 배당된 금액은 약 29억4300만원이었다. 2022시즌 사상 첫 페넌트레이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했던 SSG 랜더스는 약 34억6000만원을 벌었다. KIA는 지난해 LG보다 약 80% 가까이 더 많은 돈을 챙기게 된다. KIA는 올 시즌 홈 73경기 총 125만9249명의 관중을 동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누적 수입은 153억5124만3540원을 기록했다. 가뜩이나 역대 최다 관중수입을 확보했는데 이번 통합 우승으로 다시 한 번 '잭팟'을 터뜨리게 됐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2024-10-29 08:42:12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KIA 타이거즈가 7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 키포인트는 '조화와 팀워크'다. 1981년생인 이범호 KIA 감독은 10개 구단 사령탑 중 최연소, 그것도 올해 지휘봉을 처음 잡은 초보 감독이었다. 반면 KIA에는 팀의 역사를 바꿔놓을 힘을 지닌 선수들이 가득했다. 한국시리즈 최고령 기록을 연일 바꿔놓는 노장부터 오랫동안 팀을 이끌어온 '대투수', 리그 최고 타자 계보를 이어가는 팀을 이끈 주장, 시즌 MVP가 유력한 슈퍼스타까지 두루 갖춘 강팀이었다. 2024 한국시리즈 우승은 이들 모두가 자연스럽게 하나로 뭉친 결과물이다. 어느덧 KIA 레전드로 기록될 최형우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그는 올해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스스로를 주연도 조연도 아닌 '단역'이라고 했다. "후배들 덕분에 은퇴 전에 한국시리즈 무대에 한번더 설 기회를 받았다. 후배들이 나를 우승 멤버로 만들어줄 것"이라며 웃었다. 하지만 최고참 최형우의 존재감은 2024년에도 건재했다. 타율 2할8푼 22홈런 109타점, OPS(출루율 장타율) 0.860으로 팀 타선의 중심이자 정규시즌 우승의 주역이었다. 한국시리즈 무대에선 한걸음 한걸음이 신기록이다. 이번 시리즈에서 역대 최고령 야수 신기록(40세 10개월 5일)을 비롯해 최고령 안타, 타점 기록도 경신했다. 2루타도 한국시리즈 통산 12개째를 기록하며 이또한 대선배 전준호(11개)를 제치고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5차전에선 솔로포를 쳐 40세 10개월 12일로 지난 2022년 SSG의 김강민이 기록한 최고령 홈런(40세1개월 25일)을 자신의 이름으로 바꿨다. 양현종은 꿋꿋하게 마운드를 지켰다. 7년전 11번째 우승 당시 팀의 에이스이자 대들보였던 양현종은 외인난에 시달린 올해도 늘 푸른 소나무마냥 광주 마운드를 지켰다. 171⅓이닝을 책임지며 11승5패 평균자책점 4.10, 한국시리즈에서도 2차전서 승리투수가 됐다. KIA 역대 주장 계보를 책임지는 나성범과 김선빈의 불방망이 역시 12번째 우승의 중심에 있다. 올시즌 38홈런 40도루를 몰아친 김도영의 스타성, 턱 부상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오른 네일의 책임감, 끝내 부담감을 극복해낸 3년차 외인 소크라테스와 새 얼굴 라우어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필승조 전상현, 마무리 정해영을 비롯해 전면의 스타플레이들을 뒷받침하는 박찬호 이우성 최원준 등 빈틈없는 라인업이야말로 KIA의 진짜 힘이다. 올해 우승은 이들 모두를 한덩이로 아우른 신구조화의 힘이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2024-10-29 08:21:03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7년 만에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 통합 제패로 V12를 일군 KIA 타이거즈. 숱한 악재를 뚫고 맛본 환희다. '우승후보' 타이틀을 안고 올해를 맞이했으나, 캠프 출발 직전 감독 교체와 선발진 줄부상, 외국인 선수 교체까지 시즌 내내 쉴 틈이 없었다. 이럼에도 KIA는 선두 자리를 꿋꿋하게 지켜 페넌트레이스 정상에 올랐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삼성 라이온즈를 4승1패로 제압하며 V12 목표를 달성했다. 그라운드를 지배한 호랑이들의 화려한 발걸음, 그 이면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과 노력, 눈물로 이들을 물심양면 지원한 이들이 있었다. 