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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Why]'박경완 타이 기록도 가능했는데' 키움은 왜 3연타석 홈런타자를 교체했을까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1-05-19 18:07


2021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1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2회초 키움 박동원이 좌월 솔로홈런을 날리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5.19/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이런 날도 오는구나 했다."

키움 히어로즈 박동원이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박동원은 19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4차전에 9번 포수로 선발 출전, 9대2 대승을 이끌었다.

박동원은 2,4,6회 생애 첫 3연타석 홈런으로 리그 최고 투수 원태인에게 최악의 하루를 선사했다. 3타수3홈런 4타점. 개인 통산 처음이자, 팀 통산 6번째 3연타석 홈런이었다.

박동원은 지난 16일 한화전에서도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최근 3경기에서 5개의 홈런을 날리는 무서운 홈런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포수로서도 만점 활약을 했다. 선발 안우진을 5회까지 8안타 무4사구 2실점으로 이끌며 시즌 2승(3패)째를 안겼다.

"우진이의 데이터는 리그 최상위권이다. 그동안 (볼넷이 나온 건) 안 맞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은데 오늘 공격적으로 던지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좋은 투수를 포수로 만난 건 행운"이라며 겸손해 했다.


2021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1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6회초 무사 1루, 키움 박동원이 좌월 2점홈런을 날렸다. 힘차게 베이스를 도는 박동원.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5.19/
공-수 맹활약. 하지만 박동원은 7-2로 앞선 6회말 수비 때 이지영으로 교체됐다. 이날 5번 지명타자로 출전했던 이지영이 박동원 대신 마스크를 쓰면서 지명타자가 없어졌다. 전날 이대호 처럼 홈런친 뒤 부상이라도 온걸까.


전혀 아니었다. 박동원은 건강한 모습으로 경기 후 인터뷰 까지 소화했다.

교체 이유는 키움의 '포수 로테이션' 일환이었다. 공격적 피칭으로 긴 이닝을 소화해야 하는 선발투수에게는 '공격적인' 박동원을, 리드를 지켜야 하는 불펜투수에게는 '조심성이 많은' 이지영의 리드가 효율적이라는 판단.

고정관념을 깨는 파격 구상이다.

실제 홍원기 감독은 18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3차전을 앞두고 이 같은 구상을 설명한 바 있다.

"복기를 하다 보니 저희가 4월 역전패가 가장 많았더라고요. 저희는 주전 포수가 두명인데 스타일이 전혀 다르잖아요. 박동원 선수가 공격적 리드 성향이라면, 이지영 포수는 투수에게 적절한 유인구를 요구하는 편이죠. 경기 초반 박동원, 후반 이지영으로 변화를 꾀할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볼 배합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경기 중 교체를 해주면 흐름을 더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파격적 포수 로테이션 구상 속에는 라인업 복귀를 준비중인 외인 프레이타스도 포함돼 있다. 3명을 모두 활용해 안방 효율성을 극대화 한다는 것이 홍원기 감독의 플랜이다.

실제 키움은 5월부터 포수 로테이션을 적극 활용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4월 만 해도 바닥에 있는 듯 했던 팀. 어느덧 20승 고지에 오르며 5할 승률을 넘어섰다.

실제 팀은 불펜진의 4이닝 무실점 릴레이투 속에 9대2로 대승을 거뒀다. 이날도 성공적이었던 포수 로테이션.
2021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1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6회초 무사 1루, 키움 박동원이 좌월 2점홈런을 날렸다. 홈런을 허용한 삼성 원태인이 아쉬워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5.19/
유일무이한 박경완의 포수 4연타석 홈런 기록에 21년 만에 도전할 기회가 사라진 '타자' 박동원은 아쉽지 않았을까.

"아쉬운 거 보다 공-수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한 것에 만족합니다. 오히려 저를 믿고 내보내주신 덕분에 기록을 세울 수 있었죠. 감독님께 감사드립니다."

잘 되는 집의 전형. 만년 강팀 키움이 빠르게 정상 궤도에 올라서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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