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이 있다. 야구에선 '선수 이기는 감독 없다'는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과 최형우가 그렇다. 26일 한국시리즈 4차전. 4번 타자 최형우가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하루 전 3차전을 치르면서 도진 허리가 문제였다. 이 감독은 "오늘 선발에선 빼야 할 것 같았다"고 제외 배경을 밝혔다. 최형우가 벤치를 지킨 가운데, KIA는 승리를 거두면서 V12에 한 발짝 만을 남겨둔 채 광주로 향했다. 이틀 만에 치러진 5차전. 최형우는 언제 그랬냐는 듯 그라운드에서 힘차게 몸을 풀었다. 6번 지명 타자 선발 출전. 이 감독은 "조금이라도 안 좋다고 하면 쓰지 않으려 했다. 오전 체크 결과 출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며 "본인이 어렵다고 생각하면 안된다고 했을텐데, 이런 큰 경기에 가능하다는 사인을 낸 건 충분히 할 수 있기에 한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4번이 아닌 6번 배치에 대해선 "4번보다는 6번 자리가 변수가 있을 때 다른 선수를 활용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배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완벽한 몸 상태는 아니라는 것. 일말의 불안감을 안고 시작된 승부, 최형우는 왜 '해결사'인지를 증명했다. '대투수' 양현종이 백투백포, 연타석포를 맞고 무너졌다. 1-5로 뒤진 3회말, 1사 1,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최형우는 깨끗한 우전 적시타를 날리면서 귀중한 타점을 만들었다. 2-5에서 맞이한 5회말엔 선두 타자로 나서 삼성 김태훈을 상대로 우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이 홈런으로 1점을 더 따라 붙은 KIA는 김태훈의 난조, 구원 등판한 김윤수의 폭투로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고비 때마다 추격점을 만들어낸 '해결사' 최형우의 활약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그림이었다. 불혹을 넘긴 최형우의 부상 투혼,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8월 초 우측 내복사근 미세 손상으로 3주 진단을 받은 그는 1주일 정도 휴식을 취한 뒤부터 원정길 동행을 택햇다. 후배들과 호흡하며 응원군을 자처했다. 다시 1주가 지난 뒤엔 이 감독을 조르기 시작했다. "아무런 이상이 없다"며 출전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이 감독의 만류 속에 시간이 흐르는 듯 했지만, 결국 최형우는 3주를 딱 채운 끝에 결국 엔트리에 복귀했다. 최형우는 "감독님과 의견이 부딪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대부분 감독님이 져준다. 선수들 입장에선 그런 부분이 감사한 순간이 있다"고 오히려 고마움을 표하기도. KIA가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향해 달려갈 때도 최형우는 배팅볼 투수를 자처하는 등 올 시즌 든든한 맏형 노릇을 톡톡히 했다. V12를 눈앞에 둔 승부처, 맏형의 해결사 본능이 다시 한 번 꿈틀거렸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2024-10-29 00:16:30
[광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초보 감독이 취임 첫해부터 대형사고를 쳤다. 감독으로서는 처음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다. KIA 타이거즈는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7대5로 승리했다. 1,2차전 승리 이후 3차전 패배 그리고 다시 4,5차전 승리. 시리즈 전적 4승1패를 기록한 KIA는 정규 시즌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성공하며 통합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범호 감독은 취임 첫해 통합 우승이라는 성과를 냈다. 전임 감독의 급작스러운 퇴진으로 스프링캠프 도중 예상치 못하게 감독으로 선임된 이범호 감독은 KBO리그 최초의 80년대생 감독이다. 그는 1981년생으로 현재 리그에서 가장 젊은 감독이다. 시즌 전부터 탄탄한 전력으로 우승 후보로 꼽혔던 KIA지만, 이범호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이어온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잘 이끌어 우승까지 해냈다. 이범호 감독은 역대 두번째로 어린 나이에 취임 첫해 통합 우승이라는 기록을 이어갔다. 역대 최연소 취임 첫해 통합 우승 감독은 선동열 감독이 2005년 삼성 라이온즈 사령탑 시절 기록한 42세9개월9일이다. 이범호 감독은 42세11개월3일에 우승을 달성했다. 또 취임 첫해 통합 우승은 역대 세번째다. 2005년 선동열 전 삼성 감독 그리고 2011년 류중일 전 삼성 감독에 이어 삼성이 아닌 타 팀 감독으로서는 최초다. 타이거즈 역사상으로도 최초다. 다음은 한국시리즈 우승 후 이범호 감독의 일문일답. -우승 소감은. ▶너무 감사드린다. 올 시즌 너무 감사드리고, 제가 팀을 맡아서 굉장히 힘든 시기도 있고 좋은 시기도 있었는데 마지막에 너무나도 좋은 상황에서 우승할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선수들, 많은 팬분들 그리고 저희를 항상 멀리서 응원해주시던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우승은 했지만 다시 시작이니까 잘 준비해서 내년에도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처음 감독이 됐을때 팀이 안좋은 상황이었는데, 우승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나. ▶저는 팀을 맡을때 충분히 2년 안에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맡게 됐다. 우리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은 어느 팀보다 좋았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우승이라는 목표를 얻고 싶어서 최선을 다했고, 거기에 걸맞게 선수들도 최선을 다한 결과 우리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 팀 자체가 젊은 선수들도 많고 고참 선수들도 아직 능력이 출중한 선수들이 많아서 올 시즌 끝나고 잘 마무리해서 내년에도 이 팀 자체를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팀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선수때 우승이랑 감독때 우승이랑 차이가 있나. ▶우승하니 다 좋은데 확실히 홈에서 하니까 너무 좋다. 우승을 서울에서 많이 하다보니까, 서울에 저희 팬들이 굉장히 많은데 광주팬들은 그런 모습을 많이 못지켜보셨기 때문에 너무나도 우승을 꼭 이뤄드리고 싶었는데. 달성한 것에 대해서 너무나 기분이 좋다. -오늘 초반 5실점 하고 위기가 있었다. ▶막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삼성 투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부상 선수도 있고 그래서 저희가 지금부터 잘 막으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김)도현 뒤에 필승조 투수들 붙여놓으면 따라갈거라고 생각했다. 좀 더 많은 기회가 있었는데 2아웃에 찬스가 걸리다보니까 더 긴장되고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를 치렀던 것 같은데, 너무나 극적으로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줬다. 이길 수 있어서 너무나 감사하다. -올 시즌 가장 위기였던 순간은. ▶선발 투수들이 빠졌을 때가 가장 힘들지 않았을까. 야수들은 9명에서 1명이 빠지는거니 전체 선수들을 잘 다스리면서 가면 그 선수들이 언제든지 1명 나올 수 있고, 팀 타선 자체가 강했기 때문에 1명 정도는 어떻게든 막는다고 생각했다. 선발 투수는 공 100개를 던져야 하고, 1~2경기를 대체 선수로 넣다 보니까 불펜 부하가 많이 걸렸다. 그때 (김)도현이랑 (황)동하를 넣어야 하는 상황이 가장 힘들지 않았나. 이의리, 윤영철, 네일이 빠질 때마다 선발 고민을 많이 했다. 선발 투수들이 선수들이 잘 메꿔주는 바람에 저희가 1등을 지키면서 한국시리즈에 올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칭찬해주고 싶은 선수. ▶모든 선수들이 잘해줬지만, 김도영 선수가 이렇게 빠른 시간에 성장해줌으로 인해서 팀 자체가 굉장히 변하는 시즌이었다고 생각한다. 김도영이 나오지 않았으면, 젊은 선수들의 뎁스가 쉽게 변화가 될 수 없는데. 김도영이라는 좋은 선수 한명이 내야 자리 하나를 잡아주면서 시너지가 생겼다. 그 모습들을 고참들이 잘 막아주면서 좋은 팀으로 변했던 것 같다. 앞으로도 도영이처럼 젊은 선수들이 더 분발해줘서 매년 이렇게 좋은 선수들이 나온다면 팀이 강해질거라고 생각한다. 올 시즌은 김도영이라는 선수가 큰 좋은 선수로 거듭나준게 올 시즌 가장 감사한 일이다. -곽도규가 한국시리즈에서도 활약했는데. ▶젊은 선수들 한명, 한명이 어떻게 커주느냐에 따라 팀에 변화가 커진다. 도규나 영철이, 도현이, 해영이 전부 다 젊은 선수들이 아직까지 성장을 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우리 팀이 앞으로도 무서워지지 않을까. 도규도 올 시즌 개막전에 올릴때 이 선수 한명만 필승조에 잘 붙어있어주면 우승할 수 있겠다, 하고 처음부터 어려운 상황에 올려봤는데 확실히 큰 간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내년도 선발 구상에 고민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떤 선수들에게 기대하나. ▶도현, 동하도 있고 영철이도 올 시즌 허리가 조금 안좋았지만 모든 면에서 큰 부상은 아니기 때문에 내년에 로테이션 자리 잘 지켜줄거라 생각한다. 