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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3년간 몸담았던 팀을 떠났다가 우승을 맛보고 돌아왔다.
하지만 잠재력을 터뜨린 건 롯데에서 KT로 이적한 뒤였다. 박시영은 2020년말, 신본기와 함께 KT로 트레이드됐다. 최이준(당시 최건), 그리고 2022년 2차 3라운드 지명권과의 2대2 맞트레이드였다.
트레이드 당시만 해도 롯데 입장에서 눈에 띄는 손해는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박시영은 이미 1군 불펜에서도 조금씩 밀려나던 상황이었고, 신본기는 내야 빈자리를 메꾸는 유틸리티 백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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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본기 역시 이적 첫해 황재균의 부상 공백을 비롯해 잔부상이 많았던 심우준, 박경수의 자리를 두루두루 메웠다. 타격은 조금 아쉬운대로 수비만큼은 주전 못지 않았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종아리 파열 부상으로 빠진 박경수 대신 4차전 선발 2루수로 출전, 쐐기포까지 쏘아올리며 KT의 우승을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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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영은 2022시즌 도중 팔꿈치 부상으로 쓰러졌고, 2023년까지 복귀하지 못했다. 2024년에도 잔부상이 많았고, 팔꿈치 염증까지 겹치며 결국 8월 이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신본기는 성실한 열정과 선행, 두마리 토끼를 다 잡는 선수생활을 마치고 은퇴를 선언했다.
반면 최이준은 좀처럼 롯데 마운드에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선발에 어울리는 유형"이라고 평가하며 기회를 주겠다 밝혔지만, 거듭된 부상과 부진이 겹쳐 올해도 24⅔이닝 소화에 그쳤다.
박시영-신본기가 이미 우승의 한 축을 담당한 이상, KT의 '윈'이란 시선을 바꾸긴 쉽지 않다. 특히 KT가 두 선수 외에도 김준태 오윤석 등 롯데 출신 선수들을 우승 과정에 쏠쏠하게 사용한데다, 이후 고비 때마다 롯데의 발목을 잡는 팀이 된 점도 아픈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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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박시영의 복귀라는 변수까지 더해졌다. 시즌 후 방출된 박시영은 롯데의 러브콜을 받아 복귀했다. 한국시리즈 무대는 물론 우승까지 경험한 베테랑은 롯데로선 희귀한 존재다. 이강준이 한현희의 FA 보상선수로 팀을 떠나면서 '루징'이 확정된 김준태-오윤석의 트레이드와는 다르다.
이제 최이준과 김세민이 본격적으로 1군에서 기회를 받는 시점에 박시영까지 더해졌다. 내년 가을야구 진출을 시작으로 세 선수가 트레이드 계산서를 바꿔놓을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