최준영 대표이사는 KIA가 다시금 강팀 타이틀을 되찾는 데 지대한 공을 세웠다. 부임 초기부터 육성 강화를 위해 퓨처스(2군) 둥지인 함평 챌린저스필드에 대대적 투자를 실시했다. 현장-프런트 보고 체계 및 문화를 일신하면서 '올드 팀'이라는 달갑잖은 시선을 받던 KIA의 분위기도 바꿨다. 마케팅 등 팬들과 접점을 이룰 수 있는 시도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무엇보다 선수단이 외풍에 흔들리지 않도록 방패막이를 자처했고, 변수가 생길 때마다 빠르게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든든한 아버지' 노릇을 했다. 심재학 단장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5월 취임한 그에게 주어진 첫 임무는 '수습'이었다. 전임 단장 시절 벌어진 사건으로 개점휴업 상태가 됐던 운영-육성-데이터 파트를 추스르고 움직이게 하는 것 뿐만 아니라 현장과도 소통해야 했다. 육성을 위해 호주 프로야구 및 미국 트레이닝 시설에 선수 파견 시스템을 정립했다. 올해 캠프 직전 감독 교체 상황에선 장고 끝에 가장 합리적인 해답을 내놓았다. 시즌 중 외국인 선수 교체 및 리스트업, 드래프트 선발, 퓨처스(2군) 육성, 새 시즌 캠프지 물색 등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냈다. 그림자 역할을 자처하면서도 좀처럼 벌어지지 않는 2위와의 격차 탓에 남모를 속앓이를 하기도. 이밖에도 KIA의 V12는 수많은 언성히어로가 합심해 만든 작품이다. 김잔 전력기획팀장은 외국인 선수 수급, 전력 분석 데이터 활용 등을 지원하며 KIA의 팀 체질 개선에 큰 공헌을 했다. KIA 선수 출신인 권윤민 운영1팀장은 시즌 일정에 맞춰 선수단과 동고동락했고, 훈련 중엔 배팅볼 투수, 수비 보조로 나서는 등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자처했다. 권 팀장과 함께 호흡을 맞춘 운영팀 전준홍 프로, 1년 내내 선수단 살림살이 전반을 책임진 1군 매니저 이우중 프로의 역할도 빠질 수 없다. 홈, 원정 경기 가릴 것 없이 선수단과 동행하며 구단과 팬의 가교 역할을 수행한 홍보팀 이석범 팀장 및 박상우 배경수 프로도 KIA 타이거즈가 지역을 넘어 전국구 사랑을 받는 구단으로 빛나게 한 숨은 영웅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2024-10-29 08:16:37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불완전 어깨 탈구(shouler luxation)'로 출전이 불투명했던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월드시리즈 3차전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다저스는 29일(이하 한국시각)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3차전 라인업을 오타니-베츠-프리먼-테오스카-먼시-스미스-럭스-키케-에드먼 순으로 구성했다. 오타니는 지난 27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차전에서 7회말 볼넷으로 출루한 뒤 테오스카 타석에서 2루 도루를 하다 슬라이딩할 때 왼손이 땅에 강하게 닿으면서 어깨 통증을 일으켰다. 몇 분간 2루에 누워 고통을 호소하던 오타니는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으며 왼쪽 어깨를 오른손으로 감싼 채 더그아웃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라커룸에서 즉석 실시한 테스트에서 불완전 탈구 진단이 나왔다. 그런데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왼쪽 어깨 불완전 탈구다. 그러나 지금 팔에 힘을 쓰는 것이나 움직이는 범위는 좋다. 오타니는 3차전 라인업에 남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큰 부상은 아니라는 예상했었다. 다른 선수들이 뉴욕으로 떠난 사이 LA에 남아 이튿날 MRI 검진을 받은 오타니는 어깨 상태가 양호하다는 진단을 들었다. 일시적 탈구였다는 얘기다. 그는 곧바로 뉴욕행 비행기에 올랐다. 로버츠 감독은 충격이 컸던 만큼 3차전 출전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가 이날 경기 전 오타니가 스윙과 러닝을 마치고 출전 의사를 밝혀 결국 라인업에 포함했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전 공식 인터뷰에서 "그는 출전 의지가 대단히 단호했다(very adamant)"며 "어젯밤 여기 와서 케이지에서 스윙하는 걸 봤는데 매우 좋고 강해 보였다. 