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고양 소노 에이스 이정현은 완벽하게 업그레이드됐다. 현대모비스의 외곽을 철저하게 파괴했다. 무려 43점을 폭발시켰다. 7어시스트, 4스틸은 덤이었다.
고양 소노는 20일 울산동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이정현의 원맨쇼를 앞세워 울산 현대모비스를 100대82로 완파했다.
올 시즌 강력한 정규리그 MVP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정현은 소노의 절대적 에이스였다. 앨런 윌리엄스와의 2대2 공격 뿐만 아니라 공간을 창조하며 3점슛 세례를 퍼부었다.
19일 부산 KCC에 디욘테 버튼이 있었다면, 이날 경기에서는 소노 이정현이 절대적 지배자의 모습을 보였다.
▶전반전
현대모비스가 숀 롱의 공격 리바운드에 의한 풋백 득점으로 시작했다. 경기 전 소노 김승기 감독은 "현대모비스의 높이가 너무 좋다. 우리는 이 부분이 약하다"고 했다.
하지만, 소노는 이정현의 자유투 2득점으로 균형을 빠르게 되찾았다.
이정현은 한호빈을 상대로 1대1 돌파에 성공. 현대모비스는 소노를 만날 때 이정현 봉쇄에 어려움을 느낀다. 현대모비스는 장재석의 골밑슛, 높이로 반격했다.
소노는 현대모비스의 1옵션 외국인 선수이자, 에이스 숀 롱의 수비에 초점을 맞췄다. 김민욱을 스타팅 멤버로 사용했다. 정희재를 쓸 수도 있었지만, 공격에서 김민욱은 3점슛 능력이 좋다. 즉, 공격 시, 골밑 공략을 위한 포석, 수비에서는 김민욱이 숀 롱을 막은 뒤 앨런 윌리엄스가 로 포스트에서 대기하면서 더블팀 전략을 구사했다.
단, 파울이 급격히 많아졌다. 1쿼터 6분12초를 남기고 팀 파울에 걸렸다.
소노가 앞서갔다. 혼전 상황에서 김민욱의 3점포. 그리고 이정현의 절묘한 어시스트에 의한 속공 득점이 나왔다. 현대모비스는 당황했고, 또 다시 실책. 그러자 이정현이 직접 3점포를 꽂아 넣었다. 순식간이 18-10, 8점 차 리드.
현대모비스의 작전타임. 숀 롱의 위력을 극대화하지 못했다. 함지훈을 긴급 투입했다.
하지만, 이정현의 스틸, 소노의 속공 득점이 또 다시 나왔다. 현대모비스는 숀 롱의 포스트 업 공격을 1옵션을 삼았지만, 소노의 강한 저항에 번번이 저지됐다.
이때, 숀 롱의 위력이 나왔다. 외곽에서 1대1 공격, 바스켓 카운트 3점 플레이에 성공했다. 김국찬의 3점포가 터졌다. 22-16, 6점 차 추격. 이번에는 소노의 작전타임.
이정현의 두 차례 공격이 불발. 그러자 현대모비스는 이우석의 골밑 돌파, 숀 롱의 자유투 2득점으로 추격. 김국찬의 3점포까지 코너에서 터졌다. 26-25, 1점 차 소노의 1쿼터 리드로 종료. 단, 12점 차를 단숨에 따라붙은 현대모비스였다.
2쿼터, 양팀은 외국인 2옵션을 사용했다. 현대모비스의 강점은 숀 롱 뿐만 아니라 게이지 프림 역시 일정 이상의 기량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골밑 돌파. 현대모비스의 역전.
그러자, 이정현이 스크린을 절묘하게 타면서 3점포를 터뜨렸다. 재역전.
에이스가 힘을 내자 다시 소노가 힘을 냈다. 현대모비스 스위치 디펜스 미스. 정희재가 톱에서 오픈 찬스, 3점슛을 작렬시켰다. 이어 이정현의 패스에 의한 속공 득점까지 나왔다. 34-27, 다시 소노의 7점 차 리드.
함지훈이 정리했다. 프림과 2대2로 골밑 슛 성공, 상대 반칙까지 나왔다. 다시 4점 차 추격.
이때, 이정현이 또 다시 절묘한 스텝백 3점포, 속공 득점을 성공시켰다. 올 시즌 강력한 MVP 후보다운 맹활약이었다. 현대모비스는 또 다시 공격 실패. 그러자, 소노 2옵션 번즈가 프림을 상대로 1대1, 포스트 업 공격을 성공했다. 다시 41-30, 11점 차 소노의 리드. 현대모비스의 작전타임.
함지훈의 패스로 이우석의 골밑 득점. 그러자 번즈가 미드 점퍼로 응수했다. 소노는 이정현의 체력 조절로 벤치로 들어왔다. 하지만, 번즈의 포스트 1대1과 이재도의 부분 1대1 돌파로 활로를 계속 뚫었다.
