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3:2 개막전서 역전드라마' 80%라던 비예나 트리플크라운 41점 폭발 KB손해보험, 한국전력에 역전승[수원 리뷰]
[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
KB손해보험이 개막전부터 드라마를 쓰며 엄청난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KB손해보험은 1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의 원정 개막전서 세트스코어 3대2(25-27, 23-25, 25-21, 26-24, 15-11)로 역전승을 거뒀다.
1,2세트를 치열한 접전 끝에 내준 KB손해보험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내 3,4,5세트를 내리 따내며 멋진 역전승으로 첫 승을 챙겼다.
주포 비예나는 국제대회에서 종아리에 부상을 안고 한국에 와 아직 80%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면서도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하면서 양팀 최다인 41득점을 기록하며 역전극의 히어로가 됐다. 황경민이 20득점을 했고, 아시아쿼터로 온 리우훙민도 9점으로 힘을 보탰다. 특히 KB손해보험은 블로킹을 14개나 기록했다. 한국전력이 높이가 좋아 블로킹이 더 좋은데 이날은 KB손해보험이 한국전력(7개)보다 두배나 많았다.
한국전력은 타이스가 25득점으로 맹활약했으나 3세트 이후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신영석이 16득점, 서재덕이 15득점으로 분전을 했으나 막판 KB손해보험을 막아내지 못했다.
한국전력의 공격력은 막강하다. 타이스에 서재덕, 그리고 지난시즌 주축으로 성장한 임성진까지 사이드 공격은 어느 팀과 비교해도 파괴력이 엄청나다. 신영석과 조근호의 미들블로커도 좋다.문제는 수비였는데 아시아쿼터로 일본의 료헤이를 데려와 고민을 해결했다.
이번시즌 또 한번 가을배구를 꿈꾸고 그 이상도 노려볼 수 있다. 하지만 타이스가 국가대표 차출로 인해 9일에야 입국을 했고, 팀 훈련을 한지 3∼4일 밖에 되지 않은 상태에서 첫 경기를 하기 때문에 호흡이 잘 맞을지가 걱정이다.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은 "선수들간의 호흡이 중요할 것 같다. 국내선수들간의 연습경기 호흡은 좋았는데 타이스와의 호흡이 얼마나 맞을지가 관건일 것 같다"면서 "지난시즌 디펜스가 안좋았는데 료헤이가 와서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터 하승우도 지난시즌엔 트레이드로 와서 한달 정도만 훈련하고 시즌에 들어가서 호흡이 잘 맞지 않는 측면이 있었다. 이번엔 아프지 않고 잘 훈련했다. 호흡이 좋아질 것이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KB손해보험은 지난 시즌 교체 선수로 합류한 비예나와 재계약을 했다. 스페인 국가대표로 나서면서 체력을 소모했는데 아직 다시 100%로 끌어올리지 못한 상태다. 아웃사이드 히터로 3년간 최대 18억1500만원에 FA 계약한 황경민과 아시아쿼터로 영입한 리우훙민을 기용한다. 예전 케이타에만 의존했던 '원맨팀'의 이미지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비예나가 스페인 국가대표로 나갔다가 종아리를 다쳤는데 지금은 80%정도"라고 말한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은 미들블로커로 나서는 한국민과 최요한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사이드 공격수에서 미들블로커로 전향한 한국민에 대해 후 감독은 "생각보다 적응을 잘해서 놀랐다. 본인이 미들 블로커로 해야 선수생활을 오래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해서인지 적극적으로 했다"며 칭찬했다.
경기 결과는 3대1이었으나 매 세트마다 치열해 보는 팬들은 긴장감이 가득했다. 1세트는 그야말로 초접전. 어느 한팀이 3점이상 앞서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듀스로 이어졌다. 이렇게 치열한 접전에서 서브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 임성진의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가 황경민의 팔을 맞고 뒤로 날아가 26-25가 됐다. 임성진의 두번째 서브는 사이드 라인으로 날아갔다. 받으려던 리우훙민이 나가는 줄 알고 받지 않았으나 인으로 판정되며 서브에이스. 27-25로 한국전력이 치열했던 1세트를 가져갔다.
2세트도 한국전력이 마지막 마무리를 잘했다. 21-21의 접전. 타이스의 스파이크에 블로킹으로 23-21로 승기를 잡은 한국전력은 황경민의 스파이크로 1점차로 쫓겼지만 다시 타이스의 스파이크로 세트 포인트까지 왔고, 24-23에서 서재덕의 공격으로 가볍게 마무리했다. 25-23.
3세트도 끝까지 승리팀을 점칠 수가 없었다. 19-19. 이번엔 오히려 한국전력이 막판에 뒤처졌고 KB손해보험이 단단했다. 황경민의 스파이크로 앞서간 KB손해보험은 비예나가 타이스의 공격을 블로킹하며 한껏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박찬웅의 속공으로 한국전력이 분위기를 끊었지만 KB손해보험은 거침없었다. 비예나의 스파이크에 이어 리우훙민이 타이스의 공격을 블로킹하며 23-20까지 앞섰다. 다시 한번 날린 타이스의 공격이 이번엔 아웃되며 24-20까지 벌어졌고, 타이스의 스파이크 서브가 네트에 걸리면서 25-21로 KB손해보험이 살아났다.
4세트 초반도 KB손해보험의 분위기였다. 김홍정의 속공과 비예나의 백어택, 황승빈의 블로킹으로 3-0으로 앞섰고, 비예나, 한국민, 황경민의 활약으로 10-4까지 앞서면서 4세트도 가져가는 듯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조근호의 속공과 교체 투입된 박철우의 스파이크가 성공하며 분위기를 바꾼 한국전력은 타이스가 2개의 스파이크 서브를 성공시키고 그사이 조근호가 블로킹까지 더하며 단숨에 9-10, 1점차로 쫓았다.
그리고 신영석의 속공으로 13-12로 한국전력이 4세트에서 처음으로 리드를 가져왔다. 15-15에서 다시 '타이스 타임'. 3연속 공격 성공으로 18-15, 3점차로 앞서면서 승리를 가져가는 듯했다.
하지만 KB손해보험이 다시 힘을 냈다. 19-20에서 비예나의 연속 서브 에이스로 동점을 만들더니 서재덕의 공격범실로 다시 역전을 했고, 김홍정이 서재덕의 공격을 블로킹하며 22-20으로 앞섰다.
한국전력이 임성진의 스파이크와 신영석의 블로킹으로 22-22로 만든 뒤 1점씩 뺏는 긴장감 넘치는 듀스가 만들어졌다. 1세트에 이은 두번째 듀스에서는 KB손해보험이 이겼다. 황경민의 스파이크로 1점을 가져온 KB손해보험은 타이스의 공격을 비예나가 막아내며 26-24로 잡고 승부를 5세트로 이어갔다.
KB손해보험이 확실히 분위기와 체력을 가져왔다. 한국전력 선수들의 몸놀림이 무뎌졌다. 비예나와 김홍정 황경민 등의 활약속에 점수가 점점 벌어졌고, 15-11로 경기가 끝났다.
경기후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은 "선수들이 포기 안한게 컸다. 예전엔 박빙 승부하다가 지면 3세트에 무너졌다. 하지만 이제는 연습경기를 하면서 좋아졌다. 조금만 더하면 시합을 끌고 갈 수 있는 힘이 생겼다"면서 "황승빈과 비예나와 호흡이 잘맞고, 비예나가 잘 때렸고, 황경민도 지금 몸상태가 최고로 좋다. 지고 있어도 뒤집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한 것이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2023-10-17 22:3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