양현종도 이닝수만 조금 줄여주면 선발 자리에서는 아직까지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내년 6~7월 되면 이의리가 들어오면, 불펜도 강하고 선발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와중에 젊은 신인 선수들이나 퓨처스에서 성장하는 선수가 나오면서 조금씩 더 맞춰가면 훨씬 더 강해질 수 있다. -김태군이 1표차로 MVP를 놓쳤다. ▶그래서 저한테 옆구리를 찌르면서 '팀 MVP는 없나요'라고 물어보더라. 태군이도 너무 잘해주고, 볼 배합도 너무 잘했다. 태군이나 선빈이나 두 선수가 한국시리즈에서 너무나도 잘해줘서 저에게는 MVP라고 생각한다. 제가 잘 위로해주겠다. -선수와 감독으로 우승하면서 타이거즈의 대표적인 인물이 됐는데. ▶KIA에 올 줄 알았습니다. 한화에서 뛸 때 광주 오면 굉장히 잘쳤고, 그랬으니 저를 데려오신 것 같고.(웃음) 광주팬들이 오시면 항상 하는 말이 '이름이 호랑이인데 왜 광주를 안오냐' 이런 말씀이었다. 이름 때문에라도 나를 부를 수 있겠다 생각했었는데 너무 좋은 구단에, 그때 당시 힘들어서 일본에 외롭게 있는 저를 찾아와주셨다. 그때 저를 스카우트 해주신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난다. 그분들께 아직도 감사드린다. 프런트에 그런 분들이 있어서 제가 있을 수 있었고, 여기서 성대한 은퇴를 시켜주시고 감독까지 맡겨주시고 우승까지 하게 돼서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큰 감흥이 있다. 앞으로 KIA 타이거즈라는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해서 노력을 하고, 여기 있는 선수들이 좋은 선수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감독으로 좋은 팀을 만들어서 앞으로 더 멋진 팀으로 계기로 노력하도록 하겠다. -데뷔 첫해에 우승을 했는데, 이제 다음 목표는. ▶감독을 할때 모든 사람들이 우승을 목표로 시작하지만, KIA에서 14년간 몸을 담으면서 이 팀을 좋은 팀으로 만드는 것이 제가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배운 것을 꼭 이 팀에 전수하는 사람이 되자고 생각하고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 팀 자체가 1년만에 영광스럽게도 큰 변화가 생기면서 우승이라는 큰 타이틀을 저에게 안겨줬다. 매번 똑같다.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서 달리지만, 거기에 한명 한명 더 많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것을 보는게 제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승을 많이 못해봤던 선수들을 데리고 한번씩 우승을 계속 시킬 수 있는 팀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 -박찬호가 가장 많이 울었는데, 개성있는 선수를 이끌어오면서 남달랐을듯. ▶찬호의 플레이를 싫어하는 사람도 많죠. 플레이를 보면 건들대는 모습도 있고. 플레이에 있어서 박찬호처럼 매일매일 경기를 뛰어주는 선수는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선수는 아픔이 있고, 힘든 시기를 겪어도 경기를 출전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선수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그 모습은 우리팀에서 찬호가 가장 큰 그릇을 가지고 있는 선수가 아닌가 생각한다. 찬호가 저와 있으면 안좋은 모습도 조금씩 없어질 것이고, 올 시즌 찬호가 원했던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도 줬다. 내년에는 좀 더 멋진 선수로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찬호 좀 많이 사랑해주세요. -부임 전 약속 중 잘지킨 것, 못지킨 것은. ▶처음 부임했을때 선수들에게 니들 하고 싶은대로 야구를 해라 이야기했는데, 그건 지켰다. 앞으로도 그런 야구를 펼치는 사람이 될 것이고, 선수들이 플레이 하는 것에 있어서 감독 때문에 눈치를 보고 야구를 못하는 모습은 없어지는 팀을 만들겠다. 선수들이 기량을 펼칠 수 있는 팀을 만드는게 저의 목표. -왕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KIA가 어떤 부분을 가장 신경써야 할까. ▶선수들이 자만에 빠지지 않고, 우리가 우승한 것을 내년에 다시 한번 느끼고싶다는 간절함을 만들어내는게 감독이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우승팀이지만, 우승은 올해 끝난 것이다. 내년에 다시 도전해서 다시 우승하는 팀을 만드는게 가장 중요하다. 왕조는 굉장히 힘든 것이고, 그런 말을 쓰기가 어려운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평균적으로 비슷한 팀들이 많기 때문에 세밀한 부분만 잘 잡아낸다면 올해처럼 좋은 경기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거만해지지 않고 다시 한번 도전해서 차근차근 도전하는 팀을 만드는게 제가 해야 할 일이다. 광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2024-10-28 23:52:28
'디아즈 연타석 투런포' 삼성, 불펜 난조에 뼈아픈 역전패 (광주=연합뉴스) 천병혁 김경윤 홍규빈 기자 = '호랑이 군단' KIA 타이거즈가 7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정규리그 1위 팀 KIA는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5차전에서 1-5로 뒤지다 중반 이후 맹렬한 추격전을 펼쳐 삼성 라이온즈에 7-5로 역전승했다. 이로써 종합 전적 4승 1패를 기록한 KIA는 2017년 이후 7년 만에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역대 최다 우승팀인 KIA는 팀 통산 12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호남을 대표하는 연고 구단인 타이거즈는 해태(KIA의 전신) 시절이던 1983년과 1986·1987·1988·1989년, 1991년, 1993년, 1996·1997년 등 9차례 우승했고 KIA로 바뀐 이후에도 2009년과 2017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반면 KIA에 이어 최다 우승 2위 팀인 삼성은 그동안 8차례(1985년 전후기 통합우승 포함) 우승했지만, 10개 구단 최다인 11번째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shoeless@yna.co.kr <연합뉴스>
2024-10-28 23:39:27
젊은 타선 성장-안정된 마운드…KS 진출까지 성공 코너, 구자욱, 원태인 부상 낙마…하늘까지 외면하며 도전 마침표 (광주=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삼성 라이온즈는 2024 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꼴찌 후보로 꼽혔다. 2022년 7위, 2023년 8위에 머무르는 등 최근 부진한 성적을 거뒀던 삼성은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리그 판도를 바꿀 만한 움직임을 보이지 못했다. 불펜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삼성은 자유계약선수(FA) 김재윤(34), 베테랑 임창민(39)을 영입하고 내부 FA 오승환(42)과 계약했으나 여전히 물음표는 지워지지 않았다. 삼성은 네 시즌 동안 에이스로 활약했던 데이비드 뷰캐넌과 재계약에 실패했다. 아울러 외국인 투수 앨버트 수아레즈는 지난해 8월 종아리 파열 부상으로 일찌감치 결별했다. 2021년부터 3시즌 동안 통산 73개의 홈런을 날린 호세 피렐라도 수비 문제를 이유로 재계약하지 않았다. 주변의 우려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더 커졌다. 삼성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일본, 국내 팀들과 치른 9차례 연습경기에서 1무 8패의 성적을 거뒀다. 투수들은 매 경기 난타당했고, 타자들도 무기력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을 키움 히어로즈와 함께 '2약'으로 분류했다. 시즌 초반 삼성은 전문가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개막 후 11경기에서 2승 8패 1무의 성적을 거두며 9위로 처졌다. 새 외국인 투수 대니 레예스와 코너 시볼드가 초반 3경기에서 각각 평균자책점 7.90, 5.94로 부진했고 타선 역시 활발한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개막 후 11경기에서 타율 0.260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새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 뿐이었다. 말 그대로 답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삼성은 4월 중순 이후 무섭게 치고 올라섰다. 레예스와 시볼드가 KBO리그 적응을 마치며 앞문을 책임졌고 임창민, 김재윤, 오승환 등 베테랑 불펜들이 7회 이후 뒷문을 확실하게 걸어 잠갔다. 여기에 젊은 야수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김영웅, 김지찬, 이재현 등 젊은 내야수들이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중심타자 구자욱과 베테랑 김헌곤 등 기존 선수들의 활약도 대단했다. 6월 초엔 오재일(kt wiz)과 일대일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박병호가 중심 역할을 했다. 