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좋은 '해남'…함께여서 즐거운 '봄, 봄, 봄'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25-03-31 09:50


풍경 좋은 '해남'…함께여서 즐거운 '봄, 봄, 봄'
◇해남은 여행의 본질인 일상에서 벗어나 비일상을 경험하는 건 기본, 즐거움과 지적 호기심까지 채울 수 있는 곳이다. 한반도 최남단에 있어 쉽게 방문하기 어렵다는 것까지 해남을 찾아야 하는 이유는 차도 넘친다. 우수영관광지의 모습. 사진=김세형

찬 바람이 불던 겨울이 벌써 저만큼 달아났지만, 아직도 봄은 감감무소식이다. 남 얘기처럼 흘려듣던 기후변화 위기는 어느덧 봄의 전령사인 꽃의 개화 시기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예년 같으면 딱 지금 봄 꽃놀이에 취해 있을 시기다. 애타게 기다리는 봄이 왔지만, 봄 분위기를 느끼기 힘든 요즘, 해남으로 발길을 옮겼다. 육지에서 봄을 가장 빨리 만날 수 있는 곳을 직접 찾아 떠난 여행이다. 해남 여행은 지금이 제철이다. 좋지 않은 교통편마저 봄을 느끼는 시간의 일부가 된다. 그동안 주요 여행지가 뚝뚝 떨어져 있어 불편하다고 느꼈다면, 지금은 다르다. 여유를 나눌 벗과 함께라면 어디든 즐겁겠지만, 해남에서는 함께여서라는 감사함이 앞선다. 텅 빈 시간과 뚝뚝 떨어진 주요 여행지로 향하는 시간을 채우는 건 '웃음꽃'이다. 꽃과 웃음꽃이 활짝 피는 해남의 봄, 봄, 봄, '봄 이야기'.


풍경 좋은 '해남'…함께여서 즐거운 '봄, 봄, 봄'
◇해남에선 특별한 막걸리를 즐길 수 있는 해창주조장이 있다. 해창주조장은 단순히 술을 만드는 곳을 넘어 잘 가꿔진 정원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사진=김세형
해남에는 명성이 자자한 여행지가 여럿 있다. 녹우단, 대흥사, 우수영관광지, 독일마을, 해남공룡박물관 외에도 이름만 들으면 알 만 한 곳들이 많다. 일상이 아닌 비일상을 즐기는 게 여행의 가장 큰 매력 아니던가. 유명하다는 여행지를 뒤로하고 우선 해창주조장을 찾았다. 해창주조장은 애주가와 소셜네트워스서비스(SNS)를 즐겨 활용하는 젊은 세대에게는 꽤 입소문이 난 곳이다. 정용진 막걸리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해창막걸리'가 만들어지는 곳이다. 해장주조장에서는 쉽게 구하기 힘든 해창막걸리의 모든 종류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출하가)에 구매할 수 있다. 18도, 12도, 9도 등 종류는 다양하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우선 맛을 얘기하면 가장 비싼 18도 해창막걸리가 가장 으뜸이다. 도수를 높이기 위해 9번의 덧주 형태로 주인장의 비법이 더해져 특별함을 더한다. 일반 막걸리와 달리 걸쭉하지만, 뒷맛은 깔끔하다. 단 가격은 착하지 않다. 그나마 착한 가격인 9도 해창막걸리도 제법 맛이 뛰어나다. 오히려 일반먹걸리를 즐겨 먹었다면 더욱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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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해창주조장 내부에는 술을 빚기 전 술을 담근다고 알리는 종이 있다. 일반인의 경우 소원을 빌면 이뤄준다는 얘기가 있다는 게 해창주조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사진=김세형
해창주조장은 단순히 술을 만들고 파는 곳이 아니다. 적산가옥을 볼 수 있고, 잘 꾸며진 정원이 있다. 정원 안에는 다양한 수목이 가득하고, 봄꽃이 수줍게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술을 빚기 전 신에게 술을 담근다고 알리는 종도 한 켠에 자리를 잡았다. 술 외에도 소원을 빌면 이뤄준다는 얘기가 더해진 종이라고 하니 좋은 추억을 만드는 이벤트로 즐기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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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정원은 해남의 봄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병철 산이정원 대표는 현재보다 미래 세대를 위한 정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사진=김세형
산이정원은 해남의 봄을 오롯이 품고 있다. 이름 그대로 수목원이지만, 곳곳에 스토리를 담았다. 산이정원의 관리는 이병철 대표가 맡고 있다. 이 대표는 아침고요수목원을 일궈낸 이력을 자랑한다. 전국적으로 정원 열풍이 일고 있는 가운데 현재보다는 미래 세대를 위한 정원을 만들고 싶어 해남에 둥지를 틀었다는 게 그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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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정원 내부에는 조형물과 카페와 휴식터로 활용되는 건물 외에는 자연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형태를 갖추고 있다. 사진=김세형
산이정원은 우선 탁 트인 넓은 공간을 바탕으로 어린이를 위한 나비의 숲, 약속의 정원 등 스토리를 중심으로 구역을 나눴다. 개발된 전체 면적은 무려 16만평에 달하지만 현재 일반에 공개된 면적은 5만평에 정도다. 산이정원에서 가장 유명한 나무는 수령이 200년 된 동백나무로 정원이 개발되기 전 옛 마을 들판에 서 있던 나무를 그대로 옮겨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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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정원의 봄은 3월 중순부터 꽃이 하나둘 피기 시작, 4월이면 다양한 꽃과 아름다운 봄 풍경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김세형
하늘마루의 브릿지 오브 휴먼의 조작 작품, 정원 중심에 있는 휴식 공간도 인상적이다. 정원의 매력은 비움에 있다. 많은 시설물을 넣기보다는 탁 트인 공간에는 사람과 다양한 콘텐츠가 채워지는 신비한 힘을 갖고 있다. 아직 걸음마 단계에 가깝지만, 산이정원은 지금 갖은 매력만으로도 사람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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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돌목 우수영관광지에서 있는 이순신 장군 조각상은 울돌목을 바라보며 괴뇌하는 인간 이순신의 모습을 담고 있다. 사진=김세형
해남의 주요 여행지 중 한 곳을 찾는다면 울돌목을 추천한다. 명량해전의 격전지로 진도까지 연결된 케이블카와 우수영관광지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빠르게 흐르는 바닷물 사이로 "진격하라, 물러서지 마라" 라고 외치는 이순신 장군의 목소리가 들리는 건 기분 탓일까. 바다를 향해 서 있는 이순신 장군의 작은 조각상이 눈에 들어온다. 울돌목 바다를 가만히 보고 있으니 명량해전 당시의 상황이 눈에 그려지기 시작한다. 울돌목은 최대 유속이 초속 6.5m로 빠르다. 세계에서 유속이 빠르기로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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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돌목은 명량해전의 격전지로 진도로 연결된 케이블카와 우수영관광지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울돌목 위를 걸을 수 있는 스카이워크 위에 서면 물살의 세기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사진=김세형

