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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상백도 조이현도 아니었다…이강철 승부수, 1차전부터 잡는다[준PO 선발 예고]

나유리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4-10-04 09:52


엄상백도 조이현도 아니었다…이강철 승부수, 1차전부터 잡는다[준PO 선발…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 KT 고영표가 8회를 마친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pjm@sportschosun.com/2024.10.03/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조이현도, 엄상백도 아니었다. KT 위즈는 1차전부터 강력한 필승 카드를 꺼내들었다.

사상 최초로 와일드카드 업셋이라는 기적을 쓴 KT. 이제 준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LG 트윈스와 맞붙는다. KT는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차전에 이어 2차전까지 이기면서 업셋 기적을 썼다. 정규 시즌 4위팀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두산이 처음이다.

그만큼 KT의 기세가 뜨겁다.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도 포스트시즌 진출 결정을 짓지 못했던 KT는 5위 결정전에서 SSG 랜더스를 극적인 역전승으로 꺾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두산마저 잡으면서 분위기가 정점에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정규 시즌 3위팀이자 지난해 통합 우승팀인 LG 트윈스와 상대한다.

KBO는 4일 오전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투수를 발표했다. 두팀은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1차전을 치른다. KT는 고영표, LG는 디트릭 엔스를 1차전 선발 투수로 각각 예고했다.

KT는 깜짝 선택이다. 고영표는 지난 3일간 2차례나 불펜 투수로 기용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KT는 SSG와의 순위 결정전에서 '천적' 고영표를 선발로 내지 못했다. 불과 3일전인 9월 28일 키움전에 고영표가 등판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6일 휴식을 취한 엄상백이 선발 등판하는 대신, 고영표가 중간에 등판하는 불펜 기용을 했다. 고영표는 SSG전에 세번째 투수로 나와 1⅔이닝 1실점을 기록?고, 투구수 18개를 던졌다.


엄상백도 조이현도 아니었다…이강철 승부수, 1차전부터 잡는다[준PO 선발…
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 두산의 와일드카드 2차전, KT가 1대0으로 승리하며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이강철 감독과 고영표의 모습.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0.03/
그리고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도 불펜으로 등판했다. 선발 웨스 벤자민이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후 8회에 등판해 1이닝 퍼펙트를 기록했다. 투구수 14개. 그뒤를 마무리 박영현이 막아내면서 KT는 끝까지 1대0 리드를 지킬 수 있었다.

고영표가 두차례나 불펜 등판을 했기 때문에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등판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이강철 감독도 준플레이오프까지 선발 구상을 할 시간이 없었다. 정규 시즌 막바지부터 매 경기가 벼랑끝 승부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1경기, 1경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두산을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봤었다.


엄상백도 조이현도 아니었다…이강철 승부수, 1차전부터 잡는다[준PO 선발…
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 두산의 와일드카드 2차전, KT가 1대0으로 승리하며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KT 선수들의 모습.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0.03/

하지만 기적이 일어났고, 이제 LG에 도전해야 한다. 이강철 감독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이 끝난 후 인터뷰에서 "이제 5판3선승제니 생각을 해보려고 한다. 1차전 조이현 선발 카드도 생각하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조이현 혹은 엄상백이 4일 휴식 후 등판한다면, 2차전부터는 고영표를 비롯해 외국인 투수들이 3,4차전에 출격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다. 상대적으로 선발 매치업에서는 밀릴 수 있지만, KT 입장에서는 2차전 이후에 승부를 걸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결국 선택은 고영표였다. 아주 무리는 아니다. 고영표는 2차전에서 투구수 14개를 기록했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선발 투수들이 등판 이틀전 실시하는 불펜 투구와 다름 없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부담감이 큰 불펜 등판이었지만, 지금은 특수 상황이고 팀 분위기가 최고조에 오른 상황에서 '에이스'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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