삼성은 4월 15일부터 6월 15일까지 두 달 동안 치른 50경기에서 30승 20패 승률 0.600의 성적을 거두며 단숨에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갔다. 삼성은 전반기를 44승 39패 4위로 마쳤으나 그 자리에 만족하지 않았다. 전반기 막판 5연패 하자 흐름을 끊기 위해 과감한 결정을 했다.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이병규 수석 코치, 정민태 투수 코치, 이정식 배터리 코치, 권오준 불펜 코치를 모조리 2군 혹은 재활군으로 내려보냈고, 타율 0.294, 4홈런, 36타점의 양호한 성적을 거둔 외국인 타자 맥키넌까지 퇴출했다. 삼성은 끊임없이 변화했다. 맥키넌 대신 영입한 새 외국인 타사 루벤 카데나스가 태업 움직임을 보이자 과감하게 작별을 고했다. 그리고 발 빠르게 새 외국인 타자를 물색해 르윈 디아즈를 영입했다. 새 외국인 선수가 포스트시즌에 참가하기 위해선 8월 15일까지 입단 절차를 마무리해야 하는데, 삼성은 마감 일자를 단 하루 앞둔 8월 14일에 극적으로 입단을 매듭지었다. 오승환, 김재윤, 임창민 등 베테랑 불펜들이 체력 문제를 드러내자 이미 은퇴 선언을 했던 송은범을 영입하기도 했다. 치열한 막판 순위 싸움을 이겨낸 삼성은 정규시즌을 2위로 통과하며 플레이오프(PO) 직행에 성공했다. 삼성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건 2021년 이후 3년 만이었다. 그러나 삼성은 가을 야구를 앞두고 각종 악재에 시달렸다. PO를 앞두고 외국인 투수 코너가 어깨 부상을 이유로 미국으로 돌아갔고, PO 대비 연습경기에선 좌완 베테랑 백정현이 타구에 맞아 손가락이 부러져 시즌 아웃됐다. PO 2차전에선 중심 타자이자 주장인 구자욱이 왼쪽 무릎 인대를 다쳐 전력에서 낙마했다. 우여곡절 끝에 LG와 PO를 3승 1패로 잡아낸 삼성은 한국시리즈(KS)에서도 불운에 눈물을 흘렸다. 삼성은 KIA와 KS 1차전에서도 6회까지 1-0으로 앞서는 등 기세를 올렸으나 해당 경기가 우천으로 서스펜디드게임이 되면서 흐름을 잃었다. KS 1, 2차전을 모두 내준 삼성은 KS 3차전에서 승리하며 KIA를 몰아세웠으나 토종 에이스 원태인이 KS 4차전에서 어깨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또다시 타격을 받았다. 계속된 악재를 이겨내지 못한 삼성은 시리즈 전적 1승 4패로 KS를 마감했다. 삼성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으나 많은 과제도 발견했다. 먼저 노쇠화된 불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오승환, 김재윤, 임창민은 올 시즌 막판 뚜렷한 체력 문제를 겪으며 한계를 보였다. 내야 사령관인 류지혁도 FA로 풀린다. 외국인 선수 재편 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부상 선수 회복에도 신경 써야 한다. 토종 에이스 원태인이 투수에게 치명적인 부위인 어깨를 다친 만큼, 건강한 몸으로 2025시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애써야 한다. 사자 군단은 쉴 틈이 없다. 삼성은 2025년을 향해 다시 뛰어야 한다. cycle@yna.co.kr <연합뉴스>
2024-10-28 23:39:26
삼성, KS 5차전 5-3에서 폭투로 동점 허용 (광주=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사자 군단 삼성 라이온즈는 202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 승부처에서 폭투 2개로 무너졌다. 지난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재개한 KS 1차전 서스펜디드게임 1-0으로 앞선 7회말 수비 2사 2, 3루에서 임창민이 폭투를 던져 KIA 타이거즈에 동점을 허용했다. 계속된 2사 1, 3루에서 다시 임창민의 공이 뒤로 빠져 1-2로 뒤집혔다. 경기 분위기는 그대로 홈 팀 KIA로 쏠렸고, KIA는 기세를 몰아 KS 1차전을 5-1로 승리했다. 삼성의 흔들린 팀 분위기는 곧이어 열린 KS 2차전에서도 이어졌다. 삼성은 이렇다 할 저항을 하지 못하고 3-8로 패했다. KS 1차전의 악몽은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S 5차전에서 재연됐다. 삼성의 출발은 좋았다. 강력한 화력으로 기선을 먼저 제압했다. 1회초 르윈 디아즈와 김영웅이 연속 타자 홈런을 날리며 3-0으로 앞섰고, 3-1로 추격을 허용한 3회엔 디아즈가 연타석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5-1로 점수 차를 벌렸다. 선발 투수 좌완 이승현이 3회말 한 점을 내줬지만, 역전을 허용하진 않았다. 삼성은 5회말 수비 전까지 5-2로 앞서며 승리 분위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폭투가 다시 삼성의 발목을 잡았다. 삼성 두 번째 투수 김태훈은 제구 난조로 한 점을 내준 뒤 1사 1, 2루에서 김윤수에게 공을 넘겼다. 김윤수는 박찬호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며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하지만, 김윤수는 더 버티지 못했다. 김선빈에게 볼넷을 내줘 2사 만루 위기에 놓인 뒤 김도영과 풀카운트 승부에서 폭투를 던졌다. 공이 백스톱으로 흐른 사이 3루 주자 김태군, 2루 주자 박찬호가 홈을 밟아 5-5 동점이 됐다. 6회말 경기 주도권을 내주는 과정에서도 폭투가 나왔다. 삼성은 바뀐 투수 이상민이 5-5로 맞선 6회말 무사 1루 위기 최형우 타석 때 폭투를 던져 무사 2루가 됐다. 이후 삼성은 최형우에게 진루타, 김태군에게 내야 적시타를 허용해 5-6으로 경기가 뒤집어졌다. 불펜 전력이 약한 삼성으로선 더는 버틸 재간이 없었다. cycle@yna.co.kr <연합뉴스>
2024-10-28 23:39:26
(광주=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KIA 오른손 투수 김도현(24)은 올해 2월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재작년 8월 입대 전까지 주전과 비주전의 경계에 서 있던 김도현으로서는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을 것이다. 김도현은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전체 33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해 2021년까지 세 시즌 간 6승 11패 평균자책점 6.37로 부진했다. 재작년 4월 KIA로 트레이드된 김도현은 호랑이 유니폼을 입고 4경기만을 뛴 채 그해 8월 입대했다. 그리고 예비역 신분으로 복귀한 2024시즌, 김도현은 그라운드에서도 위기에 등장하는 '예비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김도현은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치른 KS 5차전에서 1-5로 끌려간 3회초 구원 등판했다. 선발 등판한 '대투수' 양현종이 2⅔이닝 동안 3피홈런(4피안타) 5실점(5자책)을 하고 조기 강판한 뒤였다. 삼성으로 분위기가 기운 상황이었지만, 김도현은 묵묵히 공을 포수 미트에 한 구 한 구 뿌렸다. 김도현은 2⅓이닝 동안 볼넷 1개만을 내줬을 뿐 안타를 하나도 내주지 않는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3회 김영웅을 뜬공으로 돌려세운 김도현은 4회 선두타자 박병호에게 볼넷을 내준 뒤 5회까지 6명의 타자를 범타 3개와 삼진 3개로 처리했다. 김도현은 총 33구를 던진 가운데 커브 11개, 포심 패스트볼 8개, 투심 패스트볼 7개, 슬라이더 6개, 체인지업 1개를 섞어 던졌다. 직구는 최고 시속 150㎞를 찍었다. 김도현이 추가 실점을 막으며 분위기 추가 쏠림을 막아준 덕분에 KIA는 추격의 불씨를 지켰고 결국 7-5로 역전승했다. 김도현은 올해 정규시즌에도 팀 내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불펜투수로 시즌을 출발한 김도현은 7월 윤영철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선발 마운드를 맡기 시작했다. 이후 정규시즌 막바지까지 로테이션 한 자리를 꾸준하게 소화해주며 10경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4.57을 거뒀다. 앞서 이범호 KIA 감독은 올 시즌 최대 위기로 윤영철의 부상을 꼽은 뒤 "김도현이 길게는 못 던지더라도 3, 4이닝을 막아주면서 버틸 수 있었다"고 돌아보기도 했다. bingo@yna.co.kr <연합뉴스>
2024-10-28 23:39:25
1-5로 끌려가다 7-5로 대역전승…마무리 정해영, 8회초 2사 만루 위기 탈출 삼성, 디아즈 연타석 투런포에도 불펜 난조로 뼈아픈 역전패 (광주=연합뉴스) 천병혁 김경윤 홍규빈 기자 = '호랑이 군단' KIA 타이거즈가 7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정규리그 1위 팀 KIA는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5차전에서 1-5로 뒤지다 중반 이후 맹렬한 추격전을 펼쳐 7-5로 삼성 라이온즈에 역전승했다. 이로써 종합 전적 4승 1패를 기록한 KIA는 2017년 이후 7년 만에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KBO리그 최다 우승팀인 KIA는 팀 통산 12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호남을 대표하는 연고 구단인 타이거즈는 해태(KIA의 전신) 시절이던 1983년과 1986·1987·1988·1989년, 1991년, 1993년, 1996·1997년 등 9차례 우승했고 KIA로 바뀐 이후에도 2009년과 2017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반면 KIA에 이어 최다 우승 2위 팀인 삼성은 그동안 8차례(1985년 전후기 통합우승 포함) 우승했지만, 10개 구단 최다인 11번째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벼랑에 몰린 삼성은 경기 초반 호쾌한 '백투백' 홈런을 터뜨리며 기선을 잡았다. 1회초 선두타자 김지찬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루에서 르윈 디아즈가 KIA 선발 양현종을 상대로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파울 1개를 걷어낸 뒤 6구째 133㎞ 슬라이더를 통타해 우측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이어 타석에 나선 김영웅도 양현종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큼직한 우월 솔로아치를 그리며 3-0을 만들었다. 