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통합우승 달성…한국시리즈 불패 신화로 KBO 최다 12회 축배 삼성은 약팀 평가 뒤엎고 9년 만에 KS 진출…PS 초반 주역은 kt 2024 KBO는 정규시즌 1천만 관중 동원…PS 16경기는 모두 매진 [※ 편집자 주 = 2024 프로야구가 KIA 타이거즈의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으로 28일 막을 내렸습니다. 연합뉴스는 올해 프로야구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PS)을 정리하고 조만간 열릴 자유계약선수(FA) 시장과 프리미어12, 내년 시즌을 대비하는 여러 구단의 행보를 조명하는 프로야구 결산 기사 4꼭지를 송고합니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24년 한국프로야구 챔피언은 KIA 타이거즈였다. 6개월 이상 치른 정규시즌 장정을 1위로 마친 KIA는 단기전인 한국시리즈(KS)에서도 최강팀의 위용을 과시했다. KIA는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끝난 KS 5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7-5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2017년 이후 7년 만에 통합우승(정규시즌·한국시리즈)을 차지한 KIA는 KBO리그 최다 KS 우승 기록을 '12회'로 늘렸다. 이 부문 2위 삼성(8회 우승)을 상대로 KS 우승을 차지해 격차는 더 벌어졌다. KIA는 1980년대(1983, 1986, 1987, 1988, 1989년), 1990년대(1991, 1993, 1996, 1997년), 2000년대(2009년), 2010년대(2017년), 2020년대(2024년)에 모두 한 차례 이상 우승한 최초의 구단이라는 영예도 누렸다. 올 시즌 KIA는 6월 12일 1위로 올라선 뒤 한 번도 1위를 내주지 않고 정규시즌 우승을 일궜다. KS에 직행한 KIA는 21일 시작한 1차전에서 0-1로 끌려가던 6회초, 비 때문에 서스펜디드게임이 선언되면서 '2박 3일' 만인 23일에 1차전 잔여 이닝과 2차전을 연이어 치렀다. 1차전에서 5-1로 역전승한 KIA는 2차전에서 경기 초반에 화력을 집중해 8-3으로 삼성을 꺾었다. 3차전은 삼성에 2-4로 패했지만, 4차전에서 9-2로 설욕했다. 안방인 광주에서 벌인 5차전에서 승리하면서 KIA는 1987년 이후 37년 만에 홈팬들 앞에서 KS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는 기쁨도 만끽했다. KIA는 전신 해태 시절을 포함해 한국시리즈에 12번 올라 단 한 번의 실패 없이 모두 우승 샴페인을 터뜨려 불패 신화를 이어갔다. 8월 타구에 턱을 맞아 수술대에 올랐던 제임스 네일이 기적처럼 KS 1차전에 선발 등판하고, 타격 부진으로 '식물 타자'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김태군이 4차전에 만루 홈런을 작렬하는 등 KIA의 12번째 KS 우승에는 '서사'가 가득했다. 우승은 놓쳤지만, 삼성도 '하위권 전력'이란 평가를 뒤집고 KS에 진출하며 의미 있는 가을을 보냈다.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치고 플레이오프(PO)에 나선 삼성은 지난해 통합 우승팀 LG 트윈스를 3승 1패로 따돌리고 2015년 이후 9년 만에 KS 무대에 올랐다. KS 3차전 승리로, 2015년 1차전 이후 9년 만에 KS 경기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삼성은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볼드가 어깨 부상 탓에 KS 엔트리에 들지 못하고, 구자욱이 PO 2차전에서 왼쪽 무릎을 다치는 등 악재가 겹쳐 KS를 100% 전력으로 치르지 못했다. 하지만, 김영웅, 이재현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확인하며 '명가 재건'의 희망을 키웠다. '디펜딩 챔피언' LG는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준PO)에 진출해 kt wiz와의 혈전에서 3승 2패로 승리했다. 준PO에서는 불펜의 약점을 기존 선발 요원인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와 손주영을 불펜으로 돌리는 전략으로 극복했지만, PO에서는 고육책이 통하지 않았다. 올해를 '왕조 시대 구축의 원년'으로 삼았던 LG는 투타에 여러 문제점을 발견하며 뒷걸음질 쳤다. kt는 올해 가을 잔치 초반부의 주연이었다. KBO리그 사상 최초로 열린 '5위 결정전'에서 SSG 랜더스를 무찌르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오른 kt는 1, 2차전에서 4위 두산 베어스를 연파했다. KBO가 2015년에 도입한 와일드카드결정전에서 5위 팀이 4위 팀을 꺾은 건, 올해 kt가 처음이다. kt는 준PO에서도 LG를 마지막까지 압박하며 '신흥 명문'의 저력을 드러냈다. 두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을 무대 초입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시즌 일정을 마무리했다. 두산 팬들은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이 끝난 뒤, 이승엽 감독에게 야유를 보냈다. 이숭용 SSG 감독도 5위 결정전에서 패한 뒤, 팬들의 비난에 시달렸다. 김태형 감독을 영입한 롯데 자이언츠(7위), 시즌 중 김경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한화 이글스(8위), KS 기간에 이호준 신임 사령탑을 선임한 NC 다이노스(9위), 2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키움 히어로즈(10위)는 쓸쓸한 가을을 보내며, 2025시즌 준비를 시작했다. 올해 KBO리그에서 가장 주목받아야 할 주인공은 팬이다. 정규시즌 720경기에는 1천88만7천705명의 팬이 야구장을 찾았다. 종전 최다였던 2017시즌 관중(840만688명)보다 무려 240만명이나 관중이 증가해 한국 프로스포츠 최초로 관중 1천만명 시대를 열었다. 포스트시즌 16경기에는 모두 만원 관중이 들어찼고, 35만3천550명의 관중이 프로야구 가을 잔치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역대 단일 시즌 포스트시즌에서 전 경기 만원 관중이 들어찬 건, 2010년(14경기 29만8천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jiks79@yna.co.kr <연합뉴스>
2024-10-29 09:07:21
한국 야구, 2026 WBC·2028 올림픽 대비해 대표팀 젊게 꾸려 손주영·구자욱·원태인 줄부상으로 낙마…공백 채울 묘수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KIA 타이거즈의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올해 프로야구는 막을 내렸지만, 2024년의 야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올 시즌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군 스타 플레이어들은 다음달 세계 야구 12개국의 대제전을 통해 다시 야구팬을 찾아간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주최하는 프리미어12가 세 번째 막을 올린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2015년 1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2019년 2회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거뒀다. 김인식 감독이 지휘했던 2015년 1회 대회는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9회 대역전승을 거둔 건 '도쿄 대첩'으로 한국 야구 역사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끈 2019년 2회 대회에서는 결승전에서 일본에 밀려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지만, 2020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는 등 성과도 작지 않았다. 그러나 5년 만에 다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의 현실적인 목표는 슈퍼 라운드(4강) 진출이다. 한국 야구는 이번 대회를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등 굵직한 국제 대회를 대비하는 초석으로 삼고자 한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류중일(61) 감독은 일찌감치 "한국 야구 미래를 위해서라면, 이번 대회는 성적보다는 젊은 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꾸려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한국 대표팀은 김도영(21), 정해영(23·이상 KIA), 김택연(19·두산 베어스), 박영현(21·kt wiz), 김영웅(21·삼성 라이온즈), 김서현(20·한화 이글스) 등 20대 초반 젊은 선수를 대표팀에 대거 발탁했다. 이번 대회 B조에 속한 한국은 다음달 13일부터 대만에서 조별리그 경기를 치른다. 대만(13일), 쿠바(14일), 일본(15일), 도미니카공화국(16일), 호주(18일)까지 5개 국가와 풀리그 방식으로 대결해 상위 2개국이 슈퍼 라운드에 진출한다. A조에는 멕시코, 미국, 베네수엘라, 네덜란드, 파나마, 푸에르토리코 등 강호들이 포진했다. 만만한 상대가 하나도 없어서 우리나라는 슈퍼 라운드 진출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우리 대표팀은 여러 변수 때문에 최상의 전력을 꾸리지 못했다. 김혜성(25·키움 히어로즈), 강백호(25·kt), 박세웅(28·롯데 자이언츠) 등 주축이 돼야 할 20대 중후반 선수 일부는 기초군사훈련 일정으로 프리미어12에 출전하지 못한다. 더 큰 문제는 부상 악재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11일 발표한 프리미어12 훈련 명단 35명에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인 문동주(20)와 노시환(23·이상 한화)이 빠졌다. 두 선수 모두 부상 때문에 출전이 무산됐다. 게다가 KBO가 훈련 명단을 발표한 지 보름 만에 추가로 부상 선수가 줄줄이 나왔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준 왼손 투수 손주영(25·LG 트윈스)은 가을 역투 여파로 팔꿈치에 탈이 났다. 대표팀 주장으로 낙점했던 구자욱(31·삼성)은 플레이오프에서 다친 무릎 때문에 한국시리즈조차 나서지 못하는 처지라 사실상 프리미어12 출전이 어렵다. 여기에 원태인(24·삼성)마저 KIA와 한국시리즈 4차전이 끝난 뒤 어깨를 다쳐 대표팀에서 낙마했다. 이로써 훈련 소집 명단에 남은 선발 투수 요원은 고영표, 엄상백(이상 kt), 곽빈, 최승용(이상 두산) 단 4명뿐이다. 프리미어12 조별리그가 5경기인 점을 고려하면 선발 투수가 하나 부족한 셈이다. 이에 따라 대표팀은 외부에서 선발 요원을 한 명가량 추가로 수혈해 빈자리를 채운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한국 야구 대표팀은 목표를 낮춰 잡지 않는다. 대표팀은 구자욱을 대신해 송성문(28·키움)을 주장으로 선임하고 힘차게 훈련을 시작했다.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을 더해줄 박동원(34), 홍창기(30·이상 LG) 등 베테랑 선수가 포진한 야수진은 큰 문제가 없다. 또한 박영현, 김서현, 정해영, 김택연 등 불펜 투수들의 패기와 기량은 역대 어느 대표팀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 지난 24일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 중인 야구 대표팀은 다음달 6일 국군체육부대와 평가전을 끝으로 28인 최종 엔트리를 확정할 계획이다. 다음달 1일과 2일에는 프리미어12 조별리그 상대인 쿠바와 고척돔에서 두 차례 평가전도 치른다. 대표팀은 예열을 마치고 11월 8일 결전지 대만으로 떠날 참이다. 4bun@yna.co.kr <연합뉴스>
