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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남미인' 김은수 "외모 열등감 있었지만..차은우와 얼굴 안 바꿀래요"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8-10-12 10:11


배우 김은수 인터뷰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09.19/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신인배우 김은수를 만났다.

김은수는 지난 달 종영한 화제작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최수영 극본, 최성범 연출)로 드라마 데뷔를 이룬 신인배우. 극중 화학과 18학번 친구들 중 독보적 존재감을 가진 인물로 등장해 시선몰이를 했다. 실제 스무살 대학생, 주변에 있을법한 대학생을 보는 느낌의 연기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고, 바가지 머리에 코믹하고도 시크한 반응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김은수는 김성운을 만나 행복한 나날을 보낼 수 있었단다.

김은수는 "오디션을 보고 '강남미인'에 들어가게 됐는데 믿기지가 않더라. 단편 영화, 독립 영화, 그리고 연극도 했었다. 다양한 작업을 했었지만, 첫 드라마에서 그것도 비중 있는 역을 맡았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싶었다. 그 정도로 너무 감격스러워서 합격 소식을 알게 된 당일에는 혼자 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 정도로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배우로서 감사히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밝기도 하고 현실적인 반응을 보이며 실제 대학생 같은 매력을 보여줬던 김성운은 김은수가 공들여 준비한 캐릭터였다. 그는 "성운이가 원작에서는 직접적으로 설명되거나 부가적 설명이 있지 않은데 캐릭터를 어떻게 창조할지에 대해 고민했다. 원호(김도연)의 단짝인데 원호가 키도 크고 잘생긴 느낌으로 나오니 성운이는 현실적으로 귀엽고 통통하고 바가지 머리면 어떨까 싶었다. 연기에서는 너무 과하지 않은 게 좋을 것 같아서 까불거리다가도 원호와 편히 있을 때에는 담담하게 대하는 모습 등 포인트를 살리려고 노력했다. 부산이 고향인데, 준비하는 과정에서 16학번, 17학번 동생들에게 그들의 습성, 언어 등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은수가 촬영장에서 자유롭게 '놀' 수 있던 데에는 단짝 역할의 김도연, 그리고 임수향의 도움이 컸다. 김은수는 "도연이랑 둘이 애드리브를 맞춰서 하면 감독님이 봐주시고 좋다고도 해주시고 그랬다. 도연이도 제 연기에 대해 배려를 잘 해줘서 재밌게 촬영을 했던 거 같다. 특히 임수향 누나가 특히 고마웠다. 제가 처음으로 긴 호흡의 드라마를 해보는 거였는데, 사실 수향이 누나가 더 많이 힘들었을 거다. 혼자 이끌어야 하는 것도 많았다. 그런데 내성적인 성격의 저까지도 사적인 자리에서 많이 챙겨줬고, 농담도 해주면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자처했다. 리허설이나 제 장면만 딸 때에도 옆에서 똑같이 호흡을 맞춰주는 것도 고마웠다. 배우로서 정말 존경스럽고 멋있다. 박수를 치고 싶다는 마음을 이번에 느꼈다 배우로서, 사람으로서 많이 배웠다"며 "임수향은 천사다. 저한테는 천사의 느낌이다. 갓수향이다"고 말했다.


배우 김은수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09.19/
특히 '강남미인'은 외모지상주의를 제대로 꼬집었던 드라마다. 외모 평가를 당하는 것이 숙명인 배우들의 특성상 연기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대중들에게 나서는 그 순간까지 긴장을 놓치지 못하는 시간들이 이어졌을 것. 이에 대해 김은수는 "저 역시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 자격지심이 있었다. 20대 초반만 하더라도 괜시리 작아지고 그랬다. 외적 모습을 가지고 제가 저를 속박했던 거지, 사실은 그럴 필요가 없었는데도. 배우는 당연하게도 관객들에게 보여지는 직업이고, 몸도 마음가짐도 예쁘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도 안다. 그렇지만 저는 제 외모를 좋아한다. 한때는 잘생기고 예쁜 게 부러웠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오히려 제가 가진 모습으로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생기더라. 그리고 제 옆에는 저를 누구보다 사랑해주는 가족들이 있고, 친구도 있다. 그러니 내가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뭐가 있을까 싶더라. 그래서 요즘엔 더 행복하게 지내는 거 같다"고 소신을 밝혔다.

'강남미인'의 공식 얼굴천재였던 차은우와의 '얼굴 체인지'는 '강남미인'에 출연했던 배우들에게 던진 공통 질문이었다. "차은우의 얼굴로 하루만 살아보고 싶다"던 조우리도 있었고, "바꾸지 않겠다"던 이태선도 있었다. 김은수는 "내적갈등이 살짝 있다. 사람이니까. 그런데 안 바꾼다. 왜냐면 저는 다른 것을 다 떠나서 우리 부모님이 낳아준 둘도 없는 내 자식이니 바꾸지 않겠다. 저는 제가 제일 좋다"고 말했다.

김은수의 롤모델은 송강호다. 그는 "봉준호 감독님의 빠돌이라고 불릴 정도로 작품을 너무 좋아하고, 다 봤다. 편하게 보면 재미가 있지만, 다른 시선을 가지고 보게 되면 장면마다 담고 있는 메시지가 있고, 철학적 물음이 느껴지고, 또 사회를 향해 꼬집는 얘기가 담긴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서 가시는 것 같더라. 그래서 새삼 놀라고 존경하게 된다. 봉준호 감독님과 꼭 한 번 기회가 되면 작업하고 싶다. 그리고 송강호 선배님, 연기를 워낙 좋아한다. 특유의 편안한 느낌. 그런 편안함을 추구하는 방향성이 같다. 발자취를 따라가고 싶어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우 김은수 인터뷰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09.19/

김은수가 연기에 빠져 지낸 것만 해도 10년째다. 열 여덟에 연기를 시작했고, 올해로 10년에 가까워졌다. 그는 앞으로도 '끝까지 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

"지금까지 어떻게 보면 배우로서도 그렇고 사람으로서도 그렇고 어떻게 보면 항상 나름의 열등감에 빠져서 지냈던 거 같아요. 그래서 항상 제가 저 스스로를 더 힘들게했고 주위 여러분이 나를 좋아해줬지만, 놓치고 살고 깨닫지 못한 순간이 많았어요. '강남미인'이란 작품이 큰 반환점이 되기도 했고, 근래에는 사랑받는 사람이고 존재라는 것을 깨닫고 있으니까. 치열하게 연기하면서도 긍정적임과 감사함을 가지고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고, 항상 질문하고 고민하는데 저의 결론은 그냥 끝까지 시청자 옆에서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싶다는 거예요. 내년의 목표는 '연기하기'예요. 서른 살의 목표도 연기하고있기 배우로서는 죽을 때까지 '연기하기'예요. 관객들 바로 옆의 분들에게 멋있게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임수향, 차은우, 조우리, 곽동연 등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강남미인'은 지난 달 자체 최고 시청률인 5.8%(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종영했다. 최종회에서는 오랜 외모 트라우마로 자존감이 떨어졌던 강미래(임수향)와 잘생긴 외모로 자랐지만, 외로운 어린시절을 보냈던 도경석(차은우)가 연인으로 발전한 모습이 그려지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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