연속타자 홈런은 지난 3차전에 이어 두 번째이며 역대 한국시리즈 통산 10번째다. KIA는 공수 교대 뒤 반격에 나섰다. 1회말 박찬호가 내야안타, 김선빈은 몸 맞는 공으로 1사 1, 3루를 만든 KIA는 나성범이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1점을 만회했다. 하지만 삼성은 3회초 2사 1루에서 다시 디아즈가 우월 투런홈런을 날려 5-1로 달아나며 양현종을 조기 강판시켰다.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날렸던 디아즈는 한국시리즈에서도 통렬한 연타석 아치로 경기 초반을 주도했다. 그러나 정규리그 1위 팀 KIA의 뒷심이 매서웠다. KIA는 3회말 김도영과 나성범의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1, 3루에서 최형우가 날카로운 우전 적시타를 때려 2-5로 따라붙었다. KIA는 두 번째 투수 김도현이 효과적인 투구로 삼성 타선을 봉쇄한 가운데 5회말 전세를 원점으로 돌렸다. 선두타자로 최형우는 삼성 두 번째 투수 김태훈을 상대로 우월 솔로홈런을 날려 3-5로 추격했다. 40세 10개월 12일인 최형우는 한국시리즈 최고령 홈런 기록을 세웠다. KIA는 계속된 공격에서 볼넷 3개로 2사 만루를 만든 뒤 김도영 타석에서 삼성 불펜 김윤수가 밀어내기 볼넷에 이은 폭투를 저지르자 2루 주자 박찬호까지 재빨리 홈을 파고들어 5-5 동점을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KIA는 6회말 공격에서 기어코 전세를 뒤집었다. 선두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우전안타를 친 뒤 폭투로 2루까지 갔고 1사 후 변우혁이 볼넷을 골라 이어간 1, 3루에서 김태군이 유격수 내야안타를 때려 마침내 6-5로 역전에 성공했다. 승기를 잡은 KIA는 '필승조'를 총동원해 팀 승리를 지켰다. 6회초 등판한 곽도규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뒤 장현식-이준영-전상현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랐다. 8회초 2사 만루 위기에서는 마무리 정해영이 등판해 삼성 이재현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급한 불을 껐다. 위기에서 벗어난 KIA는 8회말 1사 후 이창진이 우전안타로 출루하자 박찬호가 좌중간 2루타로 불러들여 7-5로 달아났다. 확실한 승기를 잡은 KIA는 9회초 '수호신' 정해영이 삼성 마지막 타자 김성윤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포효했다. shoeless@yna.co.kr <연합뉴스>
2024-10-28 23:39:25
'긴장과 이완'으로 호랑이 KS 불패신화 진두지휘 역대 세 번째로 선수와 감독으로 동일팀서 우승 축배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KIA 타이거즈 유격수 박찬호(29)는 한국시리즈(KS) 4차전이 끝난 뒤 이범호(42) 감독에게 달려가 안겼다. 3차전 9회초 만루 기회를 놓친 미안함을 꾹 눌렀던 박찬호는 4차전에서 팀이 승리하자 안도감을 느꼈고, 이 감독의 품에 안겨 한동안 억눌렀던 감정을 발산했다. 경기 중에는 냉정한 눈으로 선수를 바라보던 이범호 감독은 경기 뒤에는 맘씨 좋은 큰 형님으로 돌아와 박찬호를 격려했다. '긴장과 이완'은 초보 사령탑 이범호 감독이 KIA를 2024년 한국프로야구 챔피언에 올려놓은 핵심 전략이었다. KIA는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S 5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7-5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정규시즌을 1위로 마친 KIA는 KS에서도 우승하며 통합우승을 완성했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KIA 지휘봉을 잡은 이범호 감독은 빛나는 이정표를 세우며 첫 시즌을 마쳤다. 1981년에 태어난 이 감독은 KBO리그 최초의 1980년대생 사령탑이다. 통합우승을 달성하며 이 감독은 '최초의 1980년대생 우승 감독'이라는 더 빛나는 타이틀을 얻었다. 또한 이범호 감독은 해태 시절을 포함해 타이거즈에서 뛴 선수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든 사령탑이 됐다. 2017년 KIA 유니폼을 입고 KS 5차전에서 만루포를 쏘며 팀의 통합우승에 공헌한 이범호 감독은 KIA 사령탑으로도 우승하는 영예를 누렸다. 역대 KBO리그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같은 팀에서 KS 우승을 차지한 건, 두산 베어스에서 기쁨을 만끽한 김태형 현 롯데 자이언츠 감독과 김원형 전 SSG 랜더스 감독에 이어 이범호 감독이 세 번째다. 이범호 감독은 아울러 2005년 선동열 당시 삼성 감독, 2011년 류중일 당시 삼성 감독에 이어 '감독 부임 첫해에 통합우승을 차지한 역대 세 번째 사령탑'이라는 진기록도 달성했다. 이범호 감독은 2000년 한화 이글스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2010년에는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뛰었다. 2011년 이범호 감독은 한국 복귀를 타진했고, 이때 KIA가 적극적으로 움직여 이 감독을 호랑이 굴로 데려왔다. KIA에서 2019년까지 뛰며 클럽하우스 리더 노릇을 한 이범호 감독은 은퇴 후 지도자 생활도 KIA에서 시작해 2020년 스카우트, 2021년 퓨처스(2군) 감독, 2022∼2023년 KIA 1군 타격 코치를 차례로 지냈다. 탁월한 리더십으로 '1군 감독감'으로 평가받던 이범호 감독은 김종국 전 KIA 감독이 비위 사건에 연루되자 올해 2월 호주 캔버라에 차린 1차 스프링캠프 기간에 타격 코치에서 1군 사령탑으로 전격 승격됐다. 이 감독은 "언젠가 감독이 되고 싶다는 꿈을 꿨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차근차근 지도자 수업을 받은 이범호 감독은 사령탑 부임 첫해부터 갈고닦은 '형님 리더십' 내공을 발휘했다. 이의리, 제임스 네일의 부상 등 악재에도 이범호 감독은 '무리하지 않는 운영'으로 팀을 정규시즌 1위에 올려놨다. 더그아웃에 긴장감을 불어넣으면서도, 결정적일 때는 선수들을 보듬는 따뜻함도 보였다. 이 감독은 2024년 KBO리그 최고의 히트 상품인 김도영도 수비 때 안이한 플레이를 하면 바로 교체했다. 베테랑 나성범, 내야 핵심 자원 박찬호,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도 '문책성 교체'의 대상이 됐다. '팀 승리'를 1순위에 두는 이범호 감독의 철학이 선수단에 전해지면서, KIA 더그아웃에는 '건강한 긴장감'이 흘렀다. 상징적인 장면도 있었다. 이범호 감독은 7월 17일 삼성과 경기에서 승리 투수 요건에 아웃카운트 1개만을 남긴 '타이거즈의 심장' 양현종을 교체했다. 9-5로 쫓긴 5회 2사 1, 2루가 되자 승리를 위해 불펜을 가동한 이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당혹감을 드러냈던 양현종을 뒤에서 껴안았다. 양현종의 표정은 다시 밝아졌고, 이 감독의 메시지가 또 한 번 KIA 더그아웃에 전달됐다. 이 감독은 선수들의 보호막 역할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는 타 팀과의 갈등이 있을 때는 KIA 선수들의 편에 서며 선수들의 신뢰를 얻었다. 2024년 KIA는 이범호 감독과 함께 꽃길을 걸었고, 이범호 감독과 KIA 선수들은 단풍이 물든 가을, 화려한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jiks79@yna.co.kr <연합뉴스>
2024-10-28 23:39:25
정규리그 평정한 '109타점 듀오'…가을에 등장한 '89년생 듀오' 네일 변함없이 역투…1·4차전 역전승 이끈 불펜 전상현·김도현 (광주=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2024시즌 통합우승(정규시즌·한국시리즈 우승) 뒤에는 장·단기전을 가리지 않은 탄탄한 전력이 있다. 정규시즌에는 김도영과 최형우가 나란히 109타점을 올리며 KIA의 핵 타선을 이끌었다면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에선 김선빈과 김태군이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정규시즌 KIA는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팀 타율(0.301) 3할을 넘겼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화력을 자랑했다. 이 밖에도 타점(812개), 출루율(0.369), 장타율(0.459), 득점권 타율(0.308) 등 주요 지표 최상단을 휩쓸었다. 시즌 내내 투수진 부상 악령에 시달렸던 KIA를 받쳐준 힘은 바로 타격이었다. 그 중심에는 올해 KBO리그 최대 히트 상품인 김도영(21)이 있었다. 김도영은 올해 타율 3위(0.347), 득점 1위(143점), 장타율 1위(0.647), 홈런 2위(38개), 안타 3위(189개), 출루율 3위(0.420)를 기록했다. 호랑이 타선의 맏형 최형우(40)는 4년 만에 시즌 100타점을 돌파한 끝에 109타점을 수확하며 KIA의 쌍포 역할을 맡았다. 그런데 가을로 접어들자 두 선수의 방망이는 다소 주춤했다. KS 4차전까지 김도영은 4경기 타율 0.214(14타수 3안타), 최형우는 3경기 타율 0.273(11타수 3안타)에 그쳤다. 그러자 1989년생 동갑내기 듀오 김선빈과 김태군이 빈자리를 채웠다. 김선빈은 5차전까지 17타수 10안타 맹타를 휘두른 가운데 장타 4개(2루타 3개·3루타 1개)를 생산했다. 