2024-10-29 09:07:20
'37세 베테랑' 최정, 역대 3호 '두 번째 100억원 계약' 보인다 FA 선발 최원태·엄상백, 불펜 김원중, 내야수 류지혁·심우준도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야구는 끝났다. 하지만 야구 이야기는 계속된다. 2024 프로야구를 통해 현재 위치를 확인한 KBO리그 10개 구단은 스토브리그를 통해 전력 강화에 나선다. '겨울 야구'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 개장을 통해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규정에 따라 한국시리즈(KS) 종료 5일 이내에 FA 자격선수를 공시한다. FA 자격선수는 공시 후 이틀 안에 FA 신청 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KBO 총재는 신청 마감일 다음날 FA 승인 선수를 공시한다. 이후엔 모든 구단이 FA 영입에 나설 수 있다. 이번 FA시장에 리그를 흔들만한 초대형급 선수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역대 14번째 '100억원 계약'을 끌어낼 만한 선수는 있다. SSG 랜더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최정(37)이다. 2014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 4년 86억원, 2018년 SK와 6년 최대 106억원에 FA 계약한 최정은 올겨울 세 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그는 올 시즌 적지 않은 나이에도 12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1, 37홈런, 107타점으로 활약하며 리그 최정상급 실력을 과시했다. 소속 팀 SSG는 이미 계약 총액 100억원 이상을 고려 중이다. 최정이 100억원 이상의 장기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면 김현수(LG 트윈스), 양의지(두산 베어스)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두 번 이상 100억원대 계약을 맺은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두산의 아이콘 허경민(34)의 행선지도 프로야구 팬들의 관심사다. 2021년 7년간 최대 85억원에 사인한 허경민은 선수 옵션에 따라 이번 FA 시장에 나올 수 있다. 허경민 역시 올 시즌 115경기에서 타율 0.309, 7홈런, 61타점으로 활약했다. 마운드에선 선발 자원 최원태(27)와 엄상백(28)이 눈에 띈다. 최원태는 올 시즌 LG에서 9승 7패 평균자책점 4.26의 성적을 거두며 제 몫을 했다. 엄상백도 kt wiz에서 13승 10패 평균자책점 4.88로 활약했다. 10개 구단 모두 토종 선발 투수 가뭄에 시달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영입 경쟁 구도에 따라 두 선수의 몸값은 상당한 수준으로 치솟을 수도 있다. 다만 두 선수 모두 포스트시즌마다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는 약점으로 지적된다. 불펜 자원으로는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김원중(31)과 KIA 타이거즈의 장현식(29)과 임기영(31)이 경쟁력을 보인다. 특히 2020년부터 롯데의 뒷문을 걸어 잠근 김원중은 불펜 최대어로 꼽힌다. 2024 홀드왕 노경은(40·SSG)도 건재를 과시했기에 불펜 문제를 겪는 팀들이 영입 추진할 수도 있다. 내야수 중에서는 삼성 라이온즈 류지혁(30)과 kt 심우준(29), 한화 이글스 하주석(30)이 시장에 나온다. 세 선수 모두 공격과 수비, 주루에서 경쟁력이 있다. 이 중 류지혁은 삼성에서 젊은 내야수들을 이끄는 리더 역할을 했다. 각 팀을 이끄는 지도자들의 이동도 활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우선 공석이던 NC 다이노스 감독 자리를 LG에서 코치로 활동하던 이호준 신임 감독이 꿰찼다. 2017년 NC에서 은퇴한 이호준 감독은 NC에서 타격코치로 재직하다가 LG로 옮겨 지도자 생활을 이어갔고 올해 친정팀 감독으로 복귀했다. NC는 이호준 감독을 보좌할 수석 코치로 서재응 코치를 선임했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 코치는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의 외야 수비 및 주루 코치로 돌아왔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t에 2연패로 탈락한 두산은 박흥식 수석코치, 김한수 타격 코치 등 코치 6명과 작별하며 대대적인 물갈이를 시작했다. cycle@yna.co.kr <연합뉴스>
2024-10-29 09:07:20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윤동희(21·롯데 자이언츠)는 "다양한 투수를 만날 수 있는 국제대회가 정말 재밌다"고 했다. 2022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23세 이하 월드컵,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출전하며 국제대회의 매력에 빠졌다. 올해 가을에는 2024 WBSC 프리미어12에도 출전할 전망이다. 소집 훈련 명단에 포함돼 서울 구로구 고척돔에서 훈련한 윤동희는 28일 "아직은 긴장한 상태"라며 "선배들이 정말 잘 친다. 최종 엔트리 승선을 장담할 수 없다"고 조심스러워했다. 하지만, 윤동희는 '우타 외야수'라는 장점을 지닌 데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타율 0.293, 14홈런, 85타점, OPS(출루율 장타율) 0.829로 활약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부상 선수가 발생해 '교체 선수'로 태극마크를 달고서 23타수 10안타(0.435), 1홈런, 6타점을 올린 기억도 있다. 윤동희는 "아시안게임에서 잘했다고, 다른 대회에서도 같은 결과를 얻지는 못한다"며 "더 열심히 노력해야 아시안게임과 비슷한 성적이라도 낼 수 있다"고 몸을 낮췄다. 프리미어12는 WBSC 랭킹 상위 12개국이 출전하는 국제대회다. 윤동희가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만난 선수들보다 훨씬 뛰어난 선수들이 출전한다. B조에 속한 한국은 대만에서 11월 13일 대만, 14일 쿠바, 15일 일본, 16일 도미니카공화국, 18일 호주와 차례대로 맞붙는다. 윤동희는 "나는 국제대회가 정말 재밌다. 타석에서 생소한 공을 보는 것도 신기하다. 소속팀 때와는 또 다른 책임감을 느낀다"며 "프리미어12에서는 다양한 나라 선수들과 만날 수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보다 더 재밌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생소한 투수를 공략하면 즐거움이 더 커진다. 윤동희는 아시아 젊은 선수들 사이에서 경쟁력을 증명했다. 이제는 한 단계 더 높은 프리미어12에서 경쟁력을 시험한다. 윤동희는 "전력분석팀에서 준비해 준 영상을 시간 날 때마다 본다. 확실히 상대 투수들의 공이 좋다"며 "최종 엔트리에 뽑힌다면, 철저히 준비하고 과감하게 공략하겠다"고 약속했다. jiks79@yna.co.kr <연합뉴스>
2024-10-29 09:07:19
[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V12를 달성한 KIA 타이거즈, '돈벼락'도 눈앞이다. 2024 KBO리그는 역대급 흥행 속에 마무리 됐다. 한국 프로스포츠 전인미답의 천만관중 시대를 맞이했다. 열기는 가을야구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와일드카드결정전부터 한국시리즈 5차전까지 16경기 모두 매진됐다. 누적 관중은 35만3550명. V12라는 결실을 이룬 KIA는 '대박'을 눈앞에 두고 있다. KBO는 포스트시즌 누적 수익 중 운영경비 40%를 제한 나머지 금액을 차등 배분한다. 운영경비 제외 비용 중 20%를 페넌트레이스 우승팀에 배분하고,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40%, 준우승팀은 19.2%, 3위팀이 11.2%, 4위는 7.2%, 5위가 2.4%를 가져간다. 페넌트레이스 우승팀인 KIA는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면서 60%의 수익을 챙길 수 있게 됐다. 총입장 수익 약 146억원에서 경비 40%를 제한 금액의 60%인 약 52억5000만원 정도가 우승팀 KIA에게 돌아가게 된다. 준우승팀 삼성에는 약 16억8000만원, PO에서 패한팀 LG에는 약 9억8000만원, 준PO에서 패한 구단 KT에 약 6억3000만원,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패한 구단 두산에는 약 2억1000만원 정도가 배분된다. 올해 가을야구는 한국시리즈가 펼쳐지기 전 '대박'을 예약했다. 플레이오프까지 11경기 만 누적 입장 수익이 총 104억503만500원으로 2015년 15경기에서 벌어들인 103억9222만6000원을 넘어섰다. KT-두산의 와일드카드전 2경기에 총 4만7500명이 입장해 21억5168만7000원을 벌었다. KT-LG 간의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 10만6540명을 모아 45억8300만9000원, LG, 삼성 간의 플레이오프 4경기엔 9만4600명을 불러들여 총 36억7033만4500원의 입장 수익을 챙겼다. 5경기 모두 매진된 한국시리즈 5경기엔 총 10만4900명이 입장했다. 한국시리즈까지 총 누적 수익은 부가세 포함, 145억8855만3500원이다. 총 96억원의 입장수입이 발생한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한 LG 트윈스에 배당된 금액은 약 29억4300만원이었다. 