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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울 때는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처럼 나서더니, 가장 중요한 순간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프로야구 9구단 NC 다이노스를 유치하면서 2만5000석 규모의 야구장 신축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 통합창원시가 그렇다. 진작에 신축구장 부지를 결정해 한창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이뤄진 게 하나도 없다.
수원시는 10구단 유치가 결정되기도 전에 김문수 경기도지사, 염태영 수원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수원야구장 리모델링 기공식을 했다. 올해 말까지 1만5000석 규모인 수원구장이 2만5000석을 갖춘 구장으로 다시 태어난다. 총공사비가 290억원인데, 수원시가 127억원, 경기도가 88억원을 투입한다. 경기도와 수원시, 두 지방자치단체가 KT야구단을 위해 전력투구를 한다고 봐야 한다.
수원시와 경기도는 프로야구단 유치가 단순히 스포츠팀을 유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지역민들에게 자부심을 안겨주고, 지역 인지도를 높여준다는 걸 확실히 인식하고 있다. 수원구장 리모델링 공사만으로도 2만5000석 규모 야구장 확보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지만, 수원시는 한발 더 나가 2020년까지 5000억원을 투입해 4만석 규모의 돔구장까지 짓기로 했다.
수원시뿐만 아니라 전북도 신축구장은 물론, 전주시와 군산시 남원시 등 전북 지역에 85억원을 투자해 아마팀용 야구장 18면을 만들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프로팀 유치를 위해 내건 공약이었지만, 아마팀 활성화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만큼 프로야구의 위상이 높아졌고, 프로야구단 존재의 의미가 높아진 것이다.
그러나 통합창원시는 정치문제에 휘둘리면서 우왕좌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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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는 신축구장 문제가 지지부진하자 지난해 이미 유치권을 박탈할 수도 있다고 경고까지 했다.
신축구장 부지가 결정된다고 하도 위치가 문제가 될 수 있다. 통합창원시 신청사가 구 창원시 지역으로 결정날 경우 신축구장이 진해시에 들어서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지난해 통합창원시는 새 구장 위치를 놓고 용역조사까지 했다. 구 창원시가 1순위였고, 마산시, 진해시 순서로 나왔다. 입지조건이 안 좋은 진해시는 낙제점에 가까운 점수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야구장은 많은 팬이 찾아와 야구를 즐길 수 있는 중심지역에 들어서야 한다. 통합창원시 시민 뿐만 아니라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상식이다.
KBO는 정치논리에 따라 통합창원시가 구 진해시 지역으로 결정난다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KBO로선 난감한 상황이다. NC가 올해 1군 리그에 진입하고, 10구단 창단까지 승인했는데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KBO 관계자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 NC가 결정할 문제이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연고지를 바꿀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KBO는 통합창원시가 약속을 지키지 않고, NC가 통합창원시 연고지를 포기할 경우 다른 지자체로 교체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프로야구단 유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지자체가 적지 않다고 한다. 이경우 인구 110만명인 통합창원시는 웃음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