정규시즌엔 타율 0.264에 그쳤던 김태군은 KS 5경기에서 17타수 6안타로 활약했다. 특히 김태군은 4차전에서 생애 첫 만루 홈런, 5차전 역전 적시타를 때리는 등 KS에서 7타점을 쓸어 담았다. 마운드에서는 1선발 제임스 네일이 정규시즌에서의 위력을 이어갔다. 양현종은 5차전에서 부진했어도 KS에서 패전 없이 1승을 올렸다. 이들은 정규시즌 윌 크로우, 이의리 등 선발투수들의 줄부상으로 KIA 마운드가 휘청일 때 무게중심을 잡아줬다. 덕분에 KIA는 팀 평균자책점 1위(4.40)로 시즌을 마칠 수 있었다. 선발진 평균자책점 1위(4.10), 불펜진 평균자책점 3위(4.98)를 기록했다. 네일은 정규시즌 12승 5패에 평균자책점 1위(2.53)에 올랐고, 양현종은 11승 5패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하면서 10년 연속 170이닝을 달성했다. 네일은 지난 8월 턱관절 고정 수술을 받아 시즌 아웃 우려가 제기됐지만 보란 듯이 KS 1, 4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된 1차전에서는 5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고, 4차전에선 5⅔이닝을 6피안타 2실점으로 막아 첫 KS 승리를 따냈다. 양현종은 2차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8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5차전에선 2⅔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지만 불펜과 타선의 힘으로 웃을 수 있었다. 불펜진에선 경기 분위기를 뒤집은 전상현과 김도현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전상현은 0-1로 끌려가던 1차전 6회 무사 1, 2루 실점 위기에서 1⅔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쳐 KS 기선제압에 크게 공헌했다. 김도현은 5차전 1-5로 끌려가는 3회초 구원 등판해 2⅓이닝 무피안타 1볼넷 무실점 역투로 7-5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bingo@yna.co.kr <연합뉴스>
2024-10-28 23:39:24
크로우·네일 다치자 알드레드·라우어·스타우트 영입해 선발 공백 최소화 FA 김선빈·비FA 다년계약 최형우·김태군, 정규시즌·KS 승부처서 '펄펄'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7전 4승제) 통산 12번째 정상 정복은 구단 프런트의 적확한 투자와 운용이 없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KIA는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7-5로 승리해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7년 만에 우승 샴페인을 터뜨렸다. 올 시즌 KIA는 외야수 소크라테스 브리토(재계약)와 투수 윌 크로우, 제임스 네일(이상 신규 계약) 3명으로 외국인 선수를 꾸렸다. 그러나 KIA는 조금 과장해서 팀 전력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말하는 외국인 선수 운용을 놓고 골머리를 앓았다. 부상 선수가 끊임없이 나왔기 때문이다. 위기에서 KIA는 올 시즌부터 KBO리그가 도입한 '임시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KIA 프런트는 1선발로 점찍은 크로우가 5월 초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 부분 손상을 받자 임시 대체 선수로 캠 알드레드를 데려왔다. 알드레드는 9경기에서 3승 2패 평균자책점 4.53의 성적을 거뒀지만, KIA는 그 정도 성적에 만족하지 않고 발 빠르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통산 36승을 거둔 좌완 에릭 라우어를 영입했다. 에이스로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키던 네일이 8월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맷 데이비슨의 타구에 얼굴을 맞고 턱관절을 다치자 또 빠르게 움직였다. 네일의 빈자리를 메울 또 한 명의 대체 외국인 선수인 에릭 스타우트를 대만에서 급히 영입한 것이다. 스타우트는 4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5.06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으나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선발진 한자리를 지키면서 네일 공백을 채우는 데 힘을 보탰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임시 대체 외국인 선수를 2명 기용한 팀은 KIA가 유일했다. KIA는 기존 외국인 선수가 다쳤을 때 추가로 지갑을 열어 임시 대체 선수를 영입하는데 인색하지 않았고, 이는 정규시즌 1위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리고 KIA가 끝까지 기다려준 네일은 한국시리즈 1차전 5이닝 4피안타 1실점, 4차전 5⅔이닝 6피안타 2실점으로 2경기 합계 1승 평균자책점 2.53으로 호투해 믿음에 보답했다. KIA가 다친 외국인 투수를 끊임없이 교체해 마운드를 지켰다면, 시즌 초반 부진했던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는 굳건한 믿음에 부활로 화답했다. 5월까지 타율 0.274에 OPS(출루율 장타율) 0.774로 팀 내에서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타율 꼴찌였던 소크라테스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타격이 살아나 타율 0.310, 26홈런, 97타점으로 시즌을 마쳤다. KIA 프런트는 프리에이전트(FA) 혹은 비FA 장기 계약을 통해 전력을 지키는 것에도 효과적으로 돈을 썼다. KIA는 올 시즌을 앞두고 주전 2루수 김선빈과 3년 총액 30억원으로 FA 계약을 했다. 정규시즌 116경기에서 타율 0.329, 139안타, 9홈런, 57타점으로 자리를 지켰던 김선빈은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588(17타수 10안타)의 맹타를 휘둘러 KIA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1 1년 총액 22억원에 계약한 최형우, 3년 25억원에 사인한 김태군도 모범 '비FA 다년 계약' 사례로 남았다. 최형우는 정규시즌 타율 0.280에 22홈런, 109타점으로 '여전히 젊은' 활약을 보여줬고,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0.333(15타수 5안타)과 1홈런, 4타점으로 중심 타선을 지켰다. 우승을 결정지은 5차전에서는 추격을 알리는 솔로포를 가동해 40세 10개월 12일로 역대 포스트시즌 최고령 홈런 기록까지 곁들였다. 시즌 내내 주전 포수로 안방을 지킨 김태군은 한국시리즈에서도 안정감 있는 리드로 투수진을 이끌었다. 여기에 한국시리즈 4차전 쐐기 만루 홈런, 5차전 역전 결승타 등 공격에서도 존재감을 뽐냈다. KIA 구단이 보여준 부상 선수가 생겼을 때 위기관리, 그리고 전력 약점을 채우는 정확한 투자는 '우승팀 프런트'가 되기 위한 모범 사례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여줬다. 4bun@yna.co.kr <연합뉴스>
2024-10-28 23:39:24
(광주=연합뉴스) 천병혁 김경윤 기자 =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지만,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정규리그 2위 팀 삼성은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KIA 타이거즈에 5-7로 패해 종합 전적 1승 4패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러나 경기 뒤 박진만 감독은 "시즌 전 캠프 때부터 (우리 팀이) 하위권으로 분류됐으나 1년 동안 정말 악착같이 했다"라며 "한국시리즈 와서 준우승 머물렀지만, 우리 선수들이 앞만 보고 달려와 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시즌 초반 8연패를 당하는 등 힘들었는데 베테랑 선수들과 젊은 선수들이 분위기를 타면서 헤쳐 나갈 수 있었다"라며 "분위기를 타니까 우리가 예상보다 훨씬 좋은 성과를 얻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성과와 보완할 점에 대해선 "젊은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해서 신구조화가 이뤘다"고 성과를 먼저 언급한 뒤 "작년에도 그랬지만 불펜 쪽 보완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부족한 부분을 짚었다. 이날 5-1로 앞서다 7-5로 역전패한 삼성에게도 경기 후반 다시 뒤집을 기회는 있었다. 8회초 2사 만루를 만들었으나 이재현이 KIA 마무리 정해영을 상대로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나 아쉽게 역전 기회를 놓쳤다. 만루 찬스에서 구자욱을 대타로 내보낼 것을 고려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구자욱이 더 큰 부상을 얻으면 선수 입장에서 큰 타격이기에 (대타로) 생각하지 않았다"라며 "윤정빈을 생각하긴 했는데 조금 아쉽다"라고 밝혔다. 박 감독은 올 시즌 전반적인 평가에 대해선 "장기 레이스를 하면 불펜의 안정감이 있어야 한다"라며 "(올해는) 좋은 선발 투수들이 활약했는데 불펜에서 재정비해서 (내년에는) 좋은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광주까지 찾아온 열성 팬들에 대해선 "일 년 내내 많은 성원과 격려해 주신 것에 감사하며 잊지 못할 한해였다"라며 "올해는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재정비해서 내년에도 가을야구에 갈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shoeless@yna.co.kr <연합뉴스>
