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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조급함과 무모함이 어렵게 잡은 메이저리그 기회를 다 날리고 있다. 피츠버그 파이리츠 배지환(26)이 또 실망스러운 플레이로 팀에 해를 끼쳤다. 이대로라면 마이너리그행 통보를 피하기 어려울 듯 하다.
피츠버그가 2-1로 앞서다 7회말 솔로홈런을 허용하며 2-2로 맞선 상황. 2사 후 앤드루 맥커친이 볼넷을 골라내자 피츠버그 벤치가 배지환을 투입했다.
자신의 거의 유일한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빠른 스피드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다. 피츠버그 벤치도 경기 흐름상으로도 매우 중요한 타이밍이라고 판단하고, 배지환을 내보낸 것이다. 작은 기회를 스피드로 살려보겠다는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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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배지환은 2루까지 진루했고, 피츠버그의 득점 찬스가 만들어졌다. 2사였지만, 상대 투수가 크게 동요하는 데다 2루 주자는 팀내 최고 주루 스피드를 지닌 배지환이었다. 흐름이 피츠버그쪽으로 돌아선 타이밍이다. 경기 막판 1점이라도 내면 승리에 한발 더 가까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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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2루 주자 배지환이 3루로 달렸다. 1루 주자 스윈스키는 움직이지 않았다. 포처의 투구가 원바운드로 튀었지만, 포수 뒤로 빠진 건 아니다. 3루까지 뛰기에는 다소 애매한 타이밍. 그러나 배지환은 자신의 스피드를 너무 믿었다.
처음에는 세이프 선언이 나왔다. 하지만 마이애미 벤치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판독 결과 태그 아웃으로 판정이 변경됐다. 결국 피츠버그는 허무하게 8회초 공격을 끝냈다.
실점 위기를 넘긴 마이애미는 9회말 끝내기 폭투에 편승해 3대2로 승리했다. 이로써 피츠버그는 마이애미와의 개막 원정 4연전에서 끝내기 패배만 3번을 기록하며 1승 3패의 부진한 출발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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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3루 도루에 성공한다고 해서 득점 확률이 크게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메이저리그 통계에 따르면 2사 1, 2루와 2사 1, 3루에서의 기대득점 확률은 각각 0.436과 0.481이다. 즉, 도루가 성공해도 증가하는 득점확률은 5% 미만이다. 여기에 도루 실패확률을 감안하면 배지환의 3루 도루는 분명 '안 하느니만 못한' 시도였다고 할 수 있다. 배지환이 뛸 때 1루 주자 스윈스키는 움직이지 않았다.
배지환은 시범경기에서 기대 이상의 타격솜씨를 보여주며 극적으로 메이저리그 개막엔트리에 합류했다. 경쟁자였던 스윈스키와 함께 들어갔다. 하지만 활약도에서 벌써 크게 차이가 난다.
배지환은 30일 경기에 처음으로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지만, 삼진만 3개를 당하며 단 한번도 출루하지 못했다. 게다가 4번의 타석에서 평균 4구 이내(3구-4구-3구-5구)의 성급한 승부를 펼치다 허무한 결과만 내놨다. 결국 배지환은 다시 선발 기회를 잃고 벤치에서 대기했다. 그리고 대주자 기회에서도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여줬다.
반면 스윈스키는 전날(5타수 1안타 2볼넷 1타점)에 이어 이날도 선발로 나와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배지환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벤치의 실망감이 누적될수록 배지환에게 주어지는 기회도 사라진다. 이런 분위기가 계속 이어진다면 남는 건 마이너리그행 통보 뿐이다. 배지환이 좀 더 신중함을 유지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