공이 잘 맞아 나갔다. 우리 스태프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오타니의 마음에는 첫 날부터, 즉 엊그제 저녁부터 출전 의지가 확고했다"고 밝혔다. 오타니가 출전 의지를 드러내 보여 라인업에 올렸다는 뜻이다. 뿐만 아니라 오타니는 부상을 당한 직후부터 선수들에게 이와 관련해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맥스 먼시는 MLB.com에 "2차전이 끝나고 공항으로 가던 중 오타니가 선수단 전체에 문자를 보냈다. 자기 몸 상태가 괜찮다고 하더라. 뛸 것이라고 했고, 그래서 우리 모두 그 순간을 그냥 옆에 놓고 '좋아, 오타니가 우리에게 확신을 줬어. 라인업에 들도록 준비를 해야겠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어깨 상태가 정확히 어떤지 MRI 검사도 받기 전 선수들에게 3차전 출전 의지를 드러낸 것이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2024-10-29 08:10:57
"그동안 대표팀 위해 헌신한 선배들께 감사"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젊은 선수를 주축으로 대표팀 명단을 작성하면서도 류중일(61)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고영표(33·kt wiz)가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KBO 전력강화위원회도 이에 동의했다. '현역 한국 최고의 잠수함 투수' 고영표는 한국 대표팀 투수 최고참으로 11월에 열리는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출전할 전망이다. 대표팀 훈련이 열린 2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고영표는 "후배들과 같이 지내니 나도 젊어진 것 같다"고 웃은 뒤 "그동안 선배들이 국제대회에서 한국 야구를 위해 헌신하셨다. 정말 감사하다. 나와 후배들이 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동국대를 졸업하고 2014년 프로에 입문한 고영표는 서른이던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처음 성인 국가대표에 뽑혔다. 태극마크를 조금 늦게 달았지만, 이제 고영표는 '국제대회에 꼭 필요한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고영표는 2021년 도쿄 올림픽,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이어 올해 프리미어12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뛴다. 류 감독과 전력강화위원회가 아직 최종 엔트리(28명)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고영표 발탁은 100%에 가깝다. 류 감독은 고영표를 프리미어12에 선발로 등판할 투수로 분류하고 등판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손주영(LG 트윈스) 등 선발 자원이 부상으로 프리미어12 출전이 불발되면서 고영표의 등판 시점이 더 중요해졌다. 올해 프리미어12에서 한국은 B조에 속해 11월 13일부터 대만에서 경기를 치른다. 13일 대만, 14일 쿠바, 15일 일본, 16일 도미니카공화국, 18일 호주와 차례대로 맞붙어 조 2위 안에 들어야 일본으로 건너가 슈퍼라운드를 치를 수 있다. 고영표는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면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 이번 대회에서도 어떤 경기에 어떤 보직으로 나서더라도 최선을 다해 던질 것"이라며 "올해 KBO리그가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내야 한국 야구 위상이 높아지고, 팬들께 더 사랑받을 수 있다. 책임감을 안고 던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도쿄 올림픽과 WBC에서는 선배들이 있어서, 내가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나도 꾸준히 국제대회에 출전했고, 이번에는 투수 최고참이 됐으니 이제는 후배들을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고영표는 프리미어12 대표팀 동료들과 빨리 가까워지고자 회식도 제안했다. 