2024-10-28 23:39:23
'타율 0.588' 김선빈, 만루홈런 김태군 1표 차이로 제치고 MVP 1-5로 끌려가다 7-5로 대역전승…정해영, 8회초 2사 만루 위기 탈출 삼성, 디아즈 연타석 투런포에도 불펜 난조로 뼈아픈 역전패 (광주=연합뉴스) 천병혁 김경윤 홍규빈 기자 = '호랑이 군단' KIA 타이거즈가 7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정규리그 1위 팀 KIA는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5차전에서 1-5로 뒤지다 중반 이후 맹렬한 추격전을 펼쳐 7-5로 삼성 라이온즈에 역전승했다. 이로써 종합 전적 4승 1패를 기록한 KIA는 2017년 이후 7년 만에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KBO리그 최다 우승팀인 KIA는 팀 통산 12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호남을 대표하는 연고 구단인 타이거즈는 해태(KIA의 전신) 시절이던 1983년과 1986·1987·1988·1989년, 1991년, 1993년, 1996·1997년 등 9차례 우승했고 KIA로 바뀐 이후에도 2009년과 2017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반면 KIA에 이어 최다 우승 2위 팀인 삼성은 그동안 8차례(1985년 전후기 통합우승 포함) 우승했지만, 10개 구단 최다인 11번째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벼랑에 몰린 삼성은 경기 초반 호쾌한 '백투백' 홈런을 터뜨리며 기선을 잡았다. 1회초 선두타자 김지찬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루에서 르윈 디아즈가 KIA 선발 양현종을 상대로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파울 1개를 걷어낸 뒤 6구째 133㎞ 슬라이더를 통타해 우측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이어 타석에 나선 김영웅도 양현종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큼직한 우월 솔로아치를 그리며 3-0을 만들었다. 연속타자 홈런은 지난 3차전에 이어 두 번째이며 역대 한국시리즈 통산 10번째다. KIA는 공수 교대 뒤 반격에 나섰다. 1회말 박찬호가 내야안타, 김선빈은 몸 맞는 공으로 1사 1, 3루를 만든 KIA는 나성범이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1점을 만회했다. 하지만 삼성은 3회초 2사 1루에서 다시 디아즈가 우월 투런홈런을 날려 5-1로 달아나며 양현종을 조기 강판시켰다.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날렸던 디아즈는 한국시리즈에서도 통렬한 연타석 아치로 경기 초반을 주도했다. 그러나 정규리그 1위 팀 KIA의 뒷심이 매서웠다. KIA는 3회말 김도영과 나성범의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1, 3루에서 최형우가 날카로운 우전 적시타를 때려 2-5로 따라붙었다. KIA는 두 번째 투수 김도현이 효과적인 투구로 삼성 타선을 봉쇄한 가운데 5회말 전세를 원점으로 돌렸다. 선두타자 최형우는 삼성 두 번째 투수 김태훈을 상대로 우월 솔로홈런을 날려 3-5로 추격했다. 40세 10개월 12일인 최형우는 한국시리즈 최고령 홈런 기록을 세웠다. KIA는 계속된 공격에서 볼넷 3개로 2사 만루를 만든 뒤 김도영 타석에서 삼성 불펜 김윤수가 밀어내기 볼넷에 이은 폭투를 저지르자 2루 주자 박찬호까지 재빨리 홈을 파고들어 5-5 동점을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KIA는 6회말 공격에서 기어코 전세를 뒤집었다. 선두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우전안타를 친 뒤 폭투로 2루까지 갔고, 1사 후 변우혁이 볼넷을 골라 이어간 1, 3루에서 김태군이 유격수 내야안타를 때려 마침내 6-5로 역전에 성공했다. 승기를 잡은 KIA는 '필승조'를 총동원해 팀 승리를 지켰다. 6회초 등판한 곽도규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뒤 장현식-이준영-전상현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랐다. 8회초 2사 만루 위기에서는 마무리 정해영이 등판해 삼성 이재현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급한 불을 껐다. 위기에서 벗어난 KIA는 8회말 1사 후 이창진이 우전안타로 출루하자 박찬호가 좌중간 2루타로 불러들여 7-5로 달아났다. 확실한 승기를 잡은 KIA는 9회초 '수호신' 정해영이 삼성 마지막 타자 김성윤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포효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17타수 10안타, 타율 0.588의 맹타를 휘두른 김선빈은 4차전에서 만루홈런을 날린 팀 동료 김태군을 제치고 KS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김선빈은 기자단 투표에서 총 99표 중 46표를 획득해 김태군(45표)을 1표 차이로 따돌렸다. 1차전과 4차전 선발투수로 나섰던 제임스 네일이 6표, 최형우와 곽도규도 1표씩 받았다. 올 시즌 개막 직전 갑자기 KIA 사령탑에 오른 이범호 감독은 2005년 삼성의 선동열 감독과 2011년 역시 삼성 류중일 감독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취임 첫해 통합 우승을 차지한 감독이 됐다. 또 이날 42세 11개월 3일인 이범호 감독은 선동열(42세 9개월 9일) 감독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우승 감독이 됐다. shoeless@yna.co.kr <연합뉴스>
2024-10-28 23:39:23
KS 5경기서 타율 0.588…5차전 만루포 친 김태군 한 표 차로 제쳐 집요하게 투구 수 늘린 김선빈…사자 군단 마운드 폭격 (광주=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KIA 타이거즈의 주전 내야수 김선빈(34)은 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명승부로 꼽히는 2009년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우승 현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지 못했다. 프로 2년 차였던 김선빈은 정규시즌 72경기에서 타율 0.293으로 활약했지만, 뜬공 처리의 불안함을 지우지 못하고 KS 엔트리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김선빈의 KS 출전의 꿈은 그로부터 8년이 지난 2017년에 이뤄졌다. 그해 정규시즌에서 타율 0.370으로 타격왕에 올랐던 김선빈은 당당히 엔트리 한자리를 꿰찼고, 8년 묵은 한을 풀어냈다. 당시 김선빈은 두산 베어스와 KS 5경기에서 모두 출루하는 등 타율 0.357로 맹활약하며 팀의 11번째 KS 우승을 이끌었다. 다만 김선빈은 KS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단 한 표도 얻지 못했다. 영예는 1승 1세이브를 거둔 양현종에게 돌아갔고, 타율 0.526을 기록한 외국인 선수 로저 버나디나, KS 5차전에서 만루홈런을 친 이범호(현 KIA 감독) 만이 득표했다. 2009년 KS 엔트리 탈락, 2017년 KS 조연에 그쳤던 김선빈은 KIA의 12번째 KS 우승 현장에서 드디어 주연으로 거듭났다. 김선빈은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S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에 6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2회초 상대 선발 원태인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팀 첫 안타를 생산했다. 그는 4회 원태인과 10구 접전 끝에 4구를 얻어내는 등 상대 배터리를 집요하게 괴롭히며 타선을 이끌었다. 해당 경기는 6회초에 내린 비로 서스펜디드게임이 됐고, 23일 같은 장소에서 재개했다. 김선빈은 0-1로 뒤진 7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볼넷을 얻어내며 대량 득점의 물꼬를 텄다. KIA는 7회에 대거 4점을 뽑아내며 역전승했다. 김선빈은 같은 날 이어 열린 KS 2차전에서도 펄펄 날았다. 1회 첫 타석부터 적시타를 쳤고, 6-1로 앞선 5회말 공격에선 희생타를 날려 쐐기 타점을 올렸다. 팀이 패배한 KS 3차전에서도 김선빈은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작렬하며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했다. 그는 26일 KS 4차전에서 2루타 2개를 포함해 5타수 3안타를 쳤다. 특히 1회말 공격 첫 타석에서 원태인과 10구 접전을 펼친 뒤 좌측 담장을 맞히는 2루타를 때려 사자 군단의 전의를 무너뜨렸다. 김선빈은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S 5차전에서도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2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선빈은 0-3으로 뒤진 1회말 무사 1루 기회에서 상대 선발 이승현의 공에 맞아 사구로 출루했다. 이후 KIA는 나성범의 희생타로 한 점을 만회했다. 김선빈은 4회 좌전 안타를 쳤고, 3-5로 뒤진 5회 1사 1, 3루에서 볼넷을 얻어내 베이스를 채웠다. KIA는 이후 상대 투수 폭투로 두 점을 얻어내 5-5 동점을 만들었다. KIA는 김선빈 활약에 힘입어 삼성을 7-5로 누르며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KS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KS 5경기에서 타율 0.588(17타수 10안타), 2타점, 3득점을 기록한 김선빈은 KS MVP 투표 99표 중 46표를 얻어 포수 김태군(45표)을 한 표 차로 제치고 선수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KS MVP로 선정된 김선빈은 부상으로 기아자동차 EV6와 트로피를 받았다. 제임스 네일은 6표, 최형우와 곽도규는 각각 1표씩 얻었다. cycle@yna.co.kr <연합뉴스>
