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변칙 타순으로 맞선 KS 4차전 누가 효과 봤나
기사입력 2008-10-30 20:48
| 30일 한국시리즈 4차전은 양팀의 변칙 타순이 흥미를 끌었다. 1차전부터 매경기 다른 타순으로 임했던 SK는 1~3번 상위타선에 좌타자들을 몰아넣고, 4번부터는 모조리 우타자를 기용했다. 특히 이진영이 톱타자로 나선게 눈에 띄었는데 김성근 감독은 "정규시즌서 타선이 잘 안풀릴 때 진영이를 1번에 놓고 효과를 봤다"며 "오늘은 고민없이 단번에 라인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고민에 고민을 반복하는 김 감독 스타일상 이례적이다. 타순에 변화를 크게 주지 않던 두산 김경문 감독도 좌-우타자를 번갈아 넣는, 일명 '지그재그' 타선으로 맞섰다. 1, 3, 6, 8번에 좌타자, 2, 4, 5, 7, 9번에 우타자를 기용했다. 특히 6번 오재원, 8번 전상렬이 이날 타순의 키포인트였다. 변칙 타순으로 맞선 양팀의 공격을 자세히 지켜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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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은 1차전 후 찬스에서 연결 노릇을 하는 타자가 없어서 패했다고 밝혔다. 당시 3번에 박재홍, 4번에 김재현을 기용했던 김 감독은 이날 두 선수의 자리를 바꿨다. SK는 1회초 1사후 2번 박재상이 중전안타로 포문을 연 뒤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상대 포수 채상병의 송구 실책을 틈타 3루까지 내달렸다. 3번 김재현이 볼카운트 2-1에서 112㎞ 커브를 잡아당겨 2루쪽으로 땅볼을 굴리며 박재상을 불러들였다. 이어 4번 박재홍마저 우전안타를 날렸으니 1차전과 달리 김재현과 박재홍의 타순을 바꾼게 효과를 본 셈이다.
또 전날 3차전서 투런홈런을 터뜨린 최 정을 5번에 고정시킨 것도 김재현, 박재홍에 이은 해결 역할을 바랐기 때문. 4회초 1사 1루서 최 정은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날카로운 2루타를 날리며 1루주자 박재홍을 불러들였다. 최 정은 6회초에도 2사 1루서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빗맞힌 2루타를 쳐 2,3루 찬스를 이끌었다. 김 감독은 3차전 클리닝타임에 최 정에게 타격 원포인트 레슨을 했을 정도로 큰 기대를 걸고 있던 터였다.
▶6번은 구멍-두산 2회말, 7회말 공격
2회말 선두 4번 김동주의 좌중월 2루타와 5번 홍성흔의 중전안타로 만든 무사 1,3루 찬스. 지그재그 타선의 핵으로 기대를 받던 왼손 오재원은 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치고 말았다. 3루주자 김동주가 홈을 밟았지만 대량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상승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 오재원은 초구 바깥쪽 직구를 호기롭게 잡아당겼지만 2루수 정면을 향했다. 경기후 SK측은 포수 박경완의 허를 찌르는 초구 선택이었다고 평가. 오재원은 7회말 무사 1,3루서도 삼진으로 물러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좌타자는 역시 왼손이 잡는다-두산 3회말, 4회말 공격
두산 김경문 감독이 지그재그 타선을 짠 데는 어차피 SK 선발 송은범이 길게 던질 수 없을 것으로 보고 SK의 투수 교체에 어려움을 주기 위한 포석도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기대만큼의 결과는 나오지 못했다. 3회말 선두 8번 전상렬이 사구로 나갔지만 1사후 1번 좌타자 이종욱이 SK의 바뀐 왼손투수 가득염으로부터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날 때, 타구를 보지 않고 홈까지 내달리는 바람에 아웃되고 말았다. 가득염은 2-1로 앞선 4회말 투구때 선두 우타자 고영민을 상대로 철저한 코너워크로 어렵게 승부해 볼넷을 내줬지만, 이어 좌타자 김현수를 3루수 직선아웃으로 처리한 뒤 주자까지 잡아 두산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철저히 좌타자를 잡겠다는 전략이 딱 들어맞았다.
▶어쨌든 이진영 효과?-SK 7회초 공격
1사 1,2루서 이진영은 유격수쪽으로 땅볼을 쳐 병살타로 물러날 뻔 했지만, 상대 실책을 유도하며 귀중한 점수를 보탰다. 유격수의 송구를 받은 두산 2루수 고영민이 1루에 원바운드 악송구를 범하는 바람에 2루주자가 홈을 밟았고, 이진영은 2루까지 진루했다. 좌타자인 이진영이 1루로 사력을 다해 달리자 마음이 급해진 고영민이 정확하게 송구를 하지 못한 것이다. 2번 박재상의 중전안타때 이진영은 무리하게 홈으로 뛰어들다 태그아웃됐지만, 이진영으로 인해 SK는 도망가는 점수를 뽑을 수 있었다.
< 잠실=노재형 기자 scblog.chosun.com/jayroh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