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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초보 같지 않은 초보'.
이 와중에 심재학 단장으로부터 감독직 제의를 받았고, 졸지에 막내 코치에서 감독이 됐다. 프로야구 사상 첫 1980년대생 감독은 이렇게 탄생했다.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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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는 호성적의 필수조건. 모두가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자 한다. 그러나 말로만 되는 게 아니다. 수 십명이 1년 내내 동고동락하면서도 개인 성적과 무관치 않은 야구 선수단 특성을 떠올리면 더 그렇다.
이 감독은 행동으로 실천했다.
훈련 때마다 그라운드 곳곳을 돌았다. 투수-야수 가리지 않고 농을 치기도, 때론 진지한 격려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말을 꺼내기 전엔 스스로 장고를 거쳤고, 의견이 부딪칠 땐 상대 의견을 듣고 수긍할 만하다 판단하면 받아들였다. 고집과는 거리가 멀었다. 최형우는 "감독님과 의견이 부딪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대부분 감독님이 져준다. 선수들 입장에선 그런 부분이 감사한 순간이 있다"고 증언했다.
물론 항상 '져 준 건' 아니었다. 위기 땐 이름 값에 구애받지 않고 에이스를 마운드에서 내렸고, 연속 실책이 나올 땐 대체 불가 유격수를 빼는 강단도 선보였다. 경우의 수를 치밀하게 계산한 뒤, 결정을 내리면 뒤돌아보지 않고 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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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경기 중에도 오만가지 생각이 들고, 마음 속에 불이 날 때도 있다"면서도 "나 한 사람이 참고 고민해서 해결되고, 그래서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간다면 그걸로 족하다"며 미소 지었다.
이번 한국시리즈는 이 감독이 추구한 '웃음꽃 야구'의 결정체였다.
한국시리즈에 대비하는 KIA 선수단의 모습엔 일말의 불안감도 없었다. 너나 할 것 없이 "빨리 시리즈가 시작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한 '원팀'의 자신감, 상호 신뢰가 원동력이었다. 이 감독은 시리즈 내내 평정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과감한 결단을 내리며 흔들림 없이 팀을 이끌었다. 그 결과 V12라는 값진 결실을 얻을 수 있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