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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43년 만에 월드시리즈에서 맞붙는 뉴욕 양키스와 LA 다저스는 공통점 하나가 있다.
7년 전 사건이지만, 양키스와 다저스는 휴스턴을 여전히 '악의 무리'로 보고 있다.
얼마전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가 휴스턴 크로니클과의 인터뷰에서 휴스턴의 호세 알투베와 알렉스 브레그먼을 '사기꾼(cheaters)'이라 표현했는데, 이번에는 브라이언 캐시먼 양키스 단장이 휴스턴을 겨냥해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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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캐시먼 단장은 "어떤 식으로라도 이해할 수가 없는 주장이다. 캔자스시티는 올해 어마어마한 시즌을 보냈고, 가디언스도 AL 승률 2위의 믿기 어려운 한 해를 소화했다. 포스트시즌 전 애스트로스와 볼티모어가 탈락할 것으로 본 사람들이 많았다는 걸 보면 그 상황을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며 "그게 사실이다. 그런 팀들이 왜 탈락했을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더 나은 전력을 가진 팀한테 진 것 아닌가. 노이즈일 뿐이고, 잘못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휴스턴 크로니클은 이에 대해 '캐시먼이 애스트로스에 관해 얘기한 것은 확실히 관심을 끌겠지만, 2017년을 소환한 것은 휴스턴에서는 가장 강력한 독설을 불러일으킨다'며 '당시 ALCS 7경기는 홈팀이 모두 이겼는데, 사인 훔치기를 들먹인 양키스는 휴스턴에서 치른 4경기에서 고작 3점을 올렸고, 홈 3경기에서는 무려 19득점을 올렸다'고 했다. 즉 사인 훔치기 때문에 양키스가 ALCS에서 탈락했다는 것은 적절한 설명이 아니라는 뜻이다.
당시 휴스턴에서 뛰었던 조시 레딕은 이날 자신의 X에 "브라이언씨, 당신 팀은 미닛메이드파크에서 5점도 못내고, 왜 뉴욕에서만 그렇게 잘 쳤나요?"라고 적었다.
양키스와 휴스턴은 이후에도 두 차례 더 ALCS에서 만났다. 2019년에는 휴스턴이 4승2패, 2022년에도 휴스턴이 4승으로 양키스를 제압했다. 다시 말해 2019년, 2022년과 마찬가지로 2017년 양키스가 휴스턴에 무릎을 꿇은 건 전적으로 사인 훔치기 때문이 아닌, 경기력 차이였다는 주장이다.
휴스턴 크로니클은 '많은 양키스 팬들이 누군가 애스트로스를 향해 저격을 하면 덩달아 흥분한다. 그래도 캐시먼의 주장이 뉴욕에서 만장일치의 동의를 얻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WFAN의 뉴욕 라디오쇼 진행자인 크리스 맥모나일은 "2017년 양키스가 패한 것은 잘 치지 못했기 때문이고 월드시리즈를 우승하지 못한다면 그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라며 "난 캐시먼 단장을 좋아한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제대로 팀을 올려놓았다. 하지만 더이상 '애스트로스가 우리를 속였다'는 말은 그만 했으면 한다. 당신은 지금 충분히 많은 걸 갖고 있고, 우리에게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 월드시리즈가 곧 시작된다. 지난 15년은 중요하지 않다"고 일갈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