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 DNA' 사라진 리그, 19개 기록하고 3년 연속 도루왕, 한신 클린업 트리오 '0'[민창기의 일본야구]
지난해까지 주로 대주자로 나섰던 두산 베어스 조수행은 올시즌 출루하면 누상에서 펄펄 날았다. 31세 프로 9년차에 64도루를 기록해 첫 타이틀을 차지했다. 130경기에서 72번을 시도해 성공률 88.9%. 2015년 박해민(당시 삼성) 이후 9년 만에 60도루 시대를 활짝 열어젖혔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20개를 넘기며 눈도장을 받았는데, 올해는 주전으로 올라서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쳤다.
조수행의 팀 동료인 정수빈이 52개를 성공시켜 2위에 올랐다. 조수행과 정수빈, 두 선수가 116도루를 했다. KT 위즈(61개)와 한화 이글스(69개), 키움 히어로즈(71개), NC 다이노스(104개), 롯데 자이언츠(105개), 삼성 라이온즈(113개) 팀 도루보다 많다. KT 팀 도루의 두 배 가까이 된다.
올시즌 총 14명이 20도루를 넘었고, 10명이 30개를 돌파했다. 삼성 라이온즈 김지찬은 46번을 뛰어 42차례 웃었다. 성공률 91.3%.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의 리드오프 지카모토 고지는 3일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와 원정경기에서 시즌 19번째 도루를 했다. 6회 1사후 중전안타를 치고 나가 2루까지 뛰었다. 2위를 확정한 한신은 3대1로 이겼다. 한신과 요코하마는 센트럴리그 2~3위로 12일부터 시작되는 포스트시즌, 클라이맥스시리즈 퍼스트 스테이지에서 만난다.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도루 1개 추가. 지카모토는 3년 연속 도루왕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개를 못 채우고도 도루왕이 유력하다. 이 부문 2위 가지와라 고키(요코하마)보다 5개가 많다. 요코하마가 3경기를 남겨놓고 있으나 역전이 쉽지 않아 보인다.
강력한 '투고타저'가 몰아친 센트럴리그. 6개팀 중 2개팀이 팀당 143경기 전체 일정을 마친 상황에서 타점 1위가 86개를 기록 중이다. 3할 타자가 2명, 20홈런을 친 타자가 4명이다. 안타 1위도 160개 초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도루도 역대급으로 급감했다. 지카모토가 타이틀을 가져간다면, 1950년, 일본프로야구가 양 리그로 재편해 출범한 후 처음으로 20개 이하 도루왕이 탄생한다.
올시즌 메이저리그를 뒤흔든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기록한 '59도루'의 3분의 1이 안 된다.
지금까지 24개가 일본프로야구 최소 도루왕 기록이었다. 2021년 퍼시픽리그에서 4명이 24개로 공동 1위를 했다.
3일까지 10도루에 도달한 선수가 총 12명이다.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괴물타자 무라카미 무네타카가 10개로 공동 8위이자, 팀 내 공동 1위다. 주니치 드래곤즈는 팀 도루 39개로 꼴찌고, 한신이 41개로 그다음이다.
한신은 지난해 79개에서 올해 38개가 줄었다. 모리시타 쇼타-오야마 유스케-사토 데루아키로 이어지는 3~5번, 클린업 트리오는 단 1개의 도루도 없다. 2021년 30개로 도루왕에 올랐던 내야수 나카노 다쿠무. 지난해 20개였는데 올해는 6개다. 도루자가 7개로 실패가 더 많았다.
지카모토는 앞서 4차례 도루왕에 올랐다. 2019년 36개, 2020년 31개, 2022년 30개, 2023년 28개를 올렸다.
투수력이 워낙 강력하다 보니 출루율이 떨어져 도루 기회가 줄었다. 어렵게 나가 위험 부담이 큰 도루를 시도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됐다. 배터리의 주자 견제 능력도 좋다.
퍼시픽리그는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슈토 우쿄가 41개, 라쿠텐 이글스의 오고 야유가 31개를 훔쳐 1~2위에 올라있다. 총 4명이 20도루 이상을 기록했다. 팀 도루 80개를 넘은 팀이 4개고, 꼴찌 오릭스 버팔로즈는 60개를 올렸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2024-10-04 05:5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