이후, 현대모비스는 빠른 트랜지션. 프림의 골밑슛에 번즈가 파울, 3반칙이었다.
소노는 뚝심있게 번즈의 포스트 업을 공격 1옵션으로 삼았고, 프림이 막아내지 못했다. 반면 프림은 불안정한 공격 옵션으로 실책을 범했다. 때문에 이정현의 휴식을 취하는 시점에서 현대모비스는 추격의 활로를 제대로 뚫지 못했다. 47-37, 10점 차 여전히 소노의 리드.
이정현이 들어왔다. 3점슛 실패. 프림이 우격다짐으로 코스트 투 코스트 속공. 김진유의 파울이 나왔다. 자유투 1개만 성공.
이정현이 스크린으로 함지훈과 미스매치를 만들었다. 크로스 오버 드리블로 찬스를 만든 뒤 3점포를 터뜨렸다. 이정현이 속공 상황에서 상대의 바디 체크에도 바스켓 카운트, 3점 플레이를 성공시켰다. 완벽한 소노의 흐름이었다. 55-38, 17점 차까지 벌어졌다. 이때, 윌리엄스의 스크린 파울이 불렸다. 애매했다. 하드콜 기준에서는 불리지 않아도 괜찮을 파울이었다. 게다가 윌리엄스는 3반칙. 번즈는 이미 4파울인 상황이었다.
2쿼터 막판 이정현은 윌리엄스와 절묘한 2대2 플레이를 연속으로 성공시켰다. 프림의 수비 위치가 애매한 부분도 있었다. 결국 61-44, 17점 차 소노의 리드로 전반이 종료됐다.
이정현은 전반에만 무려 25득점, 7어시스트로 현대모비스 외곽을 철저하게 파괴했다.
▶후반전
3쿼터 초반, 현대모비스에게는 매우 중요했다.
숀 롱이 다시 투입. 김국찬의 3점포가 터졌다. 숀 롱이 이정현과 윌리엄스의 2대2 공격을 끊었다.
단, 이정현이 또 다시 미드 점퍼. 게다가 소노는 숀 롱을 위해 함정을 팠다. 베이스라인으로 돌 때 기습적 김진유의 더블팀. 숀 롱이 내려올 때 얼굴을 치면서 공격자 파울.
숀 롱의 공격이 여의치 않자, 다시 프림을 투입. 그러자 윌리엄스가 스핀 무브로 골밑 돌파. 현대모비스의 작전 타임.
이정현의 기세는 더욱 거세졌다. 또 다시 윌리엄스의 스크린을 받은 뒤 스텝 백 3점포를 작렬시켰다. 68-47, 21점 차 소노의 리드.
현대모비스는 프림의 골밑 공격으로 추격을 했지만, 내외곽의 유기적 플레이는 아니었다.
김국찬의 3점포로 현대모비스가 추격. 하지만, 이정현은 스핀 무브, 스네이크 드리블에 의한 미드 점퍼로 응수. 박무빈이 버저비터 3점포를 터뜨렸다. 79-64, 15점 차 소노의 리드로 3쿼터 종료.
숀 롱이 재투입. 하지만, 소노의 집중 견제에 좀처럼 공격 효율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반면 윌리엄스는 공격 리바운드를 따낸 뒤 스핀 무브에 의한 골밑 플로터로 기세를 올렸다.
83-66, 소노의 여전한 리드, 경기종료 6분39초를 남기고 현대모비스 이우석이 미끄러지면서 U파울을 범했다. 김진유의 자유투 1득점, 그리고 소노의 공격권. 이정현이 또 다시 스크린을 받은 뒤 헤지테이션 드리블, 가볍게 골밑 돌파에 성공했다. 86-66, 20점 차 소노의 리드. 사실상 여기에서 승패는 결정됐다.
소노 이정현은 너무나 강력했다. 에이스의 그래비티를 완벽하게 보여줬다.
현대모비스는 한호빈, 김국찬, 박무빈 등을 붙였지만, 스크린을 활용한 그의 3점포를 막을 순 없었다. 빅맨이 헷지를 들어오면 비어있는 팀동료를 활용했다. 견고함을 자랑하는 현대모비스의 수비 조직력은 이정현에 의해 완전히 무너졌다.
소노는 윌리엄스와 번즈가 현대모비스 숀 롱과 프림의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는 고무적 모습을 보였다. 윌리엄스는 이정현과 합을 맞추면서 2대2 공격을 이끌었고, 번즈 역시 프림과의 1대1에서 오히려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피드가 떨어지는 두 외국인 선수 조합이지만, 소노의 날카로움은 여전했다. 소노는 이날 승리로 상위권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게 됐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개막전에서 전혀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에이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숀 롱은 소노의 함정 수비에 제대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장재석 함지훈 김준일 빅맨들도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이우석 김국찬 등 윙맨 자원들도 자신들의 경기력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외곽 수비가 파괴되면서, 공수 밸런스가 완전히 흐트러진 모습을 보였다. 울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2024-10-20 18:0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