2022시즌 사상 첫 페넌트레이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했던 SSG 랜더스는 약 34억6000만원을 벌었다. KIA는 지난해 LG보다 약 80% 가까이 더 많은 돈을 챙기게 된다. KIA는 올 시즌 홈 73경기 총 125만9249명의 관중을 동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누적 수입은 153억5124만3540원을 기록했다. 가뜩이나 역대 최다 관중수입을 확보했는데 이번 통합 우승으로 다시 한 번 '잭팟'을 터뜨리게 됐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2024-10-29 08:42:12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KIA 타이거즈가 7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 키포인트는 '조화와 팀워크'다. 1981년생인 이범호 KIA 감독은 10개 구단 사령탑 중 최연소, 그것도 올해 지휘봉을 처음 잡은 초보 감독이었다. 반면 KIA에는 팀의 역사를 바꿔놓을 힘을 지닌 선수들이 가득했다. 한국시리즈 최고령 기록을 연일 바꿔놓는 노장부터 오랫동안 팀을 이끌어온 '대투수', 리그 최고 타자 계보를 이어가는 팀을 이끈 주장, 시즌 MVP가 유력한 슈퍼스타까지 두루 갖춘 강팀이었다. 2024 한국시리즈 우승은 이들 모두가 자연스럽게 하나로 뭉친 결과물이다. 어느덧 KIA 레전드로 기록될 최형우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그는 올해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스스로를 주연도 조연도 아닌 '단역'이라고 했다. "후배들 덕분에 은퇴 전에 한국시리즈 무대에 한번더 설 기회를 받았다. 후배들이 나를 우승 멤버로 만들어줄 것"이라며 웃었다. 하지만 최고참 최형우의 존재감은 2024년에도 건재했다. 타율 2할8푼 22홈런 109타점, OPS(출루율 장타율) 0.860으로 팀 타선의 중심이자 정규시즌 우승의 주역이었다. 한국시리즈 무대에선 한걸음 한걸음이 신기록이다. 이번 시리즈에서 역대 최고령 야수 신기록(40세 10개월 5일)을 비롯해 최고령 안타, 타점 기록도 경신했다. 2루타도 한국시리즈 통산 12개째를 기록하며 이또한 대선배 전준호(11개)를 제치고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5차전에선 솔로포를 쳐 40세 10개월 12일로 지난 2022년 SSG의 김강민이 기록한 최고령 홈런(40세1개월 25일)을 자신의 이름으로 바꿨다. 양현종은 꿋꿋하게 마운드를 지켰다. 7년전 11번째 우승 당시 팀의 에이스이자 대들보였던 양현종은 외인난에 시달린 올해도 늘 푸른 소나무마냥 광주 마운드를 지켰다. 171⅓이닝을 책임지며 11승5패 평균자책점 4.10, 한국시리즈에서도 2차전서 승리투수가 됐다. KIA 역대 주장 계보를 책임지는 나성범과 김선빈의 불방망이 역시 12번째 우승의 중심에 있다. 올시즌 38홈런 40도루를 몰아친 김도영의 스타성, 턱 부상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오른 네일의 책임감, 끝내 부담감을 극복해낸 3년차 외인 소크라테스와 새 얼굴 라우어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필승조 전상현, 마무리 정해영을 비롯해 전면의 스타플레이들을 뒷받침하는 박찬호 이우성 최원준 등 빈틈없는 라인업이야말로 KIA의 진짜 힘이다. 올해 우승은 이들 모두를 한덩이로 아우른 신구조화의 힘이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2024-10-29 08:21:03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7년 만에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 통합 제패로 V12를 일군 KIA 타이거즈. 숱한 악재를 뚫고 맛본 환희다. '우승후보' 타이틀을 안고 올해를 맞이했으나, 캠프 출발 직전 감독 교체와 선발진 줄부상, 외국인 선수 교체까지 시즌 내내 쉴 틈이 없었다. 이럼에도 KIA는 선두 자리를 꿋꿋하게 지켜 페넌트레이스 정상에 올랐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삼성 라이온즈를 4승1패로 제압하며 V12 목표를 달성했다. 그라운드를 지배한 호랑이들의 화려한 발걸음, 그 이면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과 노력, 눈물로 이들을 물심양면 지원한 이들이 있었다. 최준영 대표이사는 KIA가 다시금 강팀 타이틀을 되찾는 데 지대한 공을 세웠다. 부임 초기부터 육성 강화를 위해 퓨처스(2군) 둥지인 함평 챌린저스필드에 대대적 투자를 실시했다. 현장-프런트 보고 체계 및 문화를 일신하면서 '올드 팀'이라는 달갑잖은 시선을 받던 KIA의 분위기도 바꿨다. 마케팅 등 팬들과 접점을 이룰 수 있는 시도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무엇보다 선수단이 외풍에 흔들리지 않도록 방패막이를 자처했고, 변수가 생길 때마다 빠르게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든든한 아버지' 노릇을 했다. 심재학 단장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5월 취임한 그에게 주어진 첫 임무는 '수습'이었다. 전임 단장 시절 벌어진 사건으로 개점휴업 상태가 됐던 운영-육성-데이터 파트를 추스르고 움직이게 하는 것 뿐만 아니라 현장과도 소통해야 했다. 육성을 위해 호주 프로야구 및 미국 트레이닝 시설에 선수 파견 시스템을 정립했다. 올해 캠프 직전 감독 교체 상황에선 장고 끝에 가장 합리적인 해답을 내놓았다. 시즌 중 외국인 선수 교체 및 리스트업, 드래프트 선발, 퓨처스(2군) 육성, 새 시즌 캠프지 물색 등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냈다. 그림자 역할을 자처하면서도 좀처럼 벌어지지 않는 2위와의 격차 탓에 남모를 속앓이를 하기도. 이밖에도 KIA의 V12는 수많은 언성히어로가 합심해 만든 작품이다. 김잔 전력기획팀장은 외국인 선수 수급, 전력 분석 데이터 활용 등을 지원하며 KIA의 팀 체질 개선에 큰 공헌을 했다. KIA 선수 출신인 권윤민 운영1팀장은 시즌 일정에 맞춰 선수단과 동고동락했고, 훈련 중엔 배팅볼 투수, 수비 보조로 나서는 등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자처했다. 권 팀장과 함께 호흡을 맞춘 운영팀 전준홍 프로, 1년 내내 선수단 살림살이 전반을 책임진 1군 매니저 이우중 프로의 역할도 빠질 수 없다. 홈, 원정 경기 가릴 것 없이 선수단과 동행하며 구단과 팬의 가교 역할을 수행한 홍보팀 이석범 팀장 및 박상우 배경수 프로도 KIA 타이거즈가 지역을 넘어 전국구 사랑을 받는 구단으로 빛나게 한 숨은 영웅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2024-10-29 08:16:37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불완전 어깨 탈구(shouler luxation)'로 출전이 불투명했던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월드시리즈 3차전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다저스는 29일(이하 한국시각)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3차전 라인업을 오타니-베츠-프리먼-테오스카-먼시-스미스-럭스-키케-에드먼 순으로 구성했다. 오타니는 지난 27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차전에서 7회말 볼넷으로 출루한 뒤 테오스카 타석에서 2루 도루를 하다 슬라이딩할 때 왼손이 땅에 강하게 닿으면서 어깨 통증을 일으켰다. 몇 분간 2루에 누워 고통을 호소하던 오타니는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으며 왼쪽 어깨를 오른손으로 감싼 채 더그아웃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라커룸에서 즉석 실시한 테스트에서 불완전 탈구 진단이 나왔다. 그런데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왼쪽 어깨 불완전 탈구다. 그러나 지금 팔에 힘을 쓰는 것이나 움직이는 범위는 좋다. 오타니는 3차전 라인업에 남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큰 부상은 아니라는 예상했었다. 다른 선수들이 뉴욕으로 떠난 사이 LA에 남아 이튿날 MRI 검진을 받은 오타니는 어깨 상태가 양호하다는 진단을 들었다. 일시적 탈구였다는 얘기다. 그는 곧바로 뉴욕행 비행기에 올랐다. 로버츠 감독은 충격이 컸던 만큼 3차전 출전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가 이날 경기 전 오타니가 스윙과 러닝을 마치고 출전 의사를 밝혀 결국 라인업에 포함했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전 공식 인터뷰에서 "그는 출전 의지가 대단히 단호했다(very adamant)"며 "어젯밤 여기 와서 케이지에서 스윙하는 걸 봤는데 매우 좋고 강해 보였다. 공이 잘 맞아 나갔다. 우리 스태프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오타니의 마음에는 첫 날부터, 즉 엊그제 저녁부터 출전 의지가 확고했다"고 밝혔다. 오타니가 출전 의지를 드러내 보여 라인업에 올렸다는 뜻이다. 뿐만 아니라 오타니는 부상을 당한 직후부터 선수들에게 이와 관련해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맥스 먼시는 MLB.com에 "2차전이 끝나고 공항으로 가던 중 오타니가 선수단 전체에 문자를 보냈다. 자기 몸 상태가 괜찮다고 하더라. 뛸 것이라고 했고, 그래서 우리 모두 그 순간을 그냥 옆에 놓고 '좋아, 오타니가 우리에게 확신을 줬어. 라인업에 들도록 준비를 해야겠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어깨 상태가 정확히 어떤지 MRI 검사도 받기 전 선수들에게 3차전 출전 의지를 드러낸 것이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2024-10-29 08:10:57