2024-10-28 23:39:23
NC에선 양의지, 삼성에선 강민호에게 밀렸던 만년 조연 꼬리표 떼고 KIA V12 우승 포수로…한풀이 만루포까지 (광주=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KIA 타이거즈의 안방마님 김태군(34)은 지난해까지 '만년 백업'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그는 2018년까지 NC 다이노스의 주전 포수로 활약했지만, 경찰 야구단에 입대한 사이 NC가 양의지(현 두산 베어스)를 영입하면서 그의 가치는 곤두박질쳤다. 주전에서 백업으로 내려간 김태군은 NC에서 더는 빛을 보지 못했고, 2021년 12월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다. 삼성에서도 김태군은 조연 역할을 벗어나지 못했다. 주전 포수 강민호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다시 트레이드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김태군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지난해엔 급성 간염으로 한동안 고생하기도 했다. 당시 김태군은 "의료진이 스트레스 받으면 안 된다고 야구 시청 금지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힘든 나날을 보내던 김태군은 지난해 7월 내야수 류지혁과 맞트레이드로 KIA로 이적했고, 호랑이 군단에서 드디어 꽃을 피웠다. 올 시즌 정규리그 105경기에 출전한 김태군은 안정적인 마운드 운용과 기대 이상의 타격 성적을 거두며 팀을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끌었다. 타석에선 타율 0.264, 7홈런, 34타점을 올리며 활약했고, 포수로선 팀 평균자책점 1위(4.40)에 큰 몫을 했다. 김태군은 KS에서 더욱 빛났다. 그는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S 4차전 3-0으로 앞선 3회초 2사 만루에서 삼성 송은범의 높은 슬라이더를 받아쳐 왼쪽 담을 넘기는 그랜드슬램을 작렬했다. 김태군이 포스트시즌에서 홈런을 친 건 통산 처음이었고, 만루 홈런을 터뜨린 건 정규시즌을 포함해서도 최초였다. 김태군은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S 5차전에서 꿈에 그리던 '우승 포수'가 됐다. 7-5로 앞선 9회초 2사에서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던진 마지막 공을 받은 뒤 마운드로 뛰어 올라가 감격의 순간을 만끽했다. 꿈에 그리던 '우승 포수'가 된 순간이었다. 그는 2020년 NC의 일원으로 통합우승을 경험했지만, 당시엔 양의지에게 밀려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김태군은 당당히 호랑이 군단의 중심에 섰다. 김태군은 KS 최우수선수상(MVP) 투표에서 99표 중 45표를 얻었다. 김선빈(46표)에게 한 표 차이로 밀려 MVP 트로피를 들지 못했지만, 김태군은 아쉬운 표정을 짓지 않았다. cycle@yna.co.kr <연합뉴스>
2024-10-28 23:39:22
(광주=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KIA 타이거즈가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우승까지 아웃카운트 단 하나를 남긴 5차전 9회초 2사. KIA의 홈구장인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는 아이러니하게도 상대 팀 삼성 라이온즈의 응원가만이 흘렀다. KIA가 40여년 만에 안방에서 KS 정상에 오르는 장면을 사진과 영상으로 남기기 위해 대부분의 관중이 양손에 스마트폰을 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KIA 마무리 정해영이 삼성 김성윤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우승을 확정하면서 광주 구장은 일순간 환호와 열광의 도가니로 변신했다. KIA가 홈에서 KS 우승을 확정한 것은 1987년 이후 처음이다. KIA는 이전까지 KS 정상에 11차례 오르는 동안 9번은 잠실(1983, 1986, 1988, 1989, 1993, 1996, 1997, 2009, 2017년), 1번은 대전(1991년)에서 우승 축배를 들었다. 2014년 건립된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KIA가 처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이기도 하다. 7년 만의 통합우승이 확정되자 KIA 선수들은 일제히 더그아웃을 뛰쳐나갔고 마운드 위에 모여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그들의 머리 위로는 화려한 폭죽이 하늘을 수놓았고 KIA 팬들은 경기장이 떠나가라 환호했다. 2층 관중석에는 역대 KS 우승 엠블럼이 그려진 현수막 11장이 차례로 펼쳐졌다. 훗날 KIA가 통산 13번째 우승을 달성할 때는 2024시즌 깃발도 그 옆에 내걸릴 터다. KIA 선수들은 호랑이 팬들에게 큰절을 올린 뒤 부채꼴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며 팬들과 교감했다. 이날 5차전에서 2⅔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던 대투수 양현종도 무거운 마음을 씻어내리고 환하게 웃으며 순간을 즐겼다. 이어진 시상식에선 김선빈이 KS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고 박찬호가 데일리 MVP를 받았다. 마이크를 잡은 김선빈이 팬들을 향해 "행복하시죠"라고 크게 외치자 팬들은 한목소리로 "네"라고 답했다. 박찬호는 "마지막 경기에서 한 건을 해서 너무 다행이다. 빨리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하자 관중석 곳곳에선 "아니야"라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KBO 감독상을 받은 이범호 KIA 감독은 "제가 꼭 광주에 돌아와서 우승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이뤄서 너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상식이 끝난 뒤 KIA 선수들은 '거구' 이 감독과 심재학 단장을 헹가래 쳤고 올해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가 됐던 '삐끼삐끼' 춤을 선보였다. bingo@yna.co.kr <연합뉴스>
2024-10-28 23:39:21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강기정 광주시장은 28일 "기아 타이거즈는 광주의 힘"이라며 프로야구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축하했다. 강 시장은 이날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KIA 타이거즈가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승리하면서 우승을 확정 짓자 "광주 시민의 이름으로 V12를 뜨겁게 축하한다"고 축하메시지를 발표했다. 그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이은 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광주 시민들에게 다시 한번 벅찬 감동과 기쁨을 줬다"고 밝혔다. 또 "광주와 함께 울고 웃은 타이거즈의 43년 역사에는 우리 시민들의 일상 기쁨과 설렘, 웃음과 활력, 모든 행복이 담겨 있다"며 "광주는 KIA 타이거즈를 품은 행복한 야구 도시"라고 강조했다. 호남을 대표하는 연고 구단인 타이거즈는 해태(KIA의 전신) 시절이던 1983년과 1986·1987·1988·1989년, 1991년, 1993년, 1996·1997년 등 9차례 우승했고 KIA로 바뀐 이후에도 2009년과 2017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areum@yna.co.kr <연합뉴스>
2024-10-28 23:39:21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DJ센터서 함성 터져 나오고 기쁨의 포옹 "선수들 한 없이 자랑스러워", "즐거운 마음으로 귀가" 눈물 글썽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정다움 기자 = "37년 만에 KIA의 홈구장에서 우승 트로피라니…. 전율이 온몸을 감싸네요." 2024 신한 SOL 뱅크 KBO 한국시리즈 KIA 타이거즈-삼성 라이온즈의 5차전이 열린 28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는 7-5로 KIA의 우승이 확정되자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수만 명의 KIA 팬들은 타이거즈를 상징하는 대형 호랑이 탈을 관중석 울타리에 내걸며 일제히 환호했고, 선수들의 이름을 외치며 12번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역사적인 순간을 즐겼다. KBO리그 구단 중 '최다 우승'이라는 과거 기록에 우승 1회를 더 추가한 KIA 선수들도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3회 초까지 5점을 내리 내주며 끌려가던 경기를 숨죽여 지켜봤지만, 반격을 거듭하며 역전하는 순간 입가에 미소가 서서히 번졌고, 9회 초 승리의 순간 더그아웃에서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포효했다. 