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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웃, "가장 까다로운 투수?"...류현진 아닌 '슈어저' 꼽은 이유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0-05-19 08:27 | 최종수정 2020-05-19 16:05


LA 에인절스 강타자 마이크 트라웃은 상대하기 가장 까다로운 투수로 워싱턴 내셔널스 맥스 슈어저를 꼽았다. 그러나 기록상 트라웃에 가장 강한 투수는 류현진이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은 19일(이하 한국시각) PGA 스타 브룩스 켑카와의 인스타그램 대화를 통해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투수가 누구냐는 질문을 받고 주저없이 "최고의 투수? 당연히 슈어저"라고 답했다. 3번의 사이영상을 수상한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를 지목한 것이다.

트라웃은 슈어저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소속이던 2012년과 2014년 집중적으로 상대했다. 슈어저가 내셔널리그로 떠난 2015년 이후로는 한 번도 마주칠 일이 없었다. 트라웃은 "그가 내셔널리그로 떠났을 때 정말 기뻤다"고 했을 정도로 슈어저를 '천적'처럼 두려워했다.

슈어저가 워싱턴으로 이적한 뒤 둘은 딱 한 번, 2018년 올스타전에서 만난 적이 있다. 내셔널리그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슈어저는 1회 첫 두 타자를 잇달아 삼진 처리한 뒤 3번 트라웃과 상대했다. 결과는 8구까지 간 끝에 볼넷을 얻은 트라웃의 판정승. 트라웃은 "8구까지 간 것으로 기억한다. 내가 지금까지 들어간 타석 가운데 최고였다. 아주 끔찍한 공들을 던졌지만, 난 파울로 걷어냈다"며 자랑스럽게 그 순간을 떠올렸다.

그렇다면 트라웃은 슈어저를 상대로 어떤 성적을 냈을까. 16번 상대해 4사구는 한 개도 없었고, 16타수 3안타(타율 0.188), 1홈런, 1타점, 10삼진을 기록했다. 2014년에는 6번 만나 5번이나 삼진을 당했다. 홈런은 2012년 7월 20일 코메리카파크에서 6회초 터뜨린 좌월 솔로포.


맥스 슈어저는 마이크 트라웃과 통산 16번 만나 16타수 3피안타로 압도적 강세를 보였다. AP연합뉴스
하지만 '느낌'이 아닌 '기록상' 트라웃이 가장 고전했던 투수는 다름 아닌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다. 류현진이 같은 서부지구 팀인 LA 다저스 소속이던 지난해까지 트라웃은 10차례 만나 10타수 무안타, 삼진 4개를 기록했다. 볼넷은 하나도 얻지 못했다. 류현진은 트라웃과 상대할 때 유독 여유가 넘쳤다. 지난해 6월 11일 에인절스타디움 경기에서 5회말 삼진처리할 때를 봐도 류현진이 카운트를 리드하는 모습이 드러난다. 1~3구를 몸쪽으로 꽂아 볼카운트 1B-2S로 앞서 나간 류현진은 4~5구를 바깥쪽 유인구로 볼을 보여준 뒤 6구째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커터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트라웃을 10번 이상 상대한 투수 가운데 안타든 볼넷이든 출루를 한 번도 허용하지 않은 투수는 류현진이 유일하다. 그러나 트라웃은 류현진이 아닌 슈어저를 가장 까다로운 투수로 기억했다. 슈어저를 한 마디로 표현해 달라는 질문에 트라웃은 이렇게 답했다. "그렇다, 그는 매우 끔찍하다(Yeah, he's nasty)."

트라웃은 왜 슈어저를 가장 까다로운 투수로 꼽았을까. 류현진도 슈어저 못지 않은 제구력과 무브먼트를 자랑하지만, 슈어저는 일단 구속에서 류현진을 압도한다. 통계사이트 팬그래프스에 따르면 슈어저의 직구 평균 구속은 지난 시즌 94.9마일(151.3㎞)이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슈어저는 나이 서른을 넘긴 2015년부터 구속이 증가했다.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평균 구속 94마일 이상을 기록했다. 여기에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터, 커브 등 변화구도 최상위급 수준으로 구사한다. 나이가 들수록 구속이 늘고, 9이닝 평균 삼진 비율은 지난해 12.69개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통계 전문가 사라 랭스가 지난해 평가한 구종 가치 '톱10'에서 슈어저의 포심 직구와 슬라이더는 각각 3위, 7위에 올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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