"그동안 대표팀 위해 헌신한 선배들께 감사"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젊은 선수를 주축으로 대표팀 명단을 작성하면서도 류중일(61)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고영표(33·kt wiz)가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KBO 전력강화위원회도 이에 동의했다. '현역 한국 최고의 잠수함 투수' 고영표는 한국 대표팀 투수 최고참으로 11월에 열리는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출전할 전망이다. 대표팀 훈련이 열린 2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고영표는 "후배들과 같이 지내니 나도 젊어진 것 같다"고 웃은 뒤 "그동안 선배들이 국제대회에서 한국 야구를 위해 헌신하셨다. 정말 감사하다. 나와 후배들이 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동국대를 졸업하고 2014년 프로에 입문한 고영표는 서른이던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처음 성인 국가대표에 뽑혔다. 태극마크를 조금 늦게 달았지만, 이제 고영표는 '국제대회에 꼭 필요한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고영표는 2021년 도쿄 올림픽,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이어 올해 프리미어12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뛴다. 류 감독과 전력강화위원회가 아직 최종 엔트리(28명)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고영표 발탁은 100%에 가깝다. 류 감독은 고영표를 프리미어12에 선발로 등판할 투수로 분류하고 등판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손주영(LG 트윈스) 등 선발 자원이 부상으로 프리미어12 출전이 불발되면서 고영표의 등판 시점이 더 중요해졌다. 올해 프리미어12에서 한국은 B조에 속해 11월 13일부터 대만에서 경기를 치른다. 13일 대만, 14일 쿠바, 15일 일본, 16일 도미니카공화국, 18일 호주와 차례대로 맞붙어 조 2위 안에 들어야 일본으로 건너가 슈퍼라운드를 치를 수 있다. 고영표는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면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 이번 대회에서도 어떤 경기에 어떤 보직으로 나서더라도 최선을 다해 던질 것"이라며 "올해 KBO리그가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내야 한국 야구 위상이 높아지고, 팬들께 더 사랑받을 수 있다. 책임감을 안고 던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도쿄 올림픽과 WBC에서는 선배들이 있어서, 내가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나도 꾸준히 국제대회에 출전했고, 이번에는 투수 최고참이 됐으니 이제는 후배들을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고영표는 프리미어12 대표팀 동료들과 빨리 가까워지고자 회식도 제안했다. 그는 "(전체 최고참) 박동원 선배와 주장 송성문에게 '회식을 하자'고 말했다. 내 사비를 쓸 용의도 있다"고 했다. 대표팀 훈련에 합류하기 전, 고영표는 뜨거운 가을을 보냈다. 그는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4경기 9⅔이닝 8피안타 3실점(평균자책점 2.79)으로 호투했다. 고영표는 "kt가 더 높은 곳에 올라가지 못해 아쉽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이어 2년 연속 가을 무대에서 LG에 패한 것도 아쉽다"고 말하면서도 "포스트시즌에서 남은 아쉬움을 프리미어12에서 털어내고 싶다"고 바랐다. 고영표가 도미니카공화국전에 등판하면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kt의 승리를 위해 함께 뛴, 멜 로하스 주니어와 맞붙을 수도 있다. 고영표는 "로하스와 만나면 어떤 공을 던져야 할까, 고민해본 적이 있다. 만약 실제로 만나게 되면 나만의 방식으로 상대해보겠다"고 씩 웃었다. jiks79@yna.co.kr <연합뉴스>
2024-10-29 07:50:59
"선발 투수 무너졌을 때 가장 힘들었다…메워준 선수들에게 고마워" "마음속 MVP는 김도영…팀 자체가 변했다" (광주=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2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 5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7-5로 꺾고 우승한 뒤 샴페인 냄새가 짙게 풍기는 우승 티셔츠를 입고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왔다. 상기된 얼굴로 자리에 앉은 이범호 감독은 마이크로 인사말을 전하다가 다시 마이크를 내려놓곤 "그냥 큰 목소리로 인터뷰하겠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취임 첫해 KS 우승을 차지한 이범호 감독은 사령탑으로서 품위를 지키려는 듯 곧은 자세로 취재진과 눈을 맞추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 감독은 지난 1년간 KIA가 걸어온 길을 소개하면서 앞으로 걸어갈 길도 설명했다. 초보 감독의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다. 다음은 이범호 감독과 일문일답. -- 우승한 소감은? ▲ 팀을 맡은 뒤 힘든 시기도, 좋은 시기도 있었다. 항상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 -- 처음 감독이 됐을 때 팀 상황이 좋지 않았는데, 우승에 관한 기대감이 있었나. ▲ 2년 안에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승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선수들도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KIA엔 좋은 젊은 선수가 많고 능력 좋은 베테랑 선수도 많다. 더 발전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 선수 때 우승한 느낌과 감독으로서 우승한 느낌은 무엇이 다른가. ▲ 선수, 감독을 떠나 홈에서 우승하니까 매우 좋다. 그동안 광주 팬들께 우승의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꼭 이곳에서 우승하고 싶었다. 목표 달성하게 돼 감사하다. -- 경기 초반 5점을 내주는 등 위기가 있었는데. ▲ 막으면 승산 있다고 봤다. 삼성은 등판할 투수가 많이 없기 때문에 지금부터 잘 막으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김도현을 투입한 뒤 필승조를 붙이면 따라갈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득점 기회가 2사 이후에 많이 나왔다. 선수들이 긴장해서 어려운 상황이 됐다. 그래도 극적으로 우승하게 돼 매우 감사하다. -- 정규시즌을 돌아봤을 때 가장 큰 위기는 어느 순간이었나. ▲ 선발투수들이 빠졌을 때 힘들었다. 야수는 대체할 수 있지만 선발 투수는 어렵다. 불펜진도 부하가 걸리더라. 이의리, 윤영철, 제임스 네일이 빠질 때마다 고민했는데 김도현, 황동하 등이 잘 메워줬다. -- 마음속의 최우수선수(MVP)는. ▲ 김도영의 빠른 성장으로 팀 자체가 변했다. 김도영이 안 나왔다면 젊은 선수들이 쉽게 변화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김도영이 내야의 한 자리를 맡아주면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김도영처럼 많은 젊은 선수들이 성장했으면 좋겠다. -- 젊은 투수 중 곽도규도 잘했는데. ▲ 윤영철, 김도영, 정해영 등 성장하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앞으로 무서운 팀이 될 것이다. 곽도규도 성장 가능성이 보여서 개막전 어려운 상황에 투입했다. 대담하게 던지더라. 곽도규가 필승조에 합류하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불펜이 잘 만들어지면서 선발투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해도 잘 버틸 수 있었다. -- 앞으로 어떤 선수의 성장을 기대하나. ▲ 윤영철은 내년 선발 한 자리를 지켜줄 것이라 기대한다. (부상 이탈한) 이의리가 돌아오면 더 강해질 것이다. 신인 선수, 2군 선수들도 성장하길 기대한다. -- 포수 김태군이 1표 차이로 KS MVP를 놓쳤는데. ▲ 아까 시상식 후 내 옆구리를 찌르면서 팀 MVP는 없냐고 하더라. (웃음) 볼 배합을 잘해줬다. 김태군, 김선빈 둘 다 매우 잘했다. 다 MVP를 받을 자격이 있다. 김태군은 잘 위로하겠다. -- 처음 KIA와 선수 계약할 때를 돌아보면. ▲ 한화 이글스에서 선수 생활을 할 때 광주에 올 때마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 KIA에서 날 영입할 것 같았다. 광주 팬들은 이름이 호랑이인데 왜 광주에 안 오냐고 했다. 내가 잘하면 KIA가 이름 때문이라도 날 불러주겠다고 생각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뛸 때 외로웠는데, 구단에서 날 찾아와주셨다. 그때 생각이 아직도 생생하다. 감사드린다. 선수 생활을 거쳐 감독까지 맡아서 우승하게 됐다. 앞으로 KIA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감독 부임 첫해에 우승했는데 다음 목표는. ▲ KIA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이 팀을 좋은 팀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의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내 임무다. 우승을 많이 하도록 노력하겠다. -- 우승 후 박찬호가 많이 울더라. ▲ 박찬호의 플레이를 싫어하는 팬들도 있더라. 조금 건들거리는 모습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박찬호처럼 매일매일 열심히 뛰는 선수는 드물다. 박찬호가 원하는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더 멋진 선수가 되도록 이끌겠다. -- 부임 초기를 떠올리면. ▲ 스프링캠프가 열린 호주에서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것 하라'고 했다. 이 약속을 올 시즌 내내 지켰다. 감독의 눈치를 보는 선수가 없어지도록 노력하겠다. 사실 많은 선수는 자기 기량을 못 펼치고 운동을 그만둔다. 기량을 펼치는 선수가 많도록 팀을 이끌겠다. -- 왕조를 만들기는 쉽지 않은데. ▲ 선수들이 자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년에 다시 우승하고 싶다. 우승의 기쁨은 올해에 끝난다. 왕조를 만드는 건 어렵다. 구단 전력은 다 비슷비슷하다. 차근차근 올라가는 팀을 만들겠다. cycle@yna.co.kr <연합뉴스>
2024-10-29 07:50:13
