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있을 수 없는 일! 이러다가 선수 죽인다" 불만 토로...인니, '하혁준호' 라오스에 혼쭐...미쓰비시컵 3-3 무승부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신태용 감독이 라오스전 무승부 후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 전기컵의 지나치게 빡빡한 일정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축구 대표팀이 12일(한국시각) 인도네시아의 마나한 스타디움에서 열린 라오스 대표팀과의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 전기컵 B조 2차전에서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미쓰비시컵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던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는 하혁준 감독이 이끄는 라오스 축구 대표팀을 상대로 고전하며 대회 첫 홈 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두게 됐다. 인도네시아(125위)와 라오스(186위)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차이를 고려하면 충분히 이변이다.
미쓰비시컵은 AFF 소속 10개국이 참가하며 A조는 캄보디아, 동티모르,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B조는 필리핀, 미얀마, 베트남, 인도네시아, 라오스가 나선다. 이후 각 조의 1, 2위가 4강전을 통해 우승을 결정한다.
인도네시아는 3-5-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다파 파시야, 카캉 루디안토, 카데크 아렐, 무함마드 페라리, 아르칸 피크리, 마르셀리노 페르디난, 라이한 한난, 프라마타 아르한, 도니 파뭉카스, 호키 카라카, 라파엘 스트라위크가 출격했다.
라오스는 5-4-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수반나상소 골키퍼, 사야시스 싱사방, 아나타자 시퐁판, 페트다반 솜사니드, 소네빌라이 페트비엥시, 푸탈락 통사니스, 아누소네 사이파냐, 푸타사이 코찰레른, 푸솜분 판야봉, 파타나 폼마텝, 분파찬 보운콩이 출전했다.
경기 시작부터 이변이 발생했다. 라오스가 먼저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10분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전방 압박을 통한 수비를 성공시킨 라오스는 판야봉이 박스 안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는데, 이 공이 수비에 맞고 굴절되며 그대로 골대 안으로 향했다.
인도네시아도 반격했다. 전반 12분 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우측으로 튕겨 나온 공을 아렐이 강력한 슈팅으로 마무리했고, 공은 그대로 골키퍼 옆으로 지나가며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는 난타전 양상으로 이어졌다. 라오스가 다시 앞서 나갔다. 전반 13분 라오스는 실점 이후 킥오프에서 곧바로 공격을 전개해 보운콩의 패스를 받은 폼마텝이 강력한 슈팅으로 인도네시아 골문 구석을 제대로 찔렀다. 인도네시아는 또 한 번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 17분 아르한의 롱스로인이 바로 박스 안으로 향했고, 이를 페라리가 헤더로 마무리하며 라오스 골문을 갈랐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공격 기회를 주고받은 두 팀은 2-2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에도 두 팀의 공격은 계속됐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 변수가 발생했다. 후반 23분 페르디난이 태클 이후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해 인도네시아는 경기 계획이 완전히 틀어지고 말았다.
다만 인도네시아는 집중력을 발휘해 역전골을 터트렸다. 후반 26분 코너킥 상황에서 페라리가 수비를 넘어온 공을 깔끔한 헤더로 밀어넣으며 라오스 골키퍼의 손끝을 뚫어냈다.
라오스는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실점 직후인 후반 27분 라오스는 빠른 역습으로 순식간에 인도네시아 박스 깊숙한 곳으로 전진했고, 컷백 패스를 받은 판타봉의 슈팅이 인도네시아 골문 안으로 정확히 향하며 다시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두 팀은 종료 직전까지 기회를 노렸으나 추가 득점이 터지지 않으며 3대3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아쉬운 결과에 대해 팬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그는 "두 팀 모두 최선을 다했다. 우리의 실수, 패스 미스 때문에 이번 경기가 무승부가 됐다. 너무 안타깝다. 인도네시아 축구팬들에게도 사과한다. 팬들이 경기장에 왔지만, 이기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신 감독은 이번 미쓰비시컵의 지나치게 빡빡한 일정은 선수단에게 큰 무리라고 불만도 표했다. 그는 "경기 사이에 단 3일의 휴식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러는 것은 선수를 죽이는 일과 같다. 우리는 미얀마와의 경기가 끝난 후 쿠알라룸푸르를 경유해 자카르타를 거쳐 여기까지 16시간을 이동했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베트남으로 곧 이동해야 한다. 단지 경기력 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부상을 입지 않도록 돌봐야 한다"라며 경기 시간과 이동 시간 등 일정이 선수들에게 큰 무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최 측이 이번 대회 경기를 보는 팬들에게 최상의 경기력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2024-12-13 10:3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