그는 "(전체 최고참) 박동원 선배와 주장 송성문에게 '회식을 하자'고 말했다. 내 사비를 쓸 용의도 있다"고 했다. 대표팀 훈련에 합류하기 전, 고영표는 뜨거운 가을을 보냈다. 그는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4경기 9⅔이닝 8피안타 3실점(평균자책점 2.79)으로 호투했다. 고영표는 "kt가 더 높은 곳에 올라가지 못해 아쉽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이어 2년 연속 가을 무대에서 LG에 패한 것도 아쉽다"고 말하면서도 "포스트시즌에서 남은 아쉬움을 프리미어12에서 털어내고 싶다"고 바랐다. 고영표가 도미니카공화국전에 등판하면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kt의 승리를 위해 함께 뛴, 멜 로하스 주니어와 맞붙을 수도 있다. 고영표는 "로하스와 만나면 어떤 공을 던져야 할까, 고민해본 적이 있다. 만약 실제로 만나게 되면 나만의 방식으로 상대해보겠다"고 씩 웃었다. jiks79@yna.co.kr <연합뉴스>
2024-10-29 07:50:59
"선발 투수 무너졌을 때 가장 힘들었다…메워준 선수들에게 고마워" "마음속 MVP는 김도영…팀 자체가 변했다" (광주=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2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 5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7-5로 꺾고 우승한 뒤 샴페인 냄새가 짙게 풍기는 우승 티셔츠를 입고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왔다. 상기된 얼굴로 자리에 앉은 이범호 감독은 마이크로 인사말을 전하다가 다시 마이크를 내려놓곤 "그냥 큰 목소리로 인터뷰하겠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취임 첫해 KS 우승을 차지한 이범호 감독은 사령탑으로서 품위를 지키려는 듯 곧은 자세로 취재진과 눈을 맞추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 감독은 지난 1년간 KIA가 걸어온 길을 소개하면서 앞으로 걸어갈 길도 설명했다. 초보 감독의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다. 다음은 이범호 감독과 일문일답. -- 우승한 소감은? ▲ 팀을 맡은 뒤 힘든 시기도, 좋은 시기도 있었다. 항상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 -- 처음 감독이 됐을 때 팀 상황이 좋지 않았는데, 우승에 관한 기대감이 있었나. ▲ 2년 안에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승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선수들도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KIA엔 좋은 젊은 선수가 많고 능력 좋은 베테랑 선수도 많다. 더 발전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 선수 때 우승한 느낌과 감독으로서 우승한 느낌은 무엇이 다른가. ▲ 선수, 감독을 떠나 홈에서 우승하니까 매우 좋다. 그동안 광주 팬들께 우승의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꼭 이곳에서 우승하고 싶었다. 목표 달성하게 돼 감사하다. -- 경기 초반 5점을 내주는 등 위기가 있었는데. ▲ 막으면 승산 있다고 봤다. 삼성은 등판할 투수가 많이 없기 때문에 지금부터 잘 막으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김도현을 투입한 뒤 필승조를 붙이면 따라갈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득점 기회가 2사 이후에 많이 나왔다. 선수들이 긴장해서 어려운 상황이 됐다. 그래도 극적으로 우승하게 돼 매우 감사하다. -- 정규시즌을 돌아봤을 때 가장 큰 위기는 어느 순간이었나. ▲ 선발투수들이 빠졌을 때 힘들었다. 야수는 대체할 수 있지만 선발 투수는 어렵다. 불펜진도 부하가 걸리더라. 이의리, 윤영철, 제임스 네일이 빠질 때마다 고민했는데 김도현, 황동하 등이 잘 메워줬다. -- 마음속의 최우수선수(MVP)는. ▲ 김도영의 빠른 성장으로 팀 자체가 변했다. 