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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밝은 성격→유승호→진짜 로맨스"..윤지온이 '메모리스트'로 얻은 것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05-16 09:55




사진=문화창고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메모리스트'는 배우 윤지온(29)의 기운을 바꿔놨다.

윤지온은 뮤지컬로 먼저 데뷔한 '뮤지컬계 신성'이다. 영화 '악질경찰'과 '신과함께' 등을 통해 활약했고, 드라마 '은주의 방'과 '미스터 션샤인', '최고의 한방' 등 다수 드라마에서도 시청자들에게 존재감을 보여줬다. JTBC '멜로가 체질'(이병헌 김영영 극본, 이병헌 김혜영 연출)에서는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극에서 중도하차한 오승윤을 대신해 대체투입됐으나 남다른 연기력과 존재감으로 시청자들에게 '효봉 그 자체'라는 호평을 받았다.

최근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메모리스트'(안도하 황하나 극본, 김휘 소재현 오승열 연출)에서도 동백져스의 막내인 오세훈 역을 맡아 유승호, 고창석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메모리스트'는 국가공인 초능력 형사 동백과 초엘리트 프로파일러 한선미가 미스터리한 '절대악' 연쇄살인마를 추적하는 육감만족 끝장수사극으로, 시청률을 넘어서는 웰메이드 드라마로 사랑받았다.

윤지온은 15일 스포츠조선과 만나 '메모리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윤지온은 '메모리스트'에 4개월을 투자했다. 후발 주자로 합류하며 짧은 호흡에서도 알찬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선배 배우들의 도움이 컸다"며 "저희는 촬영하려고 모이면 늘 먼저 대화를 나눴다. 저희끼리 케미는 더 좋은데 영상으로 봤을 때 적게 보여서 아쉬웠던 것도 있다. 선배들이 저에게 조언보다는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제가 잘한 것도 없었는데, 수저를 들고 가서 앉았을 뿐인데 저도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사진=문화창고 제공
웹툰과의 싱크로율은 윤지온이 연기한 오세훈을 돋보이게 만든 무기가 됐다. 윤지온은 헤어스타일까지 웹툰과 똑같이 바꾸며 오세훈에 완벽히 녹아들려 노력했다. 윤지온은 "감독님이 '머리를 짧게 해도 되겠냐'고 부탁하셔서 '그럼요'하고 냉큼 자르고 촬영에 합류했다. 어차피 승호 외에는 누가 있더라도 잘생기지 않았으니 외모보다는 연기에 더 신경 썼다. 운동도 열심히 했고, 세훈이가 옷이 두꺼워서 그런 거 같지 않나 싶다. 체중은 변화가 없었는데, 몸무게에서 근육의 비율이 늘어난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평소 정적인 성격의 윤지온이지만, '메모리스트'를 통해서는 애교 있는 막내 오세훈을 연기할 수 있었다고. 윤지온은 "실제로 저는 좀 마음을 숨기는 편이다. 그런데 '메모리스트'에서는 포장을 할 필요가 없는 오세훈을 연기할 수 있었다. 그래서 다양한 표정을 지을 때에도 외모에 신경을 썼다면 그런 표정은 하지 못했을 거다. 세훈이의 성격은 굉장히 장난기도 많고 정도 많고 감정표현도 하는데 거리낌이 없던 캐릭터였다. 그래서 신나는 일이 있으면 정말 신나하고 슬픈 일이 있으면 정말 슬퍼하고 숨기지 않는 아이"라며 "세훈이 덕분에 사람이 더 밝아졌다는 얘기도 들었다. 제가 재미있는 사람이든, 아니든 신경을 안 썼었는데 사람들이 세훈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니 더 좋더라"고 말했다.


사진=문화창고 제공
그러나 초반에는 밝은 오세훈의 표정과 연기가 극에서 튀지는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고. 윤지온은 "제가 극에서 과하지 않았고 잘 어우러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극이 무거운 편이었기에 제가 등장하는 부분들이 무게감을 방해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감독님이 '세훈아 네가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해라. 네가 과하거나 극이 깨질 정도면 연출이 조율할 테니 편하게 하라'고 해주셔서 조금 더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제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던 것에는 다 유승호 선배와 고창석 선배가 제가 어떻게 하든 다 받아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오세훈 덕에 밝아졌다는 윤지온은 '메모리스트' 촬영 내내 유승호와 친분까지 쌓으며 '찐친구(진짜 친구)'가 될 수 있었다고. 윤지온은 "촬영 내내 동백이란 인물과 구반장이라는 인물에 대해 집중을 많이 해서 재미있는 장면들을 많이 완성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애드리브도 많이 했는데, 그걸 다 받아주셔서 감사했다. 승호와 친해진 뒤 승호가 '형 우리 둘이 여행가자'고 했었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여행을 갈 수 없는 상황이라, 상황이 더 나아지면 같이 여행을 가면 좋을 것 같다. 나중에 작품을 같이 하는 것도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승호에게 많이 고마운 마음"이라며 유승호와의 우정을 언급했다.


이어 윤지온은 "나이를 먹고 난 뒤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 중에서 진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없었는데 이런 관계가 만들어져서 감사하다. 촬영 전에도 만나서 따로 밥도 먹었고 사람 대 사람으로 얘기도 나눴다. 제가 후배기는 하지만, 나이로는 형이다 보니 대화도 많이 나눴고, 형이기 때문에 받기만 하는 게 아니라, 저도 많이 챙겨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사진=문화창고 제공
두 작품 연속 브로맨스로 이름을 날린 윤지온이지만, 이제는 진짜 로맨스 연기도 꿈꾼다. '메모리스트'에서 전효성과의 러브라인이 '한 꼬집' 들어갔지만, 그로인해 아쉬움도 느꼈다고. 윤지온은 "러브라인은 한 꼬집 정도였다. 오세훈과 강지은(전효성)의 러브라인은 한 꼬집이라, 양념 정도였다고 생각했다. 그 정도 간이면 저희 드라마에 딱 맞았다. 그래서 다음 작품에서는 로맨스를 더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만약에 다음 시즌이 생긴다면 둘의 호흡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다른 드라마에서라도 로맨스 호흡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다. 언젠가는 로맨스도 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로맨스 연기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윤지온은 '메모리스트'를 찍으며 '진짜 서른'을 맞았다. 5월 19일이면 만 나이로도 서른이 된다. "작년에 이미 한국 나이로는 서른을 맞이했기 때문에 지금과 그때가 많이 다르지는 않다. 그래도 제가 숲은 못 보더라도 나무보다는 더 넓게 보려고 노력을 했고, 점점 철이 드는 제 모습이 좋지만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마냥 개구지고 싶은 게 아니라, 이 직업을 가지고 다양한 시각에서 사물을 보려는 노력이 필요한데 철이 드니 점점 그 시야가 좁아지고 있다. 앞으로는 그런 부분들을 더 경계하고 싶다."

윤지온에게 쏟아지는 러브콜은 다수다. 이미 오디션을 본 작품들도, 미팅을 앞두고 있는 작품들도 있는 상황. 윤지온은 "이번에는 무거운 장르의 가벼운 역할을 소화할 수 있었다면, 다음에는 더 밝은 역할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세훈이에게 받은 긍정적인 에너지가 너무 좋았고, 원래 전 같았으면 악역이 하고 싶다고 했을 텐데, '메모리스트'를 통해서는 밝은 느낌에 대한 자신감도 얻었고 밝은 기운도 생겨났다. 그래서 밝은 역할을 더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각오를 다졌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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