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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잔LIVE]카잔 거리 주인공은 '한국' 시무룩은 '중국'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8-06-28 16:57 | 최종수정 2018-06-28 18:07



[카잔(러시아)=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코레아 넘버원!" "포토포토! 플리즈!"

어딜 가나 주목받았다. 다들 엄지를 치켜세워주었다. 박수를 치는 이들도 많았다. 당당히 고개를 들고 승리를 만끽했다. 90분 반전 덕분이었다. 한국이 독일을 누르던 27일 러시아 카잔의 주인공은 한국이었다.

경기 전 카잔아레나. 독일팬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발표한 경기 입장권 구매자 자료에 따르면 독일인은 8000명 정도라고 했다. 한국인은 1500명이었다. 독일인들 입장에서는 한국전이 조별리그 3차전이고 승부가 뻔한 경기였을 것이다. 16강전 이후에나 오려는 심산이었다.

독일팬들은 한국팬들과 인사를 나눴다. "굿럭"을 연신 외쳤다. 강자의 여유였다. 어차피 자신들이 이길 것이라는 의도가 다분히 깔려있었다. 몇몇과 이야기를 나눴다. 대부분 '3대0' 혹은 '2대0' 승리를 자신했다. '검은머리' 독일팬들이 훨씬 많았다. 대부분 중국인이었다.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독일 유니폼을 입은 채 일부러 한국 팬들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이도 있었다.

바로 옆에 앉은 '검은머리' 독일팬과 이야기를 나눴다 ."객관적인 전력상 독일이 한국을 이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어디서 왔는지 물었다. 중국이었다. "지금 중국 대표팀은 어디 있나"고 되물었다. 답이 없었다. 이후 경기를 하는 동안 그 '검은머리' 독일팬은 목소리를 높였다. 독일이 공격을 하면 일부러 들으라는 듯 "고고!"를 외쳤다.

90분이 지났다. 한국이 2대0으로 승리했다. 독일팬들은 한국팬들을 향해 엄지를 들어올렸다. "굿게임"을 외쳤다. 동시에 "한국이 잘했다. 우리가 못했다. 그래서 졌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멕시코팬들도 한국팬들에게 몰려들었다. "그라시아스(고마워)"를 연발했다. "때~~하미구"라면서 "대~한민국" 구호도 어설프게 따라했다.

한국 팬들은 카잔아레나 밖에 모여 '장외 서포팅'을 했다. 북을 치면서 '아리랑' '애국가' '승리를 위하여' '오 필승 코리아' 등을 불렀다. 한국, 독일, 러시아 뿐만 아니라 곳곳의 외신들이 카메라를 들고 와 찍었다. 경기 종료 후 두시간 가까이 계속 됐다.

카잔의 중심가 바오만 거리로 향했다. 한국팬들은 당당하게 길을 걸었다. 러시아인들은 와서 사진 촬영을 부탁했다. 함께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독일팬들도 와서 축하를 건넸다.


그 와중에 시무룩한 무리들이 있었다. '검은머리' 독일팬들이었다. 여전히 독일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그들은 한국팬들이 지나갈 때마다 부러움의 눈길로 바라봤다. 혹여나 눈이 마주치면 애써 외면했다. 고개를 푹 숙인채 조용히 지나갔다.

한국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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