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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훈련이 열린 2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고영표는 "후배들과 같이 지내니 나도 젊어진 것 같다"고 웃은 뒤 "그동안 선배들이 국제대회에서 한국 야구를 위해 헌신하셨다. 정말 감사하다. 나와 후배들이 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동국대를 졸업하고 2014년 프로에 입문한 고영표는 서른이던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처음 성인 국가대표에 뽑혔다.
태극마크를 조금 늦게 달았지만, 이제 고영표는 '국제대회에 꼭 필요한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고영표는 2021년 도쿄 올림픽,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이어 올해 프리미어12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뛴다.
류 감독과 전력강화위원회가 아직 최종 엔트리(28명)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고영표 발탁은 100%에 가깝다.
류 감독은 고영표를 프리미어12에 선발로 등판할 투수로 분류하고 등판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손주영(LG 트윈스) 등 선발 자원이 부상으로 프리미어12 출전이 불발되면서 고영표의 등판 시점이 더 중요해졌다.
올해 프리미어12에서 한국은 B조에 속해 11월 13일부터 대만에서 경기를 치른다.
13일 대만, 14일 쿠바, 15일 일본, 16일 도미니카공화국, 18일 호주와 차례대로 맞붙어 조 2위 안에 들어야 일본으로 건너가 슈퍼라운드를 치를 수 있다.
고영표는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면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 이번 대회에서도 어떤 경기에 어떤 보직으로 나서더라도 최선을 다해 던질 것"이라며 "올해 KBO리그가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내야 한국 야구 위상이 높아지고, 팬들께 더 사랑받을 수 있다. 책임감을 안고 던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도쿄 올림픽과 WBC에서는 선배들이 있어서, 내가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나도 꾸준히 국제대회에 출전했고, 이번에는 투수 최고참이 됐으니 이제는 후배들을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고영표는 프리미어12 대표팀 동료들과 빨리 가까워지고자 회식도 제안했다.
그는 "(전체 최고참) 박동원 선배와 주장 송성문에게 '회식을 하자'고 말했다. 내 사비를 쓸 용의도 있다"고 했다.
대표팀 훈련에 합류하기 전, 고영표는 뜨거운 가을을 보냈다.
그는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4경기 9⅔이닝 8피안타 3실점(평균자책점 2.79)으로 호투했다.
고영표는 "kt가 더 높은 곳에 올라가지 못해 아쉽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이어 2년 연속 가을 무대에서 LG에 패한 것도 아쉽다"고 말하면서도 "포스트시즌에서 남은 아쉬움을 프리미어12에서 털어내고 싶다"고 바랐다.
고영표가 도미니카공화국전에 등판하면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kt의 승리를 위해 함께 뛴, 멜 로하스 주니어와 맞붙을 수도 있다.
고영표는 "로하스와 만나면 어떤 공을 던져야 할까, 고민해본 적이 있다. 만약 실제로 만나게 되면 나만의 방식으로 상대해보겠다"고 씩 웃었다.
jiks79@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