마운드 위에서는 서로의 머리를 쓰다듬거나 등을 다독이며 얼싸안았고, 구단을 시즌 내내 이끌었던 KIA 감독을 헹가래 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KIA 타이거즈 전신인 해태 타이거즈 시절부터 팬이었다는 박유리(40) 씨는 "KIA의 '골수팬'이라서 행복한 순간이다"며 "뛰어난 경기력으로 우승이라는 열매까지 맺은 선수들이 한없이 자랑스럽다"고 울먹였다. 장외응원전이 열린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DJ센터)에서도 KIA의 우승 확정과 동시에 우레와 같은 커다란 함성이 울려 퍼졌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시민들은 제 자리에서 펄쩍 뛰며 고함을 지르거나 함께 응원하던 일행들과 기쁨의 포옹을 나눴다. 대형 스크린에서 나오던 중계가 끝난 상황에서도 시민들의 흥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들은 기아 타이거즈의 응원가를 열창하며 경기가 끝난 후에도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힘찬 응원에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는 김승민(22) 씨는 "KIA가 지고 있었지만, 당연히 역전할 것이라고 믿었다"며 "30여년 만에 광주에서 우승하는 것이라고 하니 더욱 뜻깊은 순간"이라고 말했다. 감격의 눈물을 글썽이던 이승주(29) 씨도 "마지막까지 멋진 경기를 펼쳐준 기아타이거즈 선수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팬들에게 커다란 선물을 안겨줬다"고 전했다. 우승의 순간을 함께 하기 위해 서울에서 왔다는 최기철(44) 씨도 "광주까지 찾아와 응원한 보람이 있다"며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in@yna.co.kr daum@yna.co.kr <연합뉴스>
2024-10-28 23:39:20
(광주=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타이거즈의 심장' 양현종(36·KIA 타이거즈)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우승 문턱에서 와르르 무너졌다. 양현종은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치른 KS 5차전에서 2⅔이닝 동안 홈런 3방을 맞고 5실점(5자책) 끝에 조기 강판했다. 5실점은 포스트시즌을 기준으로 양현종의 한 경기 최다 실점이다. 1회 선두타자 김지찬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양현종은 2사 후 르윈 디아즈에게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우월 투런 홈런을 맞았다. 흔들린 양현종은 다음 타자 김영웅에게도 1볼 1스트라이크에서 가운데 몰린 슬라이더를 던져 '백투백 홈런'을 헌납했다. 양현종은 2회 KIA 하위 타선 이재현, 김현준, 이병헌을 상대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안정감을 되찾는 듯했다. 하지만 3회 1사 후 류지혁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은 양현종은 아웃 카운트를 하나 더 채운 뒤 만난 디아즈에게 또 일격을 맞았다. 디아즈는 2구째 가운데 몰린 시속 143㎞짜리 직구를 강하게 잡아당겨 우월 아치를 그렸다. 결국 KIA는 양현종을 내리고 김도현을 소방수로 올렸다. KIA는 4회초 현재 2-5로 끌려가고 있다. 양현종은 지난 23일 KS 2차전에서는 5⅓이닝 8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이름값을 했다. 2차전 승리로 역대 한국시리즈 국내 선수 최고령 선발승 기록(36세 7개월 22일)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닷새 후 시리즈 전적 3승 1패에서 열린 5차전, 양현종은 고개를 푹 숙이고 더그아웃에 일찍 들어가야 했다. bingo@yna.co.kr <연합뉴스>
2024-10-28 23:38:33
KS 5차전 5회에 우월 솔로포…최고령 안타·타점도 경신 (광주=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최고령'과 관련한 다양한 기록을 써온 KIA 타이거즈의 베테랑 최형우가 프로야구 포스트시즌(PS) 최고령 홈런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최형우는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 2-5로 뒤진 5회말 공격에서 우월 솔로 홈런을 때렸다. 그는 삼성의 두 번째 투수 김태훈을 상대로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몸쪽 141㎞ 직구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5m짜리 아치를 그렸다. 1983년 12월 16일생인 최형우는 만 40세 10개월 12일의 나이에 PS 홈런을 쳐 김강민(은퇴)이 2022년에 세웠던 기존 기록(만40세 1개월 25일)을 깼다. 최형우는 지난 26일 허리 통증 탓에 KS 4차전에 결장했으나 이날 선발 라인업에 복귀한 뒤 추격을 알리는 대형 홈런을 폭발했다. 최형우는 이미 수많은 '최고령 기록'을 갖고 있다. 그는 지난 7월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40세 6개월 20일의 나이로 최고령 미스터 올스타(최우수선수·MVP)에 뽑혔고, 후반기 첫 경기가 열린 7월 9일 LG 트윈스전에선 40세 6개월 23일의 나이로 국내 선수 최고령 만루 홈런 기록을 세웠다. 가을야구에서도 최형우의 신기록 행진을 계속되고 있다. 그는 출전하는 KS마다 역대 최고령 야수 출장 기록을 깨고 있고, 안타를 칠 때마다 KS 최고령 안타 기록도 새로 쓰고 있다. 타점 역시 KS 역대 최고령 기록이다. cycle@yna.co.kr <연합뉴스>
2024-10-28 23:38:29
기아챔피언스필드·DJ 센터서 응원봉 흔들고 응원가 목청 높여 불러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정다움 기자 = "대한민국 야구 역사 한 페이지에 새로운 우승팀의 이름이 기록될 수도 있는 날인데…. 양 팀 선수 모두 화끈한 경기를 보여주길 희망합니다." 2024 KBO 한국시리즈 5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리는 28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는 발 디딜 틈을 없을 정도로 수만 명의 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경기 시작 4시간여 전부터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는 검표소 앞에는 일찌감치 입장을 기다리는 양 팀의 팬들로 100여m의 대기 줄이 만들어졌다. 저마다 응원하는 선수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었고, 각 팀을 상징하는 빨간색·파란색의 수건을 목에 두르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입장을 기다리다가 지친 관람객들은 KIA 타이거즈의 대형 현수막을 뒷배경 삼아 휴대전화로 기념사진을 찍는가 하면 서로 모르는 사이지만 어깨동무하며 선수들의 응원가를 목청 높여 부르기도 했다. 특히 7전 4승제 한국시리즈에서 KIA가 3승을 거둔 상태라 이번 경기에서 KIA 승리하게 되면 37년 만에 홈구장에서 KIA의 우승이 확정돼 팬들의 우승 기대감은 고조됐다. '타이거즈의 심장'으로 이름을 알린 양현종의 팬 한수진(42) 씨는 "오늘 KIA가 무조건 승리해 홈구장에서 우승 트로피를 드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감격스러운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연차까지 사용했다"고 말했다. 하늘의 별 따기였던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입장권을 마련하지 못한 시민들은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앞에 마련된 별도의 응원 장소에 모여들었다. 경기 시작 2∼3시간 전부터 미리 마련해둔 테이블에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북적였다. 주변에 자리 잡은 푸드트럭에서 치킨과 맥주 등을 마시며 본격적인 응원전을 준비하기도 했다. 시민들이 끊임없이 밀려들자 주최 측은 추가 자리를 마련하려 했지만 경찰이 안전상의 이유로 설치를 금지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기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기아 우승을 바라는 시민들의 응원 목소리도 점점 커졌다. 대형 전광판에서 나오는 응원가에 맞춰 힘차게 응원봉을 흔들거나 율동을 따라 하며 기아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입장권이 없어 경기장에 가지 못하더라도 광주 전역에서 불타오르는 응원 열기에 동참하기 위해 차로 4시간 거리인 서울에서 방문한 가족도 있었다. 마솔(47) 씨 가족은 "오늘 당연히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해 광주를 찾아왔다"며 "이렇게라도 경기를 관람하고 응원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끝나면 다시 서울로 돌아가야 하지만 우승만 한다면 전혀 피곤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이 마지막 경기라는 생각으로 응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준성(34) 씨 가족도 응원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그는 "경기장 외야에 매달려서라도 경기를 보고 싶었는데 여의찮아서 발걸음을 돌렸다"며 "경기장은 아니지만 경기장에 온 것처럼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daum@yna.co.kr <연합뉴스>
2024-10-28 23:3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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