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속 첫 훈련…류중일 감독 "손주영 제외, 구자욱 어려울 듯"
"프리미어12 야구대표팀 선발진, 중심 타자 고민…상대 전력 만만치 않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를 대비한 훈련을 시작한 날, 류중일(61) 한국 대표팀 감독은 고민부터 털어놨다.
프리미어12 한국 대표팀이 첫 훈련을 한 24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류 감독은 "한 경기를 확실하게 맡아줄 선발 투수를 빨리 찾아야 한다. 장종훈 타격코치는 '누구를 4번으로 쓰죠'라고 묻더라"라며 "대회에서 만날 상대 전력이 만만치 않은데, 우리 전력이 완전하지 않다"고 운을 뗐다.
이어 류 감독은 "LG 트윈스 구단에서 어제 KBO에 진단서를 제출했다. 아픈 선수를 데리고 갈 수는 없다"며 "부상으로 한국시리즈(KS)에 선발 출전하지 못하는 구자욱(삼성 라이온즈)은 현재 물음표인데, 아마도 프리미어12 출전이 어렵지 않겠나"라고 '부상자 명단'도 공개했다.
KBO는 프리미어12를 위한 훈련 소집 명단에 35명의 이름을 넣었다.
KS를 치르는 KIA 타이거즈(7명)와 삼성(4명) 소속 선수 11명은 KS가 종료한 뒤에 대표팀에 합류한다.
왼쪽 팔꿈치 통증을 느낀 LG의 왼손 투수 손주영은 프리미어12 출전이 좌절됐다.
결국, 24일 훈련에는 선수 23명이 참여했다.
프리미어12 최종 엔트리는 28명이다.
류중일 감독과 코치진,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소집 훈련 기간에 선수를 집중적으로 살펴 28명의 최종 참가 선수를 확정한다.
류 감독은 "11월 6일에 국군체육부대와 평가전을 할 계획인데, 그 경기가 끝나면 최종 엔트리를 확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프리미어12는 WBSC 랭킹 상위 12개국이 출전하는 국제대회다.
A조(멕시코, 미국, 베네수엘라, 네덜란드, 파나마, 푸에르토리코) 경기는 11월 10일(한국시간)에 멕시코에서 개막하고, 한국은 B조에 속해 11월 13일부터 대만에서 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13일 대만, 14일 쿠바, 15일 일본, 16일 도미니카공화국, 18일 호주와 차례대로 맞붙는다.
B조와 A조 상위 1, 2위 팀 총 4개 국가는 슈퍼라운드에 진출해 11월 21일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우승을 놓고 다툰다.
한국은 2015년 1회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고, 2019년 2회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류중일 감독은 "일본과 대만을 오가며 일본, 대만 대표팀,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는 도미니카공화국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봤다. 허삼영 전력분석위원 등이 쿠바 등의 전력도 살피고 있다"며 "대만은 예전보다 세밀한 야구를 한다. 중남미 국가의 전력도 좋다. 쉽게 볼 상대가 한 팀도 없다"고 걱정을 드러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프리미어12 대표팀을 젊은 선수 위주로 구성했다.
KBO리그 최연소 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김도영(21·KIA),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운 김택연(19·두산 베어스), 승률 1위(0.833)를 차지한 박영현(21·kt wiz) 등 젊은 선수들의 이름이 눈에 띈다.
'다승 공동 1위' 원태인(24·삼성)과 곽빈(25·두산), 세이브 1위 정해영(23·KIA), 거포 3루수 김영웅(21·삼성), 출루율 0.411을 찍은 나승엽(22·롯데 자이언츠), 파이어볼러 김서현(20·한화 이글스) 등도 주목할만한 선수들이다.
전력강화위원회는 포수 박동원(34·LG), 투수 고영표(33·kt), 외야수 구자욱(31·삼성), 홍창기(30·LG) 등 베테랑 선수도 훈련 소집 명단에 넣었다.
하지만, 최정예 멤버는 아니다.
젊은 선수 중에서도 김혜성(키움 히어로즈), 강백호(kt), 박세웅(롯데 자이언츠)이 기초군사훈련 일정 탓에 올해 프리미어12에 출전하지 못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1선발과 중심타자로 활약한 문동주와 노시환(이상 한화)도 부상 등으로 빠졌다.
류 감독은 "선발 투수 자원이 원태인, 곽빈, 고영표, 엄상백(kt), 최승용(두산) 등이 있는데, 어느 팀을 상대로 기용해야 할 지 고민을 해봐야 한다"며 "중심 타선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 지도 훈련을 보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하지만, 불펜진을 떠올리면서는 류 감독의 표정이 밝아졌다.
류 감독은 "중간, 마무리로 던질 투수는 꽤 있다. 김택연, 박영현 등 핵심 불펜진을 어떤 상황에 활용할 지 코치진과 상의하겠다"고 전했다.
포수 박동원을 향한 기대감도 크다.
류 감독은 "박동원이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뽑혔다. KBO리그에서 성과를 낸 포수니까 젊은 투수들을 잘 이끌어줄 것으로 믿는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
대표팀은 11월 7일까지 고척돔에서 훈련한다.
11월 1일과 2일에는 쿠바 대표팀과 두 차례 평가전도 치른다.
대표팀은 고척돔에서 예열을 마치고 11월 8일에 대만으로 떠난다.
류 감독은 "이번 대회를 잘 준비하고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위한 청사진도 마련하겠다"고 출사표를 올렸다.
jiks79@yna.co.kr
<연합뉴스>
2024-10-24 16:2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