2009년 KS 엔트리 탈락했던 '작은 거인' 김선빈, 15년 뒤 MVP 영예 KS 5경기서 타율 0.588…4차전 만루포 친 김태군 한 표 차로 제쳐 집요하게 투구 수 늘린 김선빈…사자 군단 마운드 폭격 (광주=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KIA 타이거즈의 주전 내야수 김선빈(34)은 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명승부로 꼽히는 2009년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우승 현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지 못했다. 프로 2년 차였던 김선빈은 정규시즌 72경기에서 타율 0.293으로 활약했지만, 뜬공 처리의 불안함을 지우지 못하고 KS 엔트리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김선빈의 KS 출전의 꿈은 그로부터 8년이 지난 2017년에 이뤄졌다. 그해 정규시즌에서 타율 0.370으로 타격왕에 올랐던 김선빈은 당당히 엔트리 한자리를 꿰찼고, 8년 묵은 한을 풀어냈다. 당시 김선빈은 두산 베어스와 KS 5경기에서 모두 출루하는 등 타율 0.357로 맹활약하며 팀의 11번째 KS 우승을 이끌었다. 다만 김선빈은 KS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단 한 표도 얻지 못했다. 영예는 1승 1세이브를 거둔 양현종에게 돌아갔고, 타율 0.526을 기록한 외국인 선수 로저 버나디나, KS 5차전에서 만루홈런을 친 이범호(현 KIA 감독)만이 득표했다. 2009년 KS 엔트리 탈락, 2017년 KS 조연에 그쳤던 김선빈은 KIA의 12번째 KS 우승 현장에서 시리즈 MVP에 오르며 드디어 주연으로 거듭났다. "2009년 우승했을 땐 화나고 억울해서 리모컨을 집어던졌다"고 웃으며 떠올린 김선빈은 "2017년에는 어렸는데 지금은 고참급이기 때문에 올해 우승이 더 감동적이고 울컥했다"고 비교했다. 키 165㎝의 '작은 거인' 김선빈은 "입단 때부터 '키가 작아서 안 된다. 한계가 있다'는 안 좋은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오늘 MVP로 그 편견을 깬 것 같다"며 "키가 작은 선수들에게 용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선빈은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S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에 6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2회 상대 선발 원태인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팀 첫 안타를 생산했다. 그는 4회 원태인과 10구 접전 끝에 4구를 얻어내는 등 상대 배터리를 집요하게 괴롭히며 타선을 이끌었다. 해당 경기는 6회초에 내린 비로 서스펜디드게임이 됐고, 23일 같은 장소에서 재개했다. 김선빈은 0-1로 뒤진 7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볼넷을 얻어내며 대량 득점의 물꼬를 텄다. KIA는 7회에 대거 4점을 뽑아내며 역전승했다. 김선빈은 같은 날 이어 열린 KS 2차전에서도 펄펄 날았다. 1회 첫 타석부터 적시타를 쳤고, 6-1로 앞선 5회말 공격에선 희생타를 날려 쐐기 타점을 올렸다. 팀이 패배한 KS 3차전에서도 김선빈은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작렬하며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했다. 그는 26일 KS 4차전에서 2루타 2개를 포함해 5타수 3안타를 쳤다. 특히 1회 공격 첫 타석에서 원태인과 10구 접전을 펼친 뒤 좌측 담장을 맞히는 2루타를 때려 사자 군단의 전의를 무너뜨렸다. 김선빈은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S 5차전에서도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2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선빈은 0-3으로 뒤진 1회말 무사 1루 기회에서 상대 선발 이승현의 공에 맞아 사구로 출루했다. 이후 KIA는 나성범의 희생타로 한 점을 만회했다. 김선빈은 4회 좌전 안타를 쳤고, 3-5로 뒤진 5회 1사 1, 3루에서 볼넷을 얻어내 베이스를 채웠다. KIA는 이후 상대 투수 폭투로 두 점을 얻어내 5-5 동점을 만들었다. KIA는 김선빈 활약에 힘입어 삼성을 7-5로 누르며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KS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KS 5경기에서 타율 0.588(17타수 10안타), 2타점, 3득점을 기록한 김선빈은 KS MVP 투표 99표 중 46표를 얻어 포수 김태군(45표)을 한 표 차로 제치고 선수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KS MVP로 선정된 김선빈은 부상으로 기아자동차 EV6와 트로피를 받았다. 제임스 네일은 6표, 최형우와 곽도규는 각각 1표씩 얻었다. cycle@yna.co.kr <연합뉴스>
2024-10-29 07:50:13
NC에선 양의지, 삼성에선 강민호에게 밀렸던 만년 조연 KS 4차전서 한풀이 만루포…한 표 차로 KS MVP 놓쳐 (광주=연합뉴스) 김경윤 홍규빈 기자 = KIA 타이거즈의 안방마님 김태군(34)은 지난해까지 '만년 백업'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그는 2018년까지 NC 다이노스의 주전 포수로 활약했지만, 경찰 야구단에 입대한 사이 NC가 양의지(현 두산 베어스)를 영입하면서 그의 가치는 곤두박질쳤다. 주전에서 백업으로 내려간 김태군은 NC에서 더는 빛을 보지 못했고, 2021년 12월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다. 삼성에서도 김태군은 조연 역할을 벗어나지 못했다. 주전 포수 강민호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다시 트레이드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김태군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지난해엔 급성 간염으로 한동안 고생하기도 했다. 당시 김태군은 "의료진이 스트레스 받으면 안 된다고 야구 시청 금지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힘든 나날을 보내던 김태군은 지난해 7월 내야수 류지혁과 맞트레이드로 KIA로 이적했고, 호랑이 군단에서 드디어 꽃을 피웠다. 올 시즌 정규리그 105경기에 출전한 김태군은 안정적인 마운드 운용과 기대 이상의 타격 성적을 거두며 팀을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끌었다. 타석에선 타율 0.264, 7홈런, 34타점을 올리며 활약했고, 포수로선 팀 평균자책점 1위(4.40)에 큰 몫을 했다. 김태군은 KS에서 더욱 빛났다. 그는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S 4차전 3-0으로 앞선 3회초 2사 만루에서 삼성 송은범의 높은 슬라이더를 받아쳐 왼쪽 담을 넘기는 그랜드슬램을 작렬했다. 김태군이 포스트시즌에서 홈런을 친 건 통산 처음이었고, 만루 홈런을 터뜨린 건 정규시즌을 포함해서도 최초였다. 김태군은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S 5차전에서 꿈에 그리던 '우승 포수'가 됐다. 7-5로 앞선 9회초 2사에서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던진 마지막 공을 받은 뒤 마운드로 뛰어 올라가 감격의 순간을 만끽했다. 꿈에 그리던 '우승 포수'가 된 순간이었다. 그는 2020년 NC의 일원으로 통합우승을 경험했지만, 당시엔 양의지에게 밀려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김태군은 당당히 호랑이 군단의 중심에 섰다. 김태군은 KS 최우수선수상(MVP) 투표에서 99표 중 45표를 얻었다. 김선빈(46표)에게 한 표 차이로 밀려 MVP 트로피를 들지 못했지만, 김태군은 아쉬운 표정을 짓지 않았다. 이날 경기가 끝나고 만난 김태군은 "(표를 주지 않은) 한 명이 누군지 알고 싶다"고 농담한 뒤 "다른 선수가 받았어도 인정했겠지만 89년생 친구가 받았기 때문에 더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군 복무를 마치고 힘들었던 2019시즌을 돌아보며 "찬밥 신세였다. 코로나 시즌이기도 했고 팀에 피해만 주지 말자는 생각이었기 때문에 재미없는 시즌을 보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올해는 큰 계약을 한 시즌이어서 책임감과 부담감이 같이 있었는데, 좋은 시즌을 보내고 우승 타이틀을 받았기 때문에 저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달라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친정팀 삼성을 상대한 것을 두고는 "삼성에서의 시간을 발판 삼아 야구를 재밌게 할 수 있었다. 제가 감사한 마음을 가진 팀과 한국시리즈에서 붙어서 우승 포수 타이틀을 달면 더 큰 선수로 발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cycle@yna.co.kr <연합뉴스>
2024-10-29 07:50:12
[광주=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끝날 줄 모르는 물세례를 피해 반대쪽으로 달린 김선빈을 기다리고 있던 건 키스톤 콤비 박찬호의 물병 스파이크였다. 한국시리즈 MVP 발표 직전 감독상을 받고 자리로 돌아온 이범호 감독과 양현종은 김선빈을 가리키며 세리머니를 준비했다. 기자단 투표 총 99표 중 46표를 받은 김선빈은 45표를 받은 김태군을 1표 차이로 따돌리고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샴페인을 미리 들고 있던 양현종은 김선빈을 향해 세리머니를 펼치며 진심으로 축하했다. 허구연 총재가 한국시리즈 MVP를 발표하기 직전 김선빈만 빼고 모든 선수는 이미 MVP가 누군지 알고 있는 눈치였다. 한국시리즈 5경기를 치르는 동안 타율 0.588 10안타 2타점 3득점 3볼넷을 기록하며 KIA 타선을 이끈 김선빈이 MVP에 선정될 거라 예상한 KIA 선수들은 세리머니를 준비하며 발표를 기다렸다. 허 총재가 한국시리즈 MVP 김선빈을 호명하자 선수들은 달려 나와 물세례를 퍼부으며 진심으로 축하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동료들 축하(?)에 김선빈은 반대쪽으로 달려갔다. 끝나는 듯 보였던 한국시리즈 MVP 축하 물세례. 마무리는 통합 우승 키스톤 콤비 박찬호가 지었다. 물을 다 뿌린 뒤 들고 있던 물병을 김선빈을 향해 마치 송구하듯 강하게 던진 박찬호는 즐거운 표정으로 자리로 돌아갔다. 허구연 총재에게 트로피와 꽃다발을 건네받은 김선빈은 관중석을 향해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기뻐했다. 기념 촬영을 마친 김선빈은 마이크를 잡았다. "행복하시죠. 저도 행복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눈시울이 붉어진 작은 거인 김선빈은 한 시즌 동안 응원해 준 팬들을 먼저 챙겼다. 7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과 함께 MVP까지 수상한 김선빈은 챔필을 가득 메운 KIA 타이거즈 팬들과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을 함께했다.
