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포 치곤 초경량 75㎏ 몸무게로 이런 대기록을, 초인적인 베츠 "아파서 울고 지샌 밤들, 감정 오른다"

노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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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3-29 21:04


거포 치곤 초경량 75㎏ 몸무게로 이런 대기록을, 초인적인 베츠 "아파서…
LA 다저스 무키 베츠가 29일(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홈런을 터뜨린 뒤 오른팔을 들고 포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거포 치곤 초경량 75㎏ 몸무게로 이런 대기록을, 초인적인 베츠 "아파서…
무키 베츠가 연장 10회 끝내기 홈런포를 터뜨린 뒤 동료들의 세리머니를 받으며 포효하고 있다. Imagn Images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무키 베츠는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각) 도쿄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먼저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애리조나 캠프 막판 장염 증세가 시작돼 호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으로 돌아가서도 좀처럼 먹지를 못했다. 구토가 계속되고 딱딱한 음식을 먹으면 토하기 일쑤였다.

지난달 20일 스프링트레이닝에 참가할 당시 175파운드(79.4㎏)였던 베츠의 몸무게는 당시 157파운드(71.2㎏)까지 줄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장염 증세가 시작된 지난 10일부터 2주 동안 약 18파운드(8.2㎏)가 빠졌다는 얘기다. 체급 종목 선수들에게도 쉽지 않은 '체중 감량'이다.

그러나 베츠는 초인적인 의지로 홈 개막전을 준비했다. 지난 28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경기에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2번 유격수로 선발출전한 베츠는 3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을 올리며 5대4 승리에 힘을 보탰다.

그리고 29일 디트로이트와의 개막 3연전 중 2차전. 베츠는 또 다시 초인적인 집중력을 발휘하며 극적인 끝내기 역전승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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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키 베츠가 8회말 솔로포를 터뜨리고 들어와 프레디 프리먼의 환영을 받고 있다. Imagn Images연합뉴스
2-2로 맞선 8회말 2사후 베츠는 상대 우완 윌 베스트의 초구 96.7마일 한가운데 포심을 그대로 통타해 좌중간 펜스를 살짝 넘기며 균형을 깼다. 발사각 28도, 타구속도 95.8마일, 비거리 373피트짜리 시즌 첫 홈런.

그러나 다저스는 9회초 마무리 태너 스캇이 1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경기는 연장에 돌입했다.

디트로이트가 10회초 2사 1,3루서 딜런 딩글러의 좌측 3루타로 2점을 보태 5-3으로 다시 앞서 나가 다저스로서는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다저스는 이어진 10회말 무사 2루서 선두 마이클 콘포토의 빗맞은 2루타로 한 점을 만회한 뒤 계속된 1사 2루서 윌 스미스의 좌전적시타로 5-5로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오타니 쇼헤이가 우전안타를 쳐 찬스를 1사 1,3루로 연결했다. 베츠에게 밥상을 제대로 차려준 셈.


결국 베츠는 상대 우완 보 브리스키의 8구째 89.8마일 낮은 체인지업을 걷어올려 좌월 3점포로 연결하며 경기를 끝냈다.


거포 치곤 초경량 75㎏ 몸무게로 이런 대기록을, 초인적인 베츠 "아파서…
무키 베츠가 10회말 2사 2,3루에서 끝내기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Imagn Images연합뉴스

거포 치곤 초경량 75㎏ 몸무게로 이런 대기록을, 초인적인 베츠 "아파서…
무키 베츠가 연장 10회말 좌월 끝내기 3점포를 날리고 들어와 오타니 쇼헤이 등 동료들의 열렬한 세리머니를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야구 통계업체 엘리어스 스포츠 뷰로에 따르면 베츠는 메이저리그 확정기(expansion era)가 시작된 1961년 이후 한 경기에서 8회 이후 앞서 가는 홈런을 2개 이상 친 7번째 선수가 됐다. 가장 최근 사례인 2015년 8월 3일 안드레 이디어 이후론 10년 만이다.

경기 후 베츠는 "정말 특별했다. 정말 이기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나에게는 더 큰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체중이 빠진 상태로 출전한 내가 자랑스럽다. 저체중이 큰 문제가 있었다는 건 아니다"며 "그러나 내가 겪어온 병과의 싸움, 기복, 아파서 밤마다 그냥 울고 지난 날들, 그리고 날 안아준 아내가 생각나니 감정이 오른다"고 소감을 밝혔다.

월드시리즈 우승팀이 이듬해 시즌 개막 4연승을 달린 것은 다저스가 역대 9번째다. 공교롭게도 가장 최근 사례가 바로 디트로이트다. 1984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디트로이트는 1985년 시즌 개막 후 6연승을 달렸다. 그러나 디트로이트는 그해 포스트시즌에는 오르지 못했다.

베츠의 현재 몸무게는 165파운드(74.8㎏)라고 한다. 아직 10파운드(4.5㎏) 정도 더 쪄야 한다. 베츠는 "몸무게가 빠졌다고 해서 힘을 잃은 것은 아니다. 체중에 비해 난 여전히 강하다. 하지만 좀더 살을 찌워서 이전 근력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160파운드의 몸무게로 홈런을 2개나 친 것이 즐거울 뿐"이라며 활짝 웃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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