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카드' 김세인 날았다! '지아 메가 55득점' 정관장, 정호영 없이 흥국 격파→승부 원점. 인천 간다 [대전리뷰]
[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흥국생명은 박혜민이 뛸 거라고 예상했겠지만…"
고희진 감독의 승부수가 빛을 발했다. 주전 미들블로커 없이 흥국생명을 잡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정관장은 2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시즌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흥국생명에 세트스코어 3대1(25-19. 25-23. 20-25, 25-15)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정관장은 이틀전 1차전 패배를 설욕하는 한편, 오는 26일 인천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 챔피언결정전 진출 여부를 가리게 됐다.
지아(30득점) 메가(25득점) 쌍포가 변함없는 위력을 발휘한 가운데, '히든카드' 김세인(9득점)의 활약이 빛났다. 베테랑 한송이의 안정된 2단 연결, '국대 세터' 염혜선의 허를 찌르는 패스워크도 돋보였다. 흥국생명은 김연경(22득점)이 분투했지만, 레이나(10득점) 윌로우(11득점)의 부진이 아쉬웠다.
경기전 관심은 1차전 경기 도중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이탈한 미들블로커 정호영의 복귀 여부에 쏠렸다. 이미 '캡틴' 이소영이 시즌아웃된 상황에서 리그 최고의 미들블로커 중 한명으로 발돋움한 정호영의 존재감은 엄청났다.
하지만 경기전 만난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오늘 정호영은 못 나온다. 하루 쉬어간다고 생각하고, 3차전에 뛸 것"이라고 했다. 2차전 필승을 다짐하는 한편, 선수시절 다양한 부상을 겪었던 자신을 떠올리며 "선수 보호야말로 내 지도자 인생의 가장 기본적인 철학"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어 이소영의 빈자리를 메울 선수로 '히든카드' 김세인을 지목했다. 평소 그 자리에는 수비 강화에 초점을 맞춰 박혜민이 기용됐다. 실제로 이날 현장중계에도 키플레이어로 박혜민을 꼽았다.
하지만 고희진 감독은 "흥국생명은 박혜민이라고 분석했겠지만, 김세인이 나간다. (흥국생명 세터)이원정과 맞물려 돌아간다면 충분히 뚫어낼 수 있다. 리시브도 괜찮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1차전 승리팀이 진출할 확률 100%'라는 말은 믿지 않는다"며 방심을 경계했다. 이어 "체력 문제만 없다면, 플레이오프를 뚫고 올라가는게 (챔피언결정전 직행보다)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는 속내도 전했다.
양팀 팬들의 뜨거운 응원전이 현장을 달군 가운데, 1차전은 정관장이 가져갔다. 초반 6-10으로 뒤지던 정관장은 상대 범실과 지아의 서브에이스를 묶어 추격전에 나섰고, 김세인의 득점으로 13-12 첫 역전에 성공했다. 흥국생명은 김미연-김다솔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하지만 정관장은 지아-메가 쌍포의 동반 폭발로 20-17로 앞섰고, 지아의 2번째 서브에이스과 상대 범실을 묶어 첫 세트를 따냈다.
정관장은 2세트마저 따내며 흐름을 탔다. 세트 초반 레이나의 포히트 여부를 두고 김연경 및 흥국생명 벤치의 격렬한 항의가 있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관장은 8-5, 16-14, 24-19로 앞서나갔다. 2세트 도중 아본단자 감독이 또한번 거센 항의를 했고, 심판진은 경고를 줬다.
막판 정관장의 연속 범실로 24-23, 1점차로 좁혀졌다. 앞서 1차전에서도 22-16, 23-20으로 앞서던 3세트를 역전패하며 경기를 내줬던 정관장으로선 예민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고희진 감독은 심판 판정에 항의하기보단 선수들을 진정시키는데 집중했고, 지아의 한방으로 세트를 마무리지었다.
3세트는 흥국생명의 반격. 세트 초반 정관장은 4-0까지 앞섰지만, 흥국생명은 김연경에게 공격을 집중시키며 승부를 뒤집었다. 이주아 대신 투입된 변지수가 흐름을 바꿨고, 김미연이 오랜시간 뛰며 김연경의 공격 부담을 덜어준 선택도 좋았다. 15-16에서 이원정의 패스페인트가 변곡점이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레이나의 연속 득점과 상대 범실을 묶어 3세트를 따냈다.
하지만 전력을 정비한 정관장은 4세트 일방적인 우세를 점했다. 김세인이 퀵오픈에 이어 서브에이스까지 터뜨리며 9-4의 리드를 가져왔고, 지아와 메가의 꾸준한 활약 속 15-9, 19-10까지 점수차를 벌려나갔다. 결국 정관장이 4세트를 따내며 챔피언결정전 진출팀은 오는 26일 인천에서 가려지게 됐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2024-03-24 21:2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