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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97점이라고?"
숙적 아사다 마오(일본, 62.10점, 6위)와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 66.86점, 2위)를 누르고 당당히 1위에 올랐다.
2년 만에 메이저대회 성공 복귀를 알렸지만 예상 밖으로 낮은 점수는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이날 김연아는 '필살기'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등 점프와 스핀, 스텝스퀀스 등에서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펼쳤지만 심판들로부터 석연치 않은 판정을 받았다.
두 번째 트리플플립 점프에서 롱에지 판정을 받으며 0.20점 감점을 받은 대목은 상당한 의구심을 자아난다. 트리플플립은 오른발로 얼음을 찍어 점프하는 순간 왼쪽 발목을 안쪽으로 꺾어 안쪽 가장자리(인 에지)를 쓰는 점프인데, 심판들은 김연아가 뛰는 순간 다른 쪽 가장자리를 사용했다는 판정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여러 각도의 느린 화면이나 현장 사진을 보면 분명히 인엣지를 사용하고 있다.
한 때 김연아를 지도했던 미국 유니버설 방송의 해설가 피터 오피가드는 경기 후 이 점프를 리플레이하며 "내가 보기엔 전혀 문제가 없다. 이 부분은 나중에 명백히 따져봐야 한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김연아에게 들이댔던 엄격한 잣대가 라이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은 것도 문제였다. 아사다 마오는 자신의 필살기인 트리플악셀을 펼치면서 마지막에 명백히 두 발로 착지하는 실수를 범했지만 성공 판정을 받았다.
이날 가장 높았던 코스트너의 PCS도 도마에 올랐다. 이날 코스트너가 기록한 33.85점의 PCS는 김연아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때 받은 33.80점보다 높다.
시카고 트리뷴의 필립 허시 기자는 속보를 전하는 자신의 트위터에 "코스트너의 스코어는 받아들이기 힘들다(unjustifiable)"라고 강하게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미국인의 우상 김연아가 쇼트 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다(Kim, an American's idol, wins short at world skating)'는 제하의 기사에서도 "코스트너가 관대한(generous) 점수를 받은 덕분에 2위에 올랐다"고 촌평했다.
김연아는 17일 프리스케이팅에 도전하며 세계선수권 정상 탈환에 나선다.
자기 실력을 다 보여주고도 합당한 점수를 받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더욱 완벽한 연기를 펼쳐야 한다. 1등을 하고도 가슴 답답한 상황. 팬들 못지않게 해외 전문가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이유다. <스포츠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