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NC, '강경 카드'를 꺼내들지 않은 이유는?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3-01-31 06:29


창원시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가장 피해를 본 곳은 당연히 NC 다이노스이다.

황망한 상황이다. 혹시나 하고 마음을 졸였지만 30일 창원시의 발표 내용은 변동이 없었다. NC는 시의 발표 이후 오랜 시간동안 공식 입장 문구를 다듬었다.

유감 표명과 함께 당초 예정된 3년간 마산구장에서 꿋꿋하게 경기를 치르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연고지 이전 등의 강경 카드는 뽑아들지 않았다.

NC는 "진해 육군대학부지는 시민들을 위한 것이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한 결정이라 본다"며 "최적의 부지를 선정하겠다는 2년전 창원시의 약속을 믿고 기대하고 있었다. 이번 결정은 대다수 시민들에게 불편과 고통을 강요하고, 시민들이 그 결정과정에서 배제된 것이기에 구단으로서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시민으로부터 평가를 받기 위해 마산구장에서 멋진 야구를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가장 큰 피해자인 NC가 강경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을까?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담겨 있다.

우선 최악의 경우 연고지를 이전하더라도 그전까지는 창원시와 긴밀한 협력적인 관계가 필요하다. 게다가 NC로선 창단과 준비 과정에서 시와는 달리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창원시민들에 대한 예우의 차원이 컸다.

NC 배석현 단장은 "어느 곳에 신축구장이 들어서든 2015년까지 3년동안은 원래 마산구장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며 "우리를 환영해준 시민들에게 약속대로 최고의 경기를 보여줘야 한다. 이는 구단주의 뜻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팬들에게 진정성을 보여주면 지금처럼 시의 일방적인 결정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최고의 우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는 별도로 이번 결정에 대한 주도 면밀한 검증 작업과 함께 설득도 펼쳐나갈 예정이다.


배 단장은 "타당성 조사 결과를 현재로선 받아들이기 힘들다. 결정 과정에서 배제됐던 구단과 시민 등 이해 관계자들이 모두 참여해 조목조목 검증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와 시의회를 설득해 나가겠다"며 "만약 정치적 논리에 의해 결정된 사항이라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대안을 구상하는 것은 그 다음 단계"라고 덧붙였다.

많은 지자체가 프로야구단 유치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연고지 이전은 언제든 가능한 시나리오이지만 창원시에 일종의 '우선 협상권'을 주고, 관철되지 않을 경우 신의를 저버리고 야구팬을 실망시킨 창원을 떠날 수 있다는 뜻도 내포돼 있다.

NC 이태일 대표도 "마산구장에 남는다는 것도, 그렇다고 진해구장을 받아들인다는 얘기도 아니다"라며 "창원시와의 협의는 이제부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NC의 '투 트랙' 전략을 통한 결정 번복이 과연 가능할지, 길고 긴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