단순한 물살의 세기가 명량해전을 승리로 이끌지는 않았을 터, 울돌목 주변에는 전장을 누볐던 판옥선을 재현해 놓았다. 우수영관광지에는 거북선 등 비롯해 무기 소개와 함께 다양한 체험 시설을 즐길 수 있다. 케이블카는 길이가 짧지만, 울돌목의 빠른 유속을 하늘 위에서 볼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다. 게다가 케이블카를 종착지는 진도다. 진도의 특산품인 홍주도 구입할 수 있고, 진돗개빵도 맛보는 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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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돌목 스카이워크를 걷다보면 만날 수 있는 판옥선. 사진=김세형
울돌목 외에도 해남의 주요 여행지는 많다. 대흥사는 불교와 유교의 공존하는 국내에 몇 안 되는 절인 동시에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오래된 은행나무가 버티고 있는 녹우단은 고산 운선도가 살았던 곳이며, 해남공룡박물관은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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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126호텔은 한국관광공사가 남해권 관광단지 개발에 맞춰 선보인 해남 유일의 4성 호텔이다. 오시아노관광단지에 있으며 베리어프리 객실도 갖추고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해 질 무렵 휴식을 위해 찾은 곳은 해남126호텔이다. 한국관광공사가 남해권 관광단지 개발에 발맞춰 선보인 해남 유일의 4성 호텔로 지난해 11월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해남126호텔은 오시아노 관광단지 내에 있다. 관광단지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아직 주변 편의 시설이 부족한 게 단점이다. 그럼에도 불구, 해남126호텔을 해남 여행을 위한 휴식 거점으로 삼은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주변 풍경이 아름답다. 전 객실이 바다를 조망하고 있고, 외부에서 바라보는 것보다 내부에서 바깥을 바라봤을 때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동양식 구조는 이용객 눈을 즐겁게 한다. 주변 편의시설은 적지만, 내부에 작은 편의점과 식당, 인피니티 풀 등을 운영하고 있어 여행의 불편함을 느끼긴 어렵다. 게다가 인근에 바다 코스를 갖춘 파인비치 골프링크스가 있어 레포츠와 결합해 가족 단위 여행의 선택지로도 충분하다. 거동이 불편 이들을 위한 열린관광지의 특성을 고려한 베리어 프리 객실을 운영하고 있다. 해남126호텔과 오시아노관광단지는 현재보다는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곳이다. 민정희 한국관광공사 오시아노리조트호텔사업단태스크포스(TF) 팀장은 "해남126호텔은 오시아노 관광단지의 체류 시설을 확충해 해남권 지역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했다"며 "캠핑장을 비롯해 다양한 스포츠 시설 등 여행의 질을 높이고 재미있는 콘텐츠로 채워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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