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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조이현도, 엄상백도 아니었다. KT 위즈는 1차전부터 강력한 필승 카드를 꺼내들었다.
KBO는 4일 오전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투수를 발표했다. 두팀은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1차전을 치른다. KT는 고영표, LG는 디트릭 엔스를 1차전 선발 투수로 각각 예고했다.
KT는 깜짝 선택이다. 고영표는 지난 3일간 2차례나 불펜 투수로 기용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KT는 SSG와의 순위 결정전에서 '천적' 고영표를 선발로 내지 못했다. 불과 3일전인 9월 28일 키움전에 고영표가 등판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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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표가 두차례나 불펜 등판을 했기 때문에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등판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이강철 감독도 준플레이오프까지 선발 구상을 할 시간이 없었다. 정규 시즌 막바지부터 매 경기가 벼랑끝 승부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1경기, 1경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두산을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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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적이 일어났고, 이제 LG에 도전해야 한다. 이강철 감독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이 끝난 후 인터뷰에서 "이제 5판3선승제니 생각을 해보려고 한다. 1차전 조이현 선발 카드도 생각하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조이현 혹은 엄상백이 4일 휴식 후 등판한다면, 2차전부터는 고영표를 비롯해 외국인 투수들이 3,4차전에 출격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다. 상대적으로 선발 매치업에서는 밀릴 수 있지만, KT 입장에서는 2차전 이후에 승부를 걸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결국 선택은 고영표였다. 아주 무리는 아니다. 고영표는 2차전에서 투구수 14개를 기록했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선발 투수들이 등판 이틀전 실시하는 불펜 투구와 다름 없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부담감이 큰 불펜 등판이었지만, 지금은 특수 상황이고 팀 분위기가 최고조에 오른 상황에서 '에이스'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