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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귀신 존재 믿어"…김강우, 공포영화 못 보던 그가 '귀문'을 택한 이유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1-08-10 11:47 | 최종수정 2021-08-10 12:56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코로나19 시국에 벌써 세번째 주연작 개봉, 책임감 느끼죠."

1990년 집단 살인 사건이 발생한 이후 폐쇄된 귀사리 수련원에 무당의 피가 흐르는 심령연구소 소장과 호기심 많은 대학생들이 발을 들이며 벌어지는 극강의 공포를 그린 영화 '귀문'(심덕근 감독, ㈜고스트픽처스 제작). 극중 심령연구소장 도진 역을 맡은 김강우(42)가 10일 오전 화상 인터뷰를 통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내일의 기억', '새해전야' '돈의 맛', '간신'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신뢰를 주는 연기로 사랑받아온 배우 김강우. 한계 없는 캐릭터 소화력으로 다양한 변신을 보여줬던 그가 기획 단계부터 2D와 ScreenX, 4DX 버전으로 동시에 제작된 영화 '귀문'으로 데뷔 17년만에 생애 첫 호러 영화에 도전해 눈길을 끈다.

'귀문'에서 그가 연기하는 인물은 4대째 내려오는 무속인의 핏줄을 이어받은 심령연구소 소장. 타고난 영적 능력에도 불구하고 정해진 핏줄을 끊어내고 무당인 어머니와 다른 길을 가고 싶어하던 그는 어느 날 한풀이 굿을 벌이던 어머니가 미스터리한 죽음을 맞이하자 어머니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마침내 그는 이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어머니를 죽음으로 몰고간 귀사리 수련원으로 향한다.
코로나19 시국에도 불구하고 올해 로맨틱 코미디 '새해전야', 스릴러 '내일의 기억', 호러 '귀문'까지 벌써 세 편의 영화를 선보에 된 김강우. 그는 "정말 의도치는 않았다. 누가 보면 제가 굉장히 잘 나가는 배우처럼 보이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웃으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어 "어쩔 수 없이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서 개봉 시기가가 조금 지나서 영화들이 묵은 느낌들이 있다. 올해 상반기만 제 영화가 세 편이 연달아 나와서 저도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다"라며 "그렇지만 이상한 책임감이 생긴다. 모든 영화가 다 잘되서 한국영화에 순풍이 불었음 한다. 개인적으로 기분이 좋은 점은, 올해 개봉한 영화들이 모두 장르가 달라서, 다양한 장르로 관객분들에게 인사드릴 수 있었다는 점이다"고 전했다.

촬영부터 4DX와 스크린X 상영을 염두해두고 제작된 영화 '귀문'. 일반 2D 영화를 촬영할 때와 연기적 차이가 있냐는 질문에 김강우는 "연기할 때의 큰 차이는 없었다"고 답했다. "이 영화를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다양한 상영 포맷이었다.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라며 "그런데 현장에 스태프분들이 더 많았다는 거 말고는 연기할 때 크게 달라지는 부분은 없었다. 화면 3면에 제가 나와야 하기 때문에 조금 동작이 과해지는 건 있었지만, 연기하는데 제가 특별히 더 신경 쓰거나 부담을 가져아 하는 부분은 없었다"고 말을 더했다.
다양한 장르를 해왔음에도 공포 영화 출연은 처음인 김강우는 "지금까지 공포 영화를 하지 말자고 배제 했던 건 아닌데, 이상하게 타이밍이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 영화 촬영에 대해 저 나름대로 많이 기대도 했고, 공포 영화 현장 어떻게 다를지 혼자 상상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호러 영화 촬영장의 남다른 기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 공간이 주는 느낌 때문에 그런지 한없이 쳐지고 체력 소모가 많았다. 정말 촬영 끝나면 아무것도 못하겠더라. 촬영지가 포천이었는데 주변에 아무것도 없어서 더욱 한 없이 처지는 느낌이었다. 정말 이상한 기운이 있더라"라며 "그리고 진짜로 밤에 정말 무서웠다. 촬영한 폐 건물에 조명 자체가 들어오지 않아서 화장실 가는 것도 무서웠고 층층 마다 이동할때도 이상한 소리도 났다. 의상을 갈아입으러 갈때도 매니저 손을 꼭 잡고 다녔다"며 웃었다.


