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독립운동가의 후손 데니스 텐

송진현 기자

기사입력 2011-05-06 19:35


"김연아는 제가 닮고 싶어하는 선수일 뿐만 아니라 전세계 대다수 피겨선수들의 롤 모델입니다."

지난달 26일부터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리고 있는 2011 볼쇼이 아이스쇼에 참가 중인 카자흐스탄의 '피겨 영웅' 데니스 텐(17). 그는 6일 묵고있던 서울 강서구의 한 호텔에서 가진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서 "김연아는 정말 뛰어난 재능을 지닌 선수"라며 한 없이 부러워했다.

데니스 텐(한국성은 정씨임)은 한국계여서 이번 볼쇼이 아이스쇼에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정식 볼쇼이 아이스쇼단원은 아니고, 아마추어 게스트로 초청돼 하루 4분씩 2번 무대에 오르고 있는 상태. 올 2월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남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따낸 세계 피겨계의 차세대 기대주이기도 하다.

텐은 1907년 일제에 저항하기 위해 의병을 일으킨 민긍호 선생의 후손이다. 민 선생은 1908년 일제의 총탄에 순직했고 민 선생의 부인은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북만주를 거쳐 카자흐스탄에 정착했다. 텐의 할머니 김 알렉산드리아가 바로 민긍호 선생의 외손녀인 것이다. 그의 부모 모두 한국계다.

이번에 5번째로 한국을 찾은 그는 "한국에 오면 마치 고향에 온 것 같은 느낌이다. 나의 뿌리가 그래서인지 한국민들은 모두 형제 같아 마음이 편안해 진다"고 한국방문 소감을 말했다.

3년 전 그랑쁘리 대회에 참가한 후 한국에 그의 팬클럽도 결성됐다. 1m68, 56㎏의 체격인 텐은 "요즘 매일 목동링크로 10대 여성팬들이 찾아와 던킨도너츠도 사주곤 한다"고 자랑했다.

알마티 출신인 텐은 어릴 때는 바이올린 교습가였던 어머니 옥사나 텐(51)의 영향으로 음악을 했다. 지난 2002년 카자흐스탄 소년합창단원으로 부산에서 열린 세계합창대회에 참가한 바 있다.

10세 때 피겨를 시작한 이후 카자흐스탄에선 연령대별 1인자로 군림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텐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선 꼭 금메달을 따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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