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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창원이 배신하면 연고지 이전 가능하다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3-01-29 17:13 | 최종수정 2013-01-30 07:25


지난해 4월 NC의 창단 첫 홈경기가 열린 마산구장에서 리모델링 완공 기념 행사에 참석한 구본능 KBO 총재, 박완수 창원시장, 김택진 NC 구단주.(왼쪽부터)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

2011년 2만5000석 규모의 신축 야구장을 약속하고 프로야구 9구단 NC 다이노스를 유치한 통합 창원시. 야구열기가 뜨거운 창원, 마산, 진해 지역을 연고지로 하는 9번째 구단 NC의 출범은 높아진 프로야구의 위상을 보여준 역사적인 일이었다. 물론, 이 지역 팬들의 남다른 야구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NC 창단은 부산과 경남지역의 맹주였던 롯데 자이언츠의 독점구도를 깨고,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 프로야구 외연을 확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NC 출범은 수원시-KT의 10구단 유치로 이어졌다.

그러나 NC가 2년 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1군 리그 참가를 눈앞에 두고 있는 2013년 1월, 지역민들의 가슴을 부풀게 했던 창원시가 프로야구 열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내부의 정치적인 논리에 휘말려 구장 신축 문제가 뒷전으로 밀린 가운데, 용역조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지역이 유력한 새 야구장 부지로 거론되고 있다. 창원시는 30일 오전 10시 신축구장 부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 예상대로 진해지역에 위치한 육군부지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생팀 NC를 발벗고 나서 도와줘야하는데, 오히려 역주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창원시의 약속을 믿고 2년간 투자를 해온 NC와 지역 야구팬은 물론, 프로야구 전체를 무시하는 행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부터 야구발전에 역행하는 이런 창원시 움직임을 감지하고 몇차례 경고까지 했다. KBO의 입장은 확고하다. 창원시가 프로야구 발전에 저해가 되는 결정을 내릴 경우 연고지권을 박탈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창원시가 프로야구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 쪽으로 가고 있다. NC가 결정을 하면 얼마든지 연고지를 옮길 수 있다"고 했다.

연고지 이전은 정말 가능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충분히 고려해볼만 하다. 창원시가 아니더라도 프로야구단 유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있다는 얘기다. 최근 몇 년 간 프로야구는 확고부동한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 국민스포츠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관중 700만명 시대를 열었고, 2015년 10구단 체제 출범은 또다른 차원의 도약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 유니콘스가 인수할 기업을 찾지 못해 표류했던 몇년 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지자체들도 프로야구 구단 유치가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고, 지역민들의 자긍심을 높이면서, 일체감을 준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최근 10구단 유치 경쟁과정에서 지자체들이 보여준 열정은 프로야구가 얼마나 가치있는 콘텐츠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줬다.


지난해 4월 NC의 홈 개막전이 열린 마산구장.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KBO 관계자는 "NC가 창원시를 떠난다고 해도 새로운 연고지를 찾는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고 했다.

수원시-KT에 밀려 10구단 유치에 실패한 전북이 창원시의 대안 지역으로 거론되고 있고, 부산과 인접한 울산시, 포항시도 프로야구단 유치가 가능하다. 전북은 10구단을 유치하지 못했지만, 야구장 신축을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지역민들이 야구에 관심이 높고, 지자체도 여전히 의욕이 넘친다. 포항시는 지난해 1만석 규모로 야구장을 만들어 프로야구 경기까지 개최했다. 프로야구단이 없는데도 향후 1만5000석 규모로 증축까지 계획하고 있다.


인구가 100만명이 넘는 울산시나, 스포츠에 관심이 높은 포항시 모두 재정적인 면에서 창원시에 뒤지지 않는다. 울산시에 프로야구팀이 생길 경우 롯데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

지방뿐만 아니라 수도권으로도 연고지를 이적할 수도 있다. KBO 관계자는 "수원시가 10구단 유치를 했으나 수도권의 다른 지자체도 야구단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금같은 분위기라면 수도권에 팀이 1개 더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창원시는 연고지권을 박탈당할 경우 지역민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기존의 창원시와 마산시, 진해시를 합쳐 출범한 통합 창원시가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면서 망신을 당하게 되는 것이다.

그럼 NC가 연고지를 이전할 경우 당초 5년 내 신축구장 건축을 조건으로 KBO에 예치한 100억원을 어떻게 될까. KBO 관계자는 "이 문제는 나중에 이사회에서 다룰 문제"라고 했다.

NC는 연고지 이전 문제에 대해 조심스럽다. NC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고 싶지 않다. 창원시와 충분히 협의해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했다. 야구팬 모두가 창원시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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