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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과 오랜 시간 마주 앉아 든 느낌은 '솔직담백하다'였다. 후배들의 짓궂은 질문에 거침없이 답을 했고,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지했다.
이호준은 '쿨'했다. 그 말이 기분 나쁘지 않다고 했다. 그는 "잘 사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라며 대수롭지 않게 웃어 넘겼다.
FA 시장에서 NC 외에 마음을 흔든 팀이 있다=NO(NC에서 처음 연락이 왔을 때, 통화하면서 팀에 내가 정말 필요하고 날 높게 평가한다는 말에 결정을 내렸다. 금액은 문제가 아니었다)
3년 뒤에도 선수생활을 계속할 생각이 있다=YES(실력으로 안 됐을 땐 언제든 유니폼을 벗을 각오가 돼있다. 내 인생을 다 바친 야구, 아직은 쉽게 포기할 수 없다)
은퇴 후 해설가로 나설 계획이 있다=YES(내 성격이랑 너무 잘 맞는 것 같다. 시켜만 준다면, 정말 잘 할 자신 있다)
유쾌하고 밝은 성격은 타고난 것이다=YES(어머니를 닮아서 워낙 성격이 이렇다. 외가 쪽이 전부 다 그런 편이다)
아들이 야구를 하겠다면 시킬 것이다=YES(이미 한 번 시작했는데 지금은 그만뒀다. 힘들다고 관두더라. 하겠다면 막지 않는다. 난 하고 싶다고 하면 시키는 주의다)
딸이 야구선수와 결혼하겠다면 허락할 것이다=NO(내가 해봤기 때문에 잘 안다. 굉장히 신경 쓸 부분이 많다. 내조가 힘들다. 다른 건 야구선수도 괜찮다)
아내에게는 외모에 반했다=YES(처음 봤을 때부터 마음에 들었다. 물론 양가 부모님들 직업이 완전히 똑같은 것처럼 여러가지 비슷한 상황이 많아서 좋았다)
다시 태어나도 지금의 아내와 결혼할 것이다=YES(바가지만 안 긁었으면…. 농담이다. 이렇게 내조 잘 하는 사람도 없다. 애들도 훌륭하게 잘 키우고. 이만한 와이프가 어딨겠나)
'타자는 이승엽, 야구는 이종범, 인생은 이호준'이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YES(와이프가 얘기해주더라. 듣고 나서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인생? 잘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
다시 태어나도 야구를 할 것이다=YES(지금보다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 번 해봤으니까 당연하다)
투산(미국 애리조나주)=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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