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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KBO리그를 보면 외야수들이 불필요한 다이빙 캐치나 다이렉트 송구 끝에 실점하는 장면이 종종 눈에 띈다.
외야 플레이는 실수가 곧 실점으로 연결되기 쉽다. 외야수는 이닝이나 점수차에 맞게 플레이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상황 판단 능력이 뛰어났던 외야수가 현역 은퇴를 결심했다. 롯데 자이언츠 민병헌이다.
예전 민병헌과 외야수의 포구와 송구 자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는 어떤 플레이에 대해서도 바로 대답할 수 있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갖고 있었다. 그는 중계 플레이에 대해 "(송구를 잡을) 커트맨을 넘지 않는 것을 신경 쓴다. 커트맨의 어깨 높이를 목표로 공을 던지는데 거리가 멀거나 자세가 안 좋을 때는 원바운드라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던진다. 정확한 중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타구를 포구 하자마자 공을 던지려면 그립을 제대로 잡을 시간적 여유가 없다. 그걸 해결하기 위해 민병헌은 "연습할 때 공을 잡을 손가락의 위치나 손의 각도를 여러 차례 바꾸면서 던지고 있다"고 했다. 어떤 그립을 잡더라도 좋은 컨트롤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민병헌이 프로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외야수의 상식이 바뀌던 시기였다. 외야수가 땅볼 타구를 잡고 홈 송구를 할 때, 예전엔 글러브를 낀 팔쪽의 다리를 앞에 두고 공을 잡았다. 하지만 현재는 글러브를 낀 팔 쪽의 다리를 뒤쪽에 두는 자세가 일반적이다. 민병헌은 "어렸을 때는 왼쪽 다리를 앞에 뒀지만 프로에 들어가서 바꿨다"고 했다.
그 이유를 민병헌은 "사실 앞으로 빨리 뛸 때는 스텝까지 의식하지 못한다. 그런데 왼다리 앞에서 잡으면 던질 때 투 스텝이 필요하다. 반면 왼다리가 뒤에 있으면 잡고 나서 바로 송구가 가능하다"고 했다.
민병헌은 자신의 인상적인 홈 송구 장면으로 두산 소속이던 2013년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를 떠올렸다.
1승1패에서 맞이한 3차전 5-4로 두산이 1점 앞선 상황. 9회초 LG는 2사 2루의 찬스에서 5번 이병규(9번)가 1, 2루간을 빠지는 안타를 쳤다. 당시 우익수였던 민병헌이 공을 잡을 때 2루 주자가 3루를 돌고 있었다. 민병헌은 왼다리가 뒤에 있는 자세에서 타구를 잡아 작은 스텝을 밟고 송구했고, 공은 홈플레이트 옆 3루 라인쪽에서 기다리고 있던 포수 최재훈에게 정확하게 원바운드로 들어갔다. 최재훈이 주자를 태그해 아웃. 그 순간 승리를 지켜낸 두산은 4차전도 이기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지난 1월 뇌동맥류 수술을 받은 민병헌은 향후 치료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한다. 앞으로 그의 회복을 기원하면서 언제나 근거있는 플레이를 선보인 민병헌 같은 외야수가 KBO리그에 더 많이 등장하기를 희망한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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