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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일본이 아니라 세계입니다."
장근석의 인기와 함께 김 이사는 정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인기를 직접적으로 느낄 때는 어떤 순간일까. "요즘 국내 전화보다 해외 전화가 많이 오고, 하루에도 몇 개씩 계약서를 써야 할 때죠. 그리고 미팅의 횟수가 달라졌어요. 평균 하루 7~8차례는 미팅을 하는 것 같습니다. 하루에 12차례 미팅을 한 게 최고기록인 것 같네요."
장근석이 본격적으로 한국 팬들에게 '신한류스타'로 각인되기 시작한 것은 '배용준을 넘어섰다'는 말이 나올 때부터였다. 이 말을 언제부터 들었느냐고 묻자 김 이사는 "그냥 남들이 하는 얘기다"라면서도 대답했다. "배용준의 일본 공식 팬클럽 회원수가 6만명입니다. 근석이의 경우는 모바일 팬클럽이 4만, 온라인 팬클럽이 4만명으로 합치면 8만명이죠. 그런데 배용준과 달리 우리는 유료로 팬클럽 회원을 받는다는 게 차이점입니다. 한국에서 '한류스타'로 심심찮게 거론되는 남자 톱스타도 유료 팬클럽 회원이 5000명밖에 안 되는 것과 비교하면 그 인기를 알 수 있죠." '넘어섰다'는 표현까지는 아직 무리가 있을 수 있지만, 무료 회원 6만명을 보유한 팬클럽과 유료 회원 4만명을 보유한 팬클럽의 우열을 가리기는 어려울 듯하다.
김 이사가 장근석을 위해 하는 일은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한 구상이다. 일본은 일본대로, 중화권은 중화권대로 전략을 짜고 있다. 아시아뿐만 아니라 중동과 남미 진출까지 노리고 있다. "지역마다 그에 맞는 공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에서는 예전부터 근석이의 비주얼이 잘 통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어요. 거기다가 기존 한류스타들의 정적인 이미지와 다른 그 무엇을 심어주는 게 우리의 전략이었어요." 장근석은 차별화 전략에 따라 솔직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자신의 캐릭터를 그대로 보여줬다. 한양대 축제 때 클럽 음악 컨셉트로 선보인 '라운드 H' 공연을 무기로 삼았다. "일본 팬들이라고 하면 음악도 잔잔한 것을 좋아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밴드음악을 선보였더니 반응이 열광적이었어요. 그리고 화려한 퍼포먼스를 좋아하는 중화권은 또 그들의 구미에 맞춘 새로운 공연을 준비했고요. 또 공연을 할 때마다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함께 냈습니다. 이를테면 지금까지 한 드라마 캐릭터를 공연 무대에서 전부 보여준다든지 하는 식으로요." 최근 장근석은 아랍권 국가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는 'KBS 월드'의 인터뷰에도 응했다. "KBS 측에서 정말 반응이 정말 좋다고 합니다. 사실 중동 쪽은 누가 먼저 발을 들이느냐 하는 문제예요. 시장 분석을 통해 저희도 발빠른 전략을 짜서 움직일 생각입니다."
신한류, 더 키우려면 어떻게?
신한류를 이끄는 스타의 매니저로서, 국제적인 스타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물었다. 김 이사는 "무엇보다 퍼포먼스 실력"이라고 답했다. "한국에서는 연기자가 가수를 같이 하는 모습을 이상하게 생각하거나, 가수 출신 연기자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선이 있어요. 그런데 해외에 나가면 자신의 노래 없이는 팬미팅 한 번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것도 한 가지만 해서는 안되고 다양한 볼거리를 준비해야만 하죠." 연기자라고 해서 연기만을 잘 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다. "1980년대에 한국에서도 인기있던 중화권 스타들을 생각해 보면, 전부 배우 겸 가수였어요. 신한류스타를 꿈꾼다면 당연히 갖춰야 할 조건입니다." 장근석이 출연작에서 뮤지션 역할을 꾸준히 하면서 실제로도 수준급의 가창력을 갖춘 점은 지금의 성과와 무관하지 않다. 출연작으로 우선 팬들에게 각인됐지만, 그 뒤에 다가가는 것은 공연을 통해서였다. 최근 아시아 6개국(대만 싱가폴 홍콩 말레이시아 태국 상하이) 투어를 성공리에 마친 장근석은 하반기에 정규 앨범 1집을 내고 10월에는 일본에서 아레나 전국 투어를 할 계획이다. "일본 전국 투어 뒤인 11월에는 지금 촬영 중인 영화 '너는 펫'도 개봉돼 파급력을 극대화할 겁니다. 어떤 스타든 팬들에게 계속 다양한 모습을 보이는 것만이 살아남는 길이에요."
김겨울 기자 winter@,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