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인 매치] 박경완-전상렬, 눈물나는 무안타 탈출기
기사입력 2008-10-30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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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3차전까지 두 선수의 타율은 0. 양팀 통틀어 3차전에 모두 출전하면서 9타석 이상 나간 타자 중에 안타가 없는 건 둘 뿐이다. 박경완은 3차전까지 12타석 11타수 무안타에 볼넷 1개. 전상렬도 9타석 7타수 무안타에 볼넷 1개가 전부였다.
따라서 30일 열린 4차전에선 누가 먼저 안타를 터뜨리느냐도 볼거리였다. 둘은 나란히 8번에 배치돼 선발 출전했다. 못치던 타자가 안타를 기록하면, 팀분위기가 살아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박경완은 2회 2사후 첫 타석에서 2루 땅볼에 그쳤다. 5회 선두타자로 나선 두번째 타석에선 기습번트 시도를 두차례나 하면서 애를 썼지만 풀카운트 승부 끝에 결국 삼진 아웃.
좀처럼 안타가 나오지 않은데다 운까지 나빴다. 7회 무사 1루에서 맞이한 세번째 타석. 2-1로 간발의 리드였기 때문에 박경완은 당연히 벤치 사인에 따라 초구에 희생번트를 댔다. 그런데 아뿔싸, 위로 뜨면서 포수 파울플라이.
9회 무사 1루에서 마지막 네번째 타석. 이번엔 초구에 희생번트를 성공시켜 주자를 2루로 보냈다. 결국 이번에도 안타 칠 기회는 애시당초 사라졌다.
전상렬도 참 안풀리는 날이었다. 1-1 상황에서 맞이한 3회 첫타석. 선두타자로 나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고 SK 선발 송은범의 견제 실책을 틈타 2루까지 진루한 것까진 좋았다. 후속 김재호의 삼진으로 1사 2루. 뒤를 이어 이종욱이 우익수쪽으로 빗맞은 포물선 타구를 날렸을 때, 전상렬이 안타라고 판단해 뒤도 안보고 3루를 돌아 홈까지 파고든게 실수였다.
SK 2루수 정근우가 타구를 등진 상태에서 달려가 기어코 잡아냈다. 이어 정근우가 2루 커버에 들어온 유격수 나주환에게 던져 더블아웃. 전상렬은 3루-홈 사이에서 망연자실한 채 서있었다. 5회 2사 1루 두번째 타석에선 헛스윙 삼진이었다.
또한번의 찬스는 오지 않았다. 전상렬은 1-3으로 뒤진 7회 2사 1,3루 상황에서 타석이 돌아오자 대타 최준석으로 교체됐다.
둘 다 시리즈 첫 안타 기회는 5차전으로 넘겼다. 그나마 이날 위기 때마다 빛나는 투수 리드로 팀승리를 이끈 박경완이 무안타임에도 기분좋은 밤이 됐을 듯하다.
< 잠실=김남형 기자 scblog.chosun.com/star22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