2024-10-29 07:47:00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올해 말 FA 시장 최대어 뉴욕 양키스 후안 소토를 놓고 '동서(東西) 전쟁'이 벌어질 조짐이다. 지난 겨울 오타니 쇼헤이를 역대 최고액 계약으로 영입한 LA 다저스가 후안 소토에도 투자할 뜻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뉴욕포스트 저명 칼럼니스트 존 헤이먼은 28일(한국시각) '다저스 구단에 관해 잘 알고 있는 관계자에 따르면, 다저스가 양키스 슈퍼스타 후안 소토와 계약하는 사안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양키스와 함께 이미 최강의 공격력을 갖춘 다저스는 소토 영입전에 뛰어들 계획인 것으로 복수의 소식통들이 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토 영입전에서 가장 앞서 있는 구단은 양키스와 뉴욕 메츠다. 여기에 필라델피아 필리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토론토 블루제이스도 언급되고 있다. 물론 다저스도 관심을 기울일 구단으로 꼽히지만, 구체적인 소식통의 코멘트가 나온 것은 이번 보도가 처음이다. 다저스가 소토 영입을 검토할 수 있는 건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해 12월 북미 프로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인 10년 7억달러에 계약하면서 총액의 97%인 6억8000만달러를 나중에 받겠다고 하면서 재정에 여유가 생긴 덕분이다. 지급 유예분을 감안한 오타니 계약의 실질 가치는 약 4억3700만달러다. 그러나 소토의 협상 출발점은 이미 5억달러를 넘어섰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인데, 특히 소토는 지급 유예 없는 계약을 바라고 있어 다저스가 그만한 투자 계획을 갖고 있다는 건 놀라울 수밖에 없다. 문제는 소토가 서부로 갈 생각이 있느냐다. 헤이먼은 '양키스와 메츠는 재정 형편과 뉴욕이라는 연고지 측면에서 가장 유력한 행선지로 꼽힌다. 명문 구단 다저스도 그에게 돈을 쓸 여력을 갖고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그가 서부로 갈 생각이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뉴욕에 정착해 직간접적으로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는 소토가 또다시 서부지역으로 옮기는 걸 선호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2018년 NL 동부지구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데뷔한 소토는 2022년 여름 트레이드를 통해 서부지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옮겼고, 지난 겨울 양키스로 트레이드되며 다시 동부지구로 돌아왔다. 최근 2년 동안 동부→서부→동부로 이삿짐을 쌌다는 얘기다. 헤이먼은 '양키스 관계자들은 메츠(블루제이스도 포함)가 소토 영입전서 강력한 위협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그들은 오타니가 뉴욕에 가는 걸 원하지 않았던 것 이상으로 소토도 캘리포니아주 남부로 돌아가는 걸 원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소토와 다저스의 계약에 관해 양키스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로 여긴다'고 전했다. 하지만 소토가 동부를 선호한다고 해도 다저스가 내미는 조건이 어떠냐에 따라 마음은 흔들릴 수 있다. 또한 소토가 상대적으로 서부지구를 덜 선호하는 것 뿐이지 지난해 샌디에이고에 몸담고 있을 때 연장계약 협상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다저스와의 계약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여기에 양키스가 소토를 잡기에는 재정적 한계가 존재한다는 점도 작용할 수 있다. 같은 매체 칼럼니스트 조엘 셔먼은 지난 22일 '양키스는 소토를 잔류시키길 바라지만, 할 스타인브레너 구단주는 3억달러 이상인 페이롤을 줄이려고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보면 동부의 양키스와 메츠, 토론토, 필라델피아, 서부의 다저스, 샌프란시스코가 소토 영입전에 적극 가담할 구단들로 꼽을 수 있다. 동서부 거대 구단들이 소토 쟁탈전을 뜨겁게 펼친다고 보면 된다. 소토는 2022년 7월 워싱턴 구단의 15년 4억4000만달러 연장계약 오퍼를 소토가 거부했다. 총액의 상당 부분이 지급 유예분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후 소토는 샌디에이고 이적 후 지난해 연장계약 협상에 들어가려다 피터 세이들러 구단주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흐지부지됐다. 포스트시즌서도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소토는 이번에 드디어 '자유의 '몸이 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2024-10-29 07:36:44
[광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저희 선수들 의식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기쁨을 누리기에도 빠듯한 시간이지만 주전 포수는 진심이 담긴 쓴소리를 했다. KIA 타이거즈는 2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7대5로 승리했다. 시리즈전적 4승1패를 기록한 KIA는 정규 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우승하며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구단의 역사상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무엇보다 KIA는 한국시리즈 진출시 12전 12승이라는 '불패 신화'까지 이어갔다. 해태 타이거즈에서 KIA 타이거즈로 모기업이 교체된 후에는 2009년, 2017년 그리고 다시 2024년 우승이다. KIA의 주전 포수인 김태군도 당당히 '우승포수' 타이틀을 달게 됐다. 이날 역전 결승 타점의 주인공인 김태군은 "성적이 안났을때 부담을 느끼는 것이다. 시즌이 시작하기도 전부터 상대팀들이 우리를 우승 후보라고 꼽는 것은 우리가 그만큼 위치가 있는거라고 생각한다. 재밌게 야구를 하려고 한 덕분에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개인적으로도 감회가 큰 우승이다. 김태군은 NC 다이노스 시절이던 2020년 통합 우승을 이미 맛봤지만, 그때 그는 백업 포수였다. 양의지라는 대형 포수에 가려져 출전 기회도 제대로 잡기 힘들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한 경기도 나가지 못했다. 김태군은 "당시 군대 다녀오니 찬밥 신세더라. 그때 정말 야구가 재미 없었다. 코로나19 (여파가 있는)시즌이기도 했고 모든 상황 자체가 재미 없었다. 팀에 피해만 주지 말자는 생각으로 보냈기 때문에 재미없는 시즌으로만 기억에 남아있다"고 했다. 지난해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에서 다시 KIA로 이적한 김태군은 지난 비시즌에 3년 최대 25억원에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백업 포수로서의 설움을 씻고, 당당한 주전 포수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는 자부심이 생겼다. 김태군은 "큰 계약도 했고 책임감과 부담감이 같이 있었다. 이런 좋은 시즌을 보내고 마지막에 우승 타이틀을 받았기 때문에 이제 저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달라질거라고 믿고 있다"고 자신감있게 밝혔다. 그러나 김태군은 할 말을 했다. 동료 선수들, 후배들에게 당부를 잊지 않았다. 'KIA가 왕조 시대를 열어나가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 것 같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태군은 주저 없이 "저는 KIA에 온지 1년 6개월 됐다"고 쑥스럽게 웃으면서도 "우승했다고 자만하지 말고, 선수들 의식을 바꿔야 한다. 그냥 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다. 내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어떻게 운동해야 하는지 선수들 스스로가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선수단 내에 아쉬운 부분들이 보였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김태군은 "있었다. (아쉬운 모습들이)제 눈만 이상한건 아니고, 웬만하면 보일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멘트를 남겼다. 함께 자리한 김선빈도 고개를 끄덕였다. 후배들을 위한 애정이 담긴 쓴소리다. 함께 우승을 일궜지만, 여기서 자만하지 말고 프로 선수로서 더 책임감있고 스스로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당부였다. 광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2024-10-29 07:30:07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초보 같지 않은 초보'. 2024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일궈낸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그랬다.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았다. 호주 스프링캠프 출발 직전 감독 교체 결정이 내려졌다. 막내 코치 신분으로 불과 며칠 전 코치진 앞에서 올 시즌 방향성을 브리핑했던 그에겐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던 상황. 캠프지 도착 후 선수들을 추스르고 본연의 임무를 다하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 이 와중에 심재학 단장으로부터 감독직 제의를 받았고, 졸지에 막내 코치에서 감독이 됐다. 프로야구 사상 첫 1980년대생 감독은 이렇게 탄생했다.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했다. 선수 시절부터 '감독감' 소리를 들을 정도로 호탕한 성격과 리더십, 야구 식견은 인정 받았다. 그러나 은퇴 후 코치 생활 5년차에 접어든 시점. 감독은 무리라는 시선도 있었다. 캠프 중반에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았기에 혼란은 더 클 것이란 평가도 이어졌다. 