실제로 귀신의 존재를 믿냐는 질문에 그는 "전 귀신의 존재는 믿는다. 안 믿으면 나한테 나타날거 같아서 믿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공포영화를 즐기는 편은 아니었다. 영화를 준비하면서 레퍼런스를 위해서 감독님께서 추천해주신 호러영화들을 끝까지 본게 한 편도 없다. 전 그 긴강감을 못 견디겠다. 예전에는 공포 영화를 보면 꿈도 꾸고 그랬다. 제가 좀 겁이 많은 편인가 보다"라며 "그런데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공포영화를 좀 좋아하게 됐다. 예전에는 공포영화에 진짜 무지했는데 '귀문'을 촬영하고는 조금 공포영화에 대한 지식도 높아진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극중 캐릭터 구축 과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심령연구소 소장이라는 독특한 직업을 가진 도진이라는 인물에 대해 "사실상 무당인 캐릭터인데, 조금 현대적인 해석을 하려고 노력을 했다. 그래서 강남에서 잘 나가는 역술가라는 설정을 넣었다. 그런 분들이 실제로 좀 계시다고 하더라. 극중 도진은 무당의 핏줄을 벗어나기 위해서 발버둥 치다가 도시로 나왔지만, 결국 무당인 어머니와 비슷한 길을 걸어가게 된다. 그래서 어머니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심령연구소 소장이라는 이름을 붙였던 것 같다. 그렇기에 우리가 아는 무당에서 모습에서 최대한 벗어나 최대한 깔끔한 비지니스맨의 모습처럼 보이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무당 캐릭터를 연기한 만큼, 실제로도 점을 본 적이 있냐는 가벼운 질문에 김강우는 "딱 한번 본 적이 있다. 20대에 본 적이 있는데, 이상하게 그 점집에 들어가는 것 자체부터 느낌이 이상하더라. 제가 배우를 계속 해도 될지 궁금해서 점을 봤다. 그런데 저에게 (배우를) 하지 말라고 했다. 솔직한 점쟁이였나 보다"며 웃었다.

영화의 전체의 분량 절반 이상으로 김강우 혼자 이끌어가는 영화 '귀문'. 이에 대해 느끼는 부담감에 대해 질문하자 "물론 부담감이 컸다. 그런데 제가 많이 나와서 느낀 부담감이 아니라 도진이 왜 저 폐건물에 들어가서 저런 생고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관객들을 설득시켜야 하는데서 온 부담감이었다. 짧은 시간 안에 속도감 있게 달려가야 하는 영화라서 더욱 그랬다"고 답했다.

하룻밤에 점점 압박감을 느끼며 변화해 가는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집중했다는 그는 "최대한 덜 먹고 지치게 만들고 스스로를 퀭 해보이게 만들려고 했다. 최대한 세수만 하고 현장에 나가는 느낌이었다. 최대한 찌들대로 찌들어가는, 극한까지 몰려가는 느낌을 주고나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강우는 김소혜, 이정형, 홍민기까지 함께 한 신예 배우들의 연기 열정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친구들이 정말 열심히 했다. 정말 상 줘야 한다. 노력상도 줘야 한다. 이 친구들이 귀여운 게,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저는 감독님하고 이야기하고 캐릭터를 만들 동안 자기네들끼리 연습실 구해서 팀워크를 다졌다. 그 정도의 열의를 보여줬다. 그래서 호흡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고, 후배지만 정말 대단한 배우들이라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귀문'은 단편영화 '청춘은 참혹하다'로 호평을 받았던 심덕근 감독의 첫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김강우, 김소혜, 이정형, 홍진기 등이 출연한다. 25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 CJ C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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