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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스위트홈' 김남희 "이응복 감독의 페르소나? 앞으로는 몰라"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12-30 13:48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김남희(35)가 이응복 감독의 '페르소나'라는 평에 대해 반응했다.

이응복 감독과는 깊은 인연이다. 2013년 영화 '청춘예찬'으로 데뷔한 이후 뚜렷한 활동을 보이지 않았던 김남희는 tvN '도깨비'(2016)부터 이응복 감독과 인연을 맺었고, tvN '미스터 션샤인'(2018)에서는 "진짜 일본인인 줄 알았다"는 오해를 받을 정도로 리얼한 연기로 모리 타카시 역을 소화해 뜨거운 반응을 얻어냈다. 이후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WWW'(2019)를 통해 한없이 가벼운 전 남자친구를 표현해내며 '미스터션샤인' 속의 그 인물과 동일인물임을 의심받기도 했다.

최근 넷플릭스로 공개된 '스위트홈'(홍소리 김형민 극본, 이응복 연출)은 김남희에게는 또 다른 터닝포인트가 됐다. 스위트홈'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송강)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 공개 4일 만에 해외 13개국에서 1위, 70개국 이상에서 TOP10 순위에 들며 단숨에 해외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았다. 김남희는 선과 정의에 대한 강력한 믿음을 가진 정재헌 역을 맡아 열연했다. 조용하고 얌전한 말투를 가진 기독교 신자이자 국어 교사지만, 괴물에 대한 공포보다는 남을 위해 목숨을 거는 이타적 인물이다. 이로 인해 호쾌한 진검 액션을 선보이는 바. 여기에 윤지수(박규영)과의 감정선이 시청자들의 심장을 뛰게 했다.

김남희는 30일 오후 스포츠조선과 화상을 통해 만나 '스위트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남희는 이응복 감독과의 계속된 협업에 대해 "이응복 감독님은 '도깨비' 때부터 '미스터션샤인'을 하고 세 번째 만나게 됐는데 언제나 한결같으시고, 감독님은 한결같은데 제가 한결같지 않은 거 같더라. 그래서 부딪히는 부분도 있었지만, 배우로서 완수해야 하는 목적성도 있으니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이응복 감독님과는 촬영장에서의 대화가 별로 없다. '이렇게 하자'라고 주문만 하신다. 촬영이 다 끝난 뒤 식사 자리나 술자리가 있으면 비하인드 스토리로 얘기를 나누는데, 그래도 뭐 우리나라 최고의 드라마 감독님이자 최고의 연출자가 저와 함께 꾸준히 작품을 해주신 것에 감사한 것 말고는 뭐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김남희는 "저 말고도 페르소나였던 선배님들도 계시다. 김갑수 선배님 조우진 선배님 등 꾸준히 작품한 선배들이 계신다. 예전 작품 우연히 보면 '이 선배님이 도깨비도 미션, 태양의 후예도 나오셨네'했다. 제가 부각이 돼서 그렇지, 감독님의 의외로 의리파라 단역배우부터 주조연까지 꾸준히 함께하려고 하신다. 제가 이응복 감독님의 '단독 페르소나'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저를 캐스팅하시는 이유는, 감독님은 저를 많이 애정을 하는 거 같으면서도 한편으론 많은 질타를 해주신다. 아마도 이런 얘기를 나눠본 적이 없어서, 그냥 뭔가 '우리가 만날 인연이었던 거 같다'고 하시는 걸 보면, 묘한 끌림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저도 거기에 만족스럽게 최선을 다하려고 했던 정도가 세 번째 연이 된 거 같다. 그런데 '스위트홈' 이후로는 장담을 못하겠다. 감독님이 저를 계속 예쁘게 봐주실지는 장담할 수 없어서 노력해야 할 거 같다"고 밝혔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김남희는 현장에서 이응복 감독과의 의견 충돌에 대해 "제 개인적으로 연기가 부족했던 부분이었을 거다. 감독님은 이 캐릭터가 멋지고 좋은 모습으로 나올 수 있게끔, 작품의 완성도를 위한 그림이 있었을텐데, 그 부분을 충족하지 못한 개인적 부족함이 있었다. 그런 부분들을 여러번 촬영할수록 맞춰가는 과정이었던 거 같다. 제가 준비한 캐릭터와 감독님의 캐릭터를 맞춰가는 과정에서 많은 얘기를 했고, 하다 보니 감독님 말이 맞더라. '이렇게 해보자'는 생각으로 믿고 연기를 했었다"고 말했다.

또 김남희는 이응복 감독과의 티격태격하는 케미에 대해 "실제로는 '제가 어떻게 감독님께 투닥거리겠나'하는 태도로 감독님을 대한다. 위치도 있고, 제게 영향을 주시니. 그런데 저도 배우니 주관적 생각을 말하지 않을 수 없으니, '이렇게 하면 어떨까'하고 말을 하면 감독님의 생각과 저의 생각이 부딪히는 경우가 있다. 당연히 부딪혀야 하고, 당연히 싸워야 하고 생각을 맞추며 작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 없이 일방적으로 연기하면 '과연 좋은 연기가 나올까'하는 의구심도 갖는다.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래야 좋은 장면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응복 감독의 작품인 '미스터 션샤인'에서 어렵고도 좋은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고. 김남희는 '스위트홈'을 통해 '도깨비'와 '미스터션샤인', '검블유'를 잊게 만드는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무명시절에도 애착이 가는 캐릭터가 있지만, 모리타카시 연기를 살면서 잊을 수 없을 거 같다"며 "캐릭터 자체가 너무 어려웠고, 일본어는 하나도 할줄 몰라서 어려웠고, 어눌한 한국말, 한본어를 하기도 어려웠고, 제가 가진 경력에 비해 만날 수 있는 선배들이 거대해서 연기적 압박감도 많이 힘들었다. 힘든 만큼 열심히 했고, 그게 제 연기 인생의 큰 계기가 된 거 같다"고 밝혔다.

김남희의 열연이 담긴 '스위트홈'은 넷플릭스를 통해 감상 가능하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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