이 감독은 '웃음꽃 야구'를 전면에 내걸었다. "선수들이 항상 웃으면서 그라운드에서 즐겁게 플레이 할 수 있게 웃음꽃 피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분위기'는 호성적의 필수조건. 모두가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자 한다. 그러나 말로만 되는 게 아니다. 수 십명이 1년 내내 동고동락하면서도 개인 성적과 무관치 않은 야구 선수단 특성을 떠올리면 더 그렇다. 이 감독은 행동으로 실천했다. 훈련 때마다 그라운드 곳곳을 돌았다. 투수-야수 가리지 않고 농을 치기도, 때론 진지한 격려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말을 꺼내기 전엔 스스로 장고를 거쳤고, 의견이 부딪칠 땐 상대 의견을 듣고 수긍할 만하다 판단하면 받아들였다. 고집과는 거리가 멀었다. 최형우는 "감독님과 의견이 부딪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대부분 감독님이 져준다. 선수들 입장에선 그런 부분이 감사한 순간이 있다"고 증언했다. 물론 항상 '져 준 건' 아니었다. 위기 땐 이름 값에 구애받지 않고 에이스를 마운드에서 내렸고, 연속 실책이 나올 땐 대체 불가 유격수를 빼는 강단도 선보였다. 경우의 수를 치밀하게 계산한 뒤, 결정을 내리면 뒤돌아보지 않고 전진했다. 스트레스가 없는 건 아니었다. 선발 투수 줄부상, 2위 추격, 외국인 선수 문제 등 시즌 내내 이어진 변수는 밤잠을 설치게 했다. 이럼에도 더그아웃에선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 이 감독은 "경기 중에도 오만가지 생각이 들고, 마음 속에 불이 날 때도 있다"면서도 "나 한 사람이 참고 고민해서 해결되고, 그래서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간다면 그걸로 족하다"며 미소 지었다. 이번 한국시리즈는 이 감독이 추구한 '웃음꽃 야구'의 결정체였다. 한국시리즈에 대비하는 KIA 선수단의 모습엔 일말의 불안감도 없었다. 너나 할 것 없이 "빨리 시리즈가 시작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한 '원팀'의 자신감, 상호 신뢰가 원동력이었다. 이 감독은 시리즈 내내 평정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과감한 결단을 내리며 흔들림 없이 팀을 이끌었다. 그 결과 V12라는 값진 결실을 얻을 수 있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2024-10-29 06:40:14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12번째 정상에 오른 호랑이.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을 앞두고 우승후보 0순위로 꼽혔다. 뛰어난 투-타 짜임새, 전폭적인 지원 등 호재가 넘쳤다. 분위기만 잘 이어간다면 무난히 대권을 잡을 것이란 전망이 이어졌다. 그러나 2024년은 변수의 연속이었다. 시범경기 출발 직전 감독 교체, 개막 보름여 만에 선발진 줄부상 등 악재가 이어졌다. 6월 한 때 사흘 간 LG 트윈스에게 선두 자리를 넘겨주기도. 그러나 KIA는 숱한 악재를 극복하고 다시 선두 자리를 되찾았고, 결국 페넌트레이스 조기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삼성 라이온즈를 꺾고 V12를 달성했다. 2017년 V11 이후 KIA는 줄곧 내리막길이었다. '우승 사령탑' 김기태 감독이 물러난 뒤 사상 첫 외국인 감독 체제로 전환했으나 가을야구와 연을 맺지 못했다. 지지부진한 세대 교체 속에 베테랑 위주의 '늙은 팀'이라는 시선도 이어졌다. 이런 타이거즈는 올해 어떻게 강팀으로 거듭났을까. ▶'준비된 감독' 시선 옳았다, V12로 증명된 이범호 리더십 스프링캠프 직전 감독 교체를 결정한 KIA. 열흘 간의 장고 끝에 발표된 주인공은 '막내 코치'였던 이범호였다. 우려의 시선이 없지 않았다. '우승 후보' 타이틀을 달고 있는 KIA의 시선은 대권 도전에 맞춰질 수밖에 없는 시즌. '초보 감독'에게 키를 맡기는 건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었다. KIA가 감독 교체를 결정한 뒤 주변에서 우승 경험을 갖춘 베테랑 지도자가 꾸준히 거론된 이유였다. 하지만 KIA는 내부 승격으로 결론을 냈다. 이유 있는 결정이었다. 캠프 출발 실시했던 1군-퓨처스 통합 전략 세미나 당시 이 감독은 막내 코치 신분으로 데이터 분석과 지도 경험을 섞어 지난 시즌 문제점과 올 시즌 나아갈 방향, 향후 육성 방안을 소상히 밝혀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 감독은 현역 시절부터 '준비된 지도자'로 불렸다. 뛰어난 기량 뿐만 아니라 팀 전체를 아우르는 리더십, 야구를 보는 안목까지 지도자로 성공할 자질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2017 V11 당시 이 감독의 스승이었던 김기태 전 감독은 올 시즌 KIA의 우승에 대해 "우승은 현장, 프런트, 팬 모두 한마음이 돼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이 감독이 모두 아우르는 모습에 깜짝 놀랐고, 대견했다. 나보다 한 수 위"라고 엄지를 세웠다. ▶최대 위기를 떨쳐낸 '진짜 프로세스' KIA가 시즌 전 구상했던 선발진이 가동된 건 3주가 채 안된다. 4월 11일 이의리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부터 삐걱였다. 윌 크로우, 윤영철, 제임스 네일까지 줄줄이 이탈했다. 풀타임 시즌을 완주한 선발 투수가 양현종 단 한 명 뿐이다. 이럼에도 KIA 마운드는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우승이라는 결실을 이끌어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심재학 단장이 '모셔온' 두 명의 투수 코치가 든든한 기반이 됐다. 정재훈 투수 코치, 이동걸 불펜 코치는 위기 상황에서 오히려 명확한 투수 운용 및 관리 기조를 이어가면서 마운드 붕괴를 막았다. 대체 선발 황동하, 미래 자원 김도현 모두 물음표가 가득했으나, 결국 선발진의 한축을 맡으면서 팀 우승에 일조했다. 4월 중순부터 시즌이 끝날 때까지 풀가동된 불펜 역시 이닝-투구 수를 정확하게 맞춰가면서 이탈자 없이 시즌을 마무리 했다. 손승락 수석코치, 진갑용 퓨처스(2군) 감독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6월 29일 자리를 맞바꾼 뒤 두 지도자는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 앞서 함평 투수 아카데미를 이끌며 청사진을 그려온 손 코치는 투수 코치 파트 의견에 힘을 싣고 이 감독이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진 감독은 퓨처스 미래 자원 관리 및 육성에 박차를 가하면서 윤도현 등 시즌 막판 큰 힘이 된 선수들을 길러냈다. 프런트는 이런 현장 움직임을 전폭 지원하면서도 끊임없이 움직였다. 심 단장이 중심이 돼 시즌 내내 전반적인 역량 강화를 도모했다. 지난 두 시즌 연속 대체 선수를 영입한 외국인 투수 자리에선 2년 동안 메이저리그 선발 로테이션을 돌던 에릭 라우어를 영입하며 놀라움을 자아냈다. 데뷔 후 제구 불안에 울던 김기훈은 미국에서 투구 폼 교정 후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으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진입하는 성과를 냈다. ▶선수 팬 모두 '원팀 타이거즈', 에이스 심금 울렸다…KS 2경기 보은투 제임스 네일의 부상은 마지막 고비였다. 8월 24일 창원 NC전에서 타구에 맞아 턱관절이 골절됐다. 진단 결과 응급 수술 소견이 나왔고, 밤새 창원에서 서울로 이동해 수술대에 올랐다. 부상 당시 전망은 회색빛이었다. 페넌트레이스는 물론, 한국시리즈 등판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설령 회복하더라도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힘들 것이란 시선이 대다수였다. 몸 관리에 진심인 외국인 선수들의 특성상, 네일이 모국인 미국으로 돌아가 관리에 전념할 수도 있다는 시선도 있었다. 이런 네일을 붙잡은 건 '원팀'이었다. 네일이 수술을 잘 마쳤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선수단 전원이 영상 메시지로 쾌유를 기원했다. 그의 부상 순간을 돌아보며 눈물을 흘리며 "같이 한국시리즈에 가자"는 바람을 담았다. KIA 팬들도 한마음이 됐다. 구단 제작 영상에 수 천개의 댓글로 응원의 마음을 표현했다. 네일의 개인 SNS를 통해 직접 쾌유 메시지를 전한 팬들도 더러 있었다. 그저 지나가는 외국인 선수가 아닌, '한가족'이라는 마음이 없었다면 이뤄지지 못했을 장면. 심 단장을 통해 영상 및 팬 응원 메시지를 접한 네일은 병상에서 눈물을 쏟으며 "반드시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서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1주일 만에 퇴원한 뒤 직접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를 찾아 몸 만들기에 돌입했고, 페넌트레이스 우승이 임박한 시기엔 성치 않은 몸으로 동료들을 응원하겠다며 시구를 자청했고, 원정 버스로 동행하며 '응원단장' 역할도 맡았다. 결국 네일은 한국시리즈 1차전과 4차전을 책임지며 자신과의 약속도 지켰다. KIA가 2연승 뒤 피홈런 4방을 내주며 패한 직후 열린 4차전에선 5⅔이닝을 전력 투구하면서 승리 발판을 만들었다. 이 감독은 4차전 승리 뒤 "네일이 5회를 마친 뒤 교체해달라고 요청했다. 1회부터 전력 투구했는데, 힘이 떨어진 상태에서 6회에 마운드에 오르면 실점하고 팀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하더라"며 "100% 몸상태가 아닌데 1회부터 전력투구해 팀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모습을 보고 적잖은 감동을 받았다"고 돌아봤다. 올 시즌 KIA는 완벽한 신구 조화, 현장-프런트의 찰떡궁합 속에 갖가지 악재를 이겨내고 V12를 이뤘다. 이유 있는 결실이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2024-10-29 05:00:44