김도영이 안 나왔다면 젊은 선수들이 쉽게 변화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김도영이 내야의 한 자리를 맡아주면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김도영처럼 많은 젊은 선수들이 성장했으면 좋겠다. -- 젊은 투수 중 곽도규도 잘했는데. ▲ 윤영철, 김도영, 정해영 등 성장하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앞으로 무서운 팀이 될 것이다. 곽도규도 성장 가능성이 보여서 개막전 어려운 상황에 투입했다. 대담하게 던지더라. 곽도규가 필승조에 합류하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불펜이 잘 만들어지면서 선발투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해도 잘 버틸 수 있었다. -- 앞으로 어떤 선수의 성장을 기대하나. ▲ 윤영철은 내년 선발 한 자리를 지켜줄 것이라 기대한다. (부상 이탈한) 이의리가 돌아오면 더 강해질 것이다. 신인 선수, 2군 선수들도 성장하길 기대한다. -- 포수 김태군이 1표 차이로 KS MVP를 놓쳤는데. ▲ 아까 시상식 후 내 옆구리를 찌르면서 팀 MVP는 없냐고 하더라. (웃음) 볼 배합을 잘해줬다. 김태군, 김선빈 둘 다 매우 잘했다. 다 MVP를 받을 자격이 있다. 김태군은 잘 위로하겠다. -- 처음 KIA와 선수 계약할 때를 돌아보면. ▲ 한화 이글스에서 선수 생활을 할 때 광주에 올 때마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 KIA에서 날 영입할 것 같았다. 광주 팬들은 이름이 호랑이인데 왜 광주에 안 오냐고 했다. 내가 잘하면 KIA가 이름 때문이라도 날 불러주겠다고 생각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뛸 때 외로웠는데, 구단에서 날 찾아와주셨다. 그때 생각이 아직도 생생하다. 감사드린다. 선수 생활을 거쳐 감독까지 맡아서 우승하게 됐다. 앞으로 KIA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감독 부임 첫해에 우승했는데 다음 목표는. ▲ KIA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이 팀을 좋은 팀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의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내 임무다. 우승을 많이 하도록 노력하겠다. -- 우승 후 박찬호가 많이 울더라. ▲ 박찬호의 플레이를 싫어하는 팬들도 있더라. 조금 건들거리는 모습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박찬호처럼 매일매일 열심히 뛰는 선수는 드물다. 박찬호가 원하는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더 멋진 선수가 되도록 이끌겠다. -- 부임 초기를 떠올리면. ▲ 스프링캠프가 열린 호주에서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것 하라'고 했다. 이 약속을 올 시즌 내내 지켰다. 감독의 눈치를 보는 선수가 없어지도록 노력하겠다. 사실 많은 선수는 자기 기량을 못 펼치고 운동을 그만둔다. 기량을 펼치는 선수가 많도록 팀을 이끌겠다. -- 왕조를 만들기는 쉽지 않은데. ▲ 선수들이 자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년에 다시 우승하고 싶다. 우승의 기쁨은 올해에 끝난다. 왕조를 만드는 건 어렵다. 구단 전력은 다 비슷비슷하다. 차근차근 올라가는 팀을 만들겠다. cycle@yna.co.kr <연합뉴스>
2024-10-29 07:50:13
2009년 KS 엔트리 탈락했던 '작은 거인' 김선빈, 15년 뒤 MVP 영예 KS 5경기서 타율 0.588…4차전 만루포 친 김태군 한 표 차로 제쳐 집요하게 투구 수 늘린 김선빈…사자 군단 마운드 폭격 (광주=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KIA 타이거즈의 주전 내야수 김선빈(34)은 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명승부로 꼽히는 2009년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우승 현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지 못했다. 프로 2년 차였던 김선빈은 정규시즌 72경기에서 타율 0.293으로 활약했지만, 뜬공 처리의 불안함을 지우지 못하고 KS 엔트리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김선빈의 KS 출전의 꿈은 그로부터 8년이 지난 2017년에 이뤄졌다. 