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들, 다단계 완급조절로 PS 최다이닝 소화
기사입력 2008-10-30 21:16
| 두산 랜들과 SK 송은범의 4차전 선발 대결. 다소 싱겁게 끝났다. 두산 랜들은 팀의 1승2패 불리한 상황속에 '오늘 지면 끝'이란 비장한 각오로 마운드를 밟았다. 반면, SK는 3차전 승리에 따라 1차전 선발이었던 김광현을 무리시키는 대신 송은범을 올렸다. 애당초 오래 던지게 할 뜻은 없었던 듯 SK 불펜은 경기 초반부터 일찌감치 분주했다. 랜들은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가장 많은 이닝인 7회를 퀄리트스타트로 메우며 벤치 기대에 부응했다. 반면, 송은범은 변화구 컨트롤이 흔들리며 불펜 조기 투입 물량 공세에 희생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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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묘했던 다단계 완급조절
랜들의 가장 큰 장점은 완급 조절과 코너워크에 있다. 강속구 투수가 아닌만큼 경기 당일 이 두가지 요소의 조화가 성패를 가른다. 이날 랜들의 피칭은 성공적이었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2km에 불과했지만 110km의 느린 커브와 120km대 슬라이더, 130km대의 변형 슬라이더를 두루 섞으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다단계 속도 조절이 위력을 발휘한 셈. SK 타자들은 랜들의 변화구를 노리고 나왔으나 속도 차가 제각각인 공을 연속 안타로 이어가기란 쉽지 않았다. 스트라이크존 주위를 맴도는 제구력도 합격점이었다. 올시즌 6경기서 2승1패 방어율 1.27로 강했던 SK에 대한 자신감도 한몫 했다. 1회 실책 속에 초반 리드를 빼앗겨 조바심나기 쉬운 경기를 편안하게 끌고 갈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아쉬웠던 슬라이더 컨트롤
한국시리즈에서 첫 등판한 SK 선발 송은범은 힘이 넘쳤다. 비교적 잘 제구된 직구는 최고 시속 151km를 기록할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2회 선두타자 김동주에게 좌중월 2루타를 허용했던 공은 빠른 직구였지만 실투라기보다는 김동주가 잘 받아친 케이스. 하지만 한달 가까운 오랜 휴식이 변화구 컨트롤 감각을 흔들어놨다. 슬라이더의 제구가 흔들리며 조기 강판의 빌미를 제공한 것. 1-0으로 앞서던 2회말 무사 2루에서 홍성흔 타석 2-1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던진 슬라이더는 실투였다. 1-1 동점을 허용한 뒤 3회 전상렬을 사구로 내보낸 뒤 견제 송구 실책으로 1사 2루에 몰린데다, 좌타자 이종욱이 타석에 서자 SK 벤치는 지체 없이 좌완 가득염을 올렸다.
< 잠실=정현석 조선닷컴 야구전문기자 scblog.chosun.com/gen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