[광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차라리 안타를 맞고 분위기를 내줬으면 덜 억울하다. 삼성 라이온즈가 1차전에 이어 또 한번 폭투로 무너졌다. 삼성은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5대7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1승4패를 기록한 삼성은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쳤다. 승부처는 5회말이었다. KIA는 이날 선발 양현종이 르윈 디아즈에게 연타석 홈런을 맞는 등 피홈런 3방에 무너지며 2⅔이닝 5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따라가는 점수는 나왔지만, 잔루가 계속 쌓이면서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했다. 4회말 만루 찬스를 놓치면서 계속되는 2-5 스코어. 그런데 5회말 다시 분위기가 묘해졌다. 선두타자 최형우가 김태훈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추격을 시작했다. KIA 타자들의 집중력은 1아웃 이후 더 강해졌다. 김태군과 이창진의 연속 볼넷 출루. 삼성 벤치는 김태훈을 내리고 김윤수를 올리면서 승부수를 띄웠다. 이번 포스트시즌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 요원이다. 김윤수가 박찬호를 상대로 내야 땅볼을 유도해 아웃카운트 1개가 늘어나면서 한숨 돌렸지만, 2아웃을 잡은 이후 김윤수의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선빈 타석에서 볼넷 허용. 2사 만루 위기가 찾아왔다. 다음 타석에는 김도영. 김윤수는 풀카운트에서 승부구로 슬라이더를 택했다. 그런데 공이 크게 뒤로 튀는 폭투가 되고 말았다. 포수 이병헌이 몸을 날렸지만 잡기엔 역부족이었다.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함과 동시에 폭투까지. 주자 1명만 들여보내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2루 주자까지 홈에 들어오는 대형 사고로 연결되고 말았다. KIA는 순식간에 5-5 동점을 만들면서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올랐고, 삼성 벤치는 차갑게 식었다. 홈런 3방으로 초반부터 만들어갔던 승리 분위기가 중대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상대에게 흐름을 빼앗기는 포인트가 되고 말았다. 분위기를 완전히 내준 삼성은 불펜 총력전을 펼쳤지만 끝내 6회말 역전을 허용했다. 그리고 3회 이후로는 타선이 침묵하면서 다시는 리드를 되찾지 못했다. 삼성은 지난 1차전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우천 서스펜디드라는 변수가 있었지만, 선발 원태인의 호투와 김헌곤의 선제 솔로 홈런으로 1-0 리드를 쥐고있던 7회말 임창민의 2사 만루 연속 폭투 2개로 허무하게 역전을 허용한 후 1대5로 참패를 당했었다. 직전까지 삼성이 리드하고 있었고, KIA는 긴장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던 상황임을 감안하면 1차전 승리까지도 내다볼 수 있었다. 먼저 1승을 거머쥐는 것과 그렇지 못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두고두고 삼성에게 뼈아픈 첫 경기였는데, 5차전에서 비슷한 장면이 재현되고 말았다. 광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2024-10-29 05:00:17
[광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식물타자가 되고 싶지 않다"며 울컥했던 선수. 우승 포수가 되어 자신을 잡아준 구단에 화끈하게 보은했다. KIA 타이거즈가 2024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KIA는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7대5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4승1패. 압도적인 경기력을 한국시리즈에서도 보여준 KIA는 2017년 이후 7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구단 역대 12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MVP는 '안방마님' 김태군이다. 김태군은 지난 26일 대구에서 열린 4차전에서 결정적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KIA가 3-0으로 리드를 잡은 3회초 원태인이 물러난 후 송은범을 상대로 좌월 만루 홈런을 쏘아올렸다. 자신의 프로 데뷔 첫 홈런이었다. 홈런 폴대 옆을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홈런. 마음 속으로 수십번 "제발 안으로 들어와라"고 빌었다는 김태군의 소원은 이루어졌다. 2008년 프로에 데뷔한 후 16년만에 처음으로 친 만루 홈런이다. 정규 시즌에서도 단 한번도 하지 못한 것을,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에서 해냈다. 김태군의 홈런으로 기세가 완전히 폭발한 KIA는 시리즈 2승1패 상황에서 4차전을 잡으면서 3승1패, 우승 앞으로 전진했다. 그리고 5차전. 김태군은 다시 한번 역전 타점을 만들어냈다. KIA가 5-5 동점을 만들어낸 후 이어진 6회말 공격. 1사 1,3루 찬스에서 임창민을 상대한 김태군은 유격수 방면 깊은 내야 안타 타구를 만들어냈다. 3루주자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득점하면서 KIA가 마침내 6-5 역전을 한 점수였다. 발이 느리다는 평가를 받는 김태군이지만 전력질주를 멈추지 않았고, 선행 2루주자까지 살아남으면서 역전의 순간을 직접 만들어냈다. 김태군은 생애 첫 만루 홈런을 기록했던 4차전이 끝난 후 "4~5년 전부터 타격에 관한 지적을 받으며 의기소침했다. 식물타자가 아니라는걸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우승 포수가 되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지 않을까. 올해 꼭 우승 포수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 하면서 울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프로 인생이다. LG에서 NC 그리고 삼성에서 다시 KIA로. 3번이나 팀을 옮겼다. 대형 포수들에 가려져 '백업 포수'라는 설움도 있었다. 그러나 주전 포수 고민이 컸던 KIA는 지난해 삼성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내야 멀티 요원 류지혁을 내주면서 김태군을 '모시고' 왔다. 그리고 지난해 겨울 3년 총액 25억원에 비FA 다년 계약까지 체결하며 진심을 보였다. 계약 당시 몸값이 비싸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김태군은 올해 KIA 안방을 흔들림없이 리드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생애 최고의 나날들을 보냈다. 마침내 지난 설움을 씻고, 우승 포수로 정상의 자리에 선 김태군이다. 우승 확정 후 김선빈과 함께 인터뷰실에 착석한 김태군은 "다른 선수가 받았어도 인정하겠지만, 89년생 친구 중 한명이 받아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며 진심으로 축하를 건넸다. 김태군은 "군 제대 후 (NC시절)야구가 너무 재미 없었다. 그런데 삼성에 트레이드 되면서 야구가 다시 재밌어졌다. 그 계기가 지금 KIA에 와서 행복하게 야구할 수 있는 발판이 된 것 같다. 삼성이 한국시리즈에 올라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제가 감사해하는 팀이랑 한국시리즈에서 붙어서 우승 포수 타이틀을 달면, 제가 더 발전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며 친정팀 삼성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광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2024-10-29 00:30:15
[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이 있다. 야구에선 '선수 이기는 감독 없다'는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과 최형우가 그렇다. 26일 한국시리즈 4차전. 4번 타자 최형우가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하루 전 3차전을 치르면서 도진 허리가 문제였다. 이 감독은 "오늘 선발에선 빼야 할 것 같았다"고 제외 배경을 밝혔다. 최형우가 벤치를 지킨 가운데, KIA는 승리를 거두면서 V12에 한 발짝 만을 남겨둔 채 광주로 향했다. 이틀 만에 치러진 5차전. 최형우는 언제 그랬냐는 듯 그라운드에서 힘차게 몸을 풀었다. 6번 지명 타자 선발 출전. 이 감독은 "조금이라도 안 좋다고 하면 쓰지 않으려 했다. 오전 체크 결과 출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며 "본인이 어렵다고 생각하면 안된다고 했을텐데, 이런 큰 경기에 가능하다는 사인을 낸 건 충분히 할 수 있기에 한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4번이 아닌 6번 배치에 대해선 "4번보다는 6번 자리가 변수가 있을 때 다른 선수를 활용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배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완벽한 몸 상태는 아니라는 것. 일말의 불안감을 안고 시작된 승부, 최형우는 왜 '해결사'인지를 증명했다. '대투수' 양현종이 백투백포, 연타석포를 맞고 무너졌다. 1-5로 뒤진 3회말, 1사 1,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최형우는 깨끗한 우전 적시타를 날리면서 귀중한 타점을 만들었다. 2-5에서 맞이한 5회말엔 선두 타자로 나서 삼성 김태훈을 상대로 우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이 홈런으로 1점을 더 따라 붙은 KIA는 김태훈의 난조, 구원 등판한 김윤수의 폭투로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고비 때마다 추격점을 만들어낸 '해결사' 최형우의 활약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그림이었다. 불혹을 넘긴 최형우의 부상 투혼,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8월 초 우측 내복사근 미세 손상으로 3주 진단을 받은 그는 1주일 정도 휴식을 취한 뒤부터 원정길 동행을 택햇다. 후배들과 호흡하며 응원군을 자처했다. 다시 1주가 지난 뒤엔 이 감독을 조르기 시작했다. "아무런 이상이 없다"며 출전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이 감독의 만류 속에 시간이 흐르는 듯 했지만, 결국 최형우는 3주를 딱 채운 끝에 결국 엔트리에 복귀했다. 최형우는 "감독님과 의견이 부딪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대부분 감독님이 져준다. 선수들 입장에선 그런 부분이 감사한 순간이 있다"고 오히려 고마움을 표하기도. KIA가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향해 달려갈 때도 최형우는 배팅볼 투수를 자처하는 등 올 시즌 든든한 맏형 노릇을 톡톡히 했다. V12를 눈앞에 둔 승부처, 맏형의 해결사 본능이 다시 한 번 꿈틀거렸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2024-10-29 00:16:30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