그해 정규시즌에서 타율 0.370으로 타격왕에 올랐던 김선빈은 당당히 엔트리 한자리를 꿰찼고, 8년 묵은 한을 풀어냈다. 당시 김선빈은 두산 베어스와 KS 5경기에서 모두 출루하는 등 타율 0.357로 맹활약하며 팀의 11번째 KS 우승을 이끌었다. 다만 김선빈은 KS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단 한 표도 얻지 못했다. 영예는 1승 1세이브를 거둔 양현종에게 돌아갔고, 타율 0.526을 기록한 외국인 선수 로저 버나디나, KS 5차전에서 만루홈런을 친 이범호(현 KIA 감독)만이 득표했다. 2009년 KS 엔트리 탈락, 2017년 KS 조연에 그쳤던 김선빈은 KIA의 12번째 KS 우승 현장에서 시리즈 MVP에 오르며 드디어 주연으로 거듭났다. "2009년 우승했을 땐 화나고 억울해서 리모컨을 집어던졌다"고 웃으며 떠올린 김선빈은 "2017년에는 어렸는데 지금은 고참급이기 때문에 올해 우승이 더 감동적이고 울컥했다"고 비교했다. 키 165㎝의 '작은 거인' 김선빈은 "입단 때부터 '키가 작아서 안 된다. 한계가 있다'는 안 좋은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오늘 MVP로 그 편견을 깬 것 같다"며 "키가 작은 선수들에게 용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선빈은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S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에 6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2회 상대 선발 원태인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팀 첫 안타를 생산했다. 그는 4회 원태인과 10구 접전 끝에 4구를 얻어내는 등 상대 배터리를 집요하게 괴롭히며 타선을 이끌었다. 해당 경기는 6회초에 내린 비로 서스펜디드게임이 됐고, 23일 같은 장소에서 재개했다. 김선빈은 0-1로 뒤진 7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볼넷을 얻어내며 대량 득점의 물꼬를 텄다. KIA는 7회에 대거 4점을 뽑아내며 역전승했다. 김선빈은 같은 날 이어 열린 KS 2차전에서도 펄펄 날았다. 1회 첫 타석부터 적시타를 쳤고, 6-1로 앞선 5회말 공격에선 희생타를 날려 쐐기 타점을 올렸다. 팀이 패배한 KS 3차전에서도 김선빈은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작렬하며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했다. 그는 26일 KS 4차전에서 2루타 2개를 포함해 5타수 3안타를 쳤다. 특히 1회 공격 첫 타석에서 원태인과 10구 접전을 펼친 뒤 좌측 담장을 맞히는 2루타를 때려 사자 군단의 전의를 무너뜨렸다. 김선빈은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S 5차전에서도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2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선빈은 0-3으로 뒤진 1회말 무사 1루 기회에서 상대 선발 이승현의 공에 맞아 사구로 출루했다. 이후 KIA는 나성범의 희생타로 한 점을 만회했다. 김선빈은 4회 좌전 안타를 쳤고, 3-5로 뒤진 5회 1사 1, 3루에서 볼넷을 얻어내 베이스를 채웠다. KIA는 이후 상대 투수 폭투로 두 점을 얻어내 5-5 동점을 만들었다. KIA는 김선빈 활약에 힘입어 삼성을 7-5로 누르며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KS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KS 5경기에서 타율 0.588(17타수 10안타), 2타점, 3득점을 기록한 김선빈은 KS MVP 투표 99표 중 46표를 얻어 포수 김태군(45표)을 한 표 차로 제치고 선수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KS MVP로 선정된 김선빈은 부상으로 기아자동차 EV6와 트로피를 받았다. 제임스 네일은 6표, 최형우와 곽도규는 각각 1표씩 얻었다. cycle@yna.co.kr <연합뉴스>
2024-10-29 07:5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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