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한 디아즈 "김윤수 고마워"…삼진잡은 김윤수 "막아서 다행"
PO 1차전서 디아즈의 실책으로 맞은 위기, 김윤수의 삼진으로 넘겨
(대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포구 실책을 범한 장면을 떠올리며 아쉬움을 곱씹던 삼성 라이온즈 1루수 르윈 디아즈(27)는 팀 동료 김윤수(24)가 상대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31·LG 트윈스)을 삼진 처리하는 모습을 회상하며 환하게 웃었다.
PO 2차전이 열리는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디아즈는 "김윤수가 정말 고마웠다"며 "내가 실책을 범해 팀이 실점하고, 위기가 이어졌는데 동점까지 허용했다면…. 정말 상상하기 싫다"고 말했다.
삼성은 13일 PO 1차전에서 7-1로 앞선 7회초에 3점을 내줬다.
2사 만루에서 친 LG 홍창기의 땅볼 타구가 삼성 1루수 디아즈의 미트를 맞고 튀었고, 이 사이 주자 2명이 홈을 밟았다.
이어진 2사 1, 3루에서는 신민재가 3루수 옆을 뚫는 좌전 적시타로 1점을 보탰다.
7-4로 추격당한 삼성은 2사 1, 2루에서 '파이어볼러' 김윤수를 마운드에 올렸고, 김윤수는 시속 152㎞ 빠른 공으로 오스틴 딘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불을 껐다.
삼성은 LG를 10-4로 눌렀다.
디아즈는 "공격도 해야 하고, 수비도 더 해야 했기 때문에 실책한 장면은 빨리 잊으려고 했다"며 "김윤수가 추가 실점하지 않고 위기를 막아줘 나도 경기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거듭 감사 인사를 했다.
취재진을 통해 디아즈의 감사 인사를 전해 들은 김윤수는 "박진만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위기를 막으라고 내보내셨는데, 다행히 잘 막아서 나도 기뻤다"며 "디아즈가 어제 경기 중에는 고맙다는 말을 안 하던데"라고 미소 지었다.
김윤수는 국군체육부대에서 복무하다가 올해 7월 전역했다.
전역 후 1군에서 4경기에 등판해 5⅓이닝 6피안타 6실점, 평균자책점 10.13으로 고전한 그는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지 못할까 봐 걱정했다. 정규시즌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서, 조마조마했다"고 털어놨다.
박진만 감독은 김윤수의 성적표가 아닌 구위에 집중했다.
박 감독은 김윤수를 PO 엔트리에 넣은 건 물론이고 "현재 우리 불펜 투수 중 구위가 가장 좋다. 중요한 순간에 쓸 것"이라고 예고했다.
실제 PO 1차전에서도 승부처였던 7회초 2사 1, 3루에서 김윤수를 투입했다.
김윤수는 단 두 타자만 상대(삼진 1개, 몸에 맞는 공 1개)했지만, 승리의 주역 중 한 명으로 꼽혔다.
1차전에서 김윤수가 투구할 때, 관중들은 공 하나하나에 탄성을 내뱉었다.
김윤수는 "올해 가장 긴장된 순간에 등판했고, 위기를 막았다. 오랜만에 짜릿함을 느꼈다. 팬들께서 내 공에 반응해주셔서 자신감도 커졌다"며 "앞으로도 중요한 상황에 등판하면 온 힘을 다해 막고, 짜릿함을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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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24-10-14 16:5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