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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식물타자가 되고 싶지 않다"며 울컥했던 선수. 우승 포수가 되어 자신을 잡아준 구단에 화끈하게 보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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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폴대 옆을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홈런. 마음 속으로 수십번 "제발 안으로 들어와라"고 빌었다는 김태군의 소원은 이루어졌다. 2008년 프로에 데뷔한 후 16년만에 처음으로 친 만루 홈런이다. 정규 시즌에서도 단 한번도 하지 못한 것을,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에서 해냈다. 김태군의 홈런으로 기세가 완전히 폭발한 KIA는 시리즈 2승1패 상황에서 4차전을 잡으면서 3승1패, 우승 앞으로 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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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이 느리다는 평가를 받는 김태군이지만 전력질주를 멈추지 않았고, 선행 2루주자까지 살아남으면서 역전의 순간을 직접 만들어냈다.
김태군은 생애 첫 만루 홈런을 기록했던 4차전이 끝난 후 "4~5년 전부터 타격에 관한 지적을 받으며 의기소침했다. 식물타자가 아니라는걸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우승 포수가 되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지 않을까. 올해 꼭 우승 포수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 하면서 울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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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이 많았던 프로 인생이다. LG에서 NC 그리고 삼성에서 다시 KIA로. 3번이나 팀을 옮겼다. 대형 포수들에 가려져 '백업 포수'라는 설움도 있었다.
그러나 주전 포수 고민이 컸던 KIA는 지난해 삼성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내야 멀티 요원 류지혁을 내주면서 김태군을 '모시고' 왔다. 그리고 지난해 겨울 3년 총액 25억원에 비FA 다년 계약까지 체결하며 진심을 보였다.
계약 당시 몸값이 비싸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김태군은 올해 KIA 안방을 흔들림없이 리드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생애 최고의 나날들을 보냈다. 마침내 지난 설움을 씻고, 우승 포수로 정상의 자리에 선 김태군이다.
우승 확정 후 김선빈과 함께 인터뷰실에 착석한 김태군은 "다른 선수가 받았어도 인정하겠지만, 89년생 친구 중 한명이 받아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며 진심으로 축하를 건넸다. 김태군은 "군 제대 후 (NC시절)야구가 너무 재미 없었다. 그런데 삼성에 트레이드 되면서 야구가 다시 재밌어졌다. 그 계기가 지금 KIA에 와서 행복하게 야구할 수 있는 발판이 된 것 같다. 삼성이 한국시리즈에 올라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제가 감사해하는 팀이랑 한국시리즈에서 붙어서 우승 포수 타이틀을 달면, 제가 더 발전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며 친정팀 삼성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광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