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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14시즌 프로야구의 큰 화두는 '타고투저'다. 타자들의 방망이 앞에서 마운드의 투수가 혼쭐이 나고 있다. '핸드볼 스코어'가 거의 매일 속출하고 있다. 투수들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그러면서 타율 3할로는 이제 잘 친다는 명함도 내밀지 못하게 됐다.
현장에서 최근 일부 타구가 정타가 아닌 것 같은데 홈런이 되는 경우가 있다는 얘기가 돌았다. 그러면서 타자들이 규정을 위반하는 부정 배트를 사용하는 게 아닌 지 의문을 제기했다. KBO는 매시즌 정기적으로도 배트 검사를 하기도 한다.
야구 규칙에 보면 배트(방망이) 규정은 복잡하지 않다. 규정 1.10에 보면 프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색 배트는 담황색, 다갈색, 검정색에 한한다고 돼 있다. 또 접착방망이는 프로야구에서는 일절 사용할 수 없게 돼 있다. 부정 배트 관련 규정은 6.07(d)에 나온다. 타자가 어떤 방법으로든 공의 비거리를 늘리거나 이상한 반발력을 생기도록 개조 가공하였다고 심판원이 판단하는 방망이를 쓰려 했을 경우 아웃시킬 수 있다고 돼 있다. 개조 가공은 방망이에 이물질을 끼우거나 표면을 평평하게 하거나 못을 박거나 속을 비우거나, 홈을 파거나, 파라핀 왁스를 칠하는 따위가 포함된다고 돼 있다.
18일 프로야구가 벌어진 4개 구장(광주, 마산, 인천, 잠실)에서 일제히 심판원들이 불시에 타자들의 배트를 검사했다. 주로 배트에 칠해진 도료의 정도를 살폈다. 너무 짚게 칠해 나무의 결이 보이지 않는 방망이를 찾았다. 일부 선수의 배트가 의심할만한 소지가 있었다고 한다. 심판들은 의심 방망이의 사진을 찍기도 했다.
KBO는 이런 조사를 좀더 체계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일부 구단에서 타자들의 방망이가 벤치에 많지 않아 제대로 검사를 하지 못했다. 이런 식으로는 부정 배트를 제대로 색출하기 어렵다.
투수들은 도구의 도움 없이 맨손으로 공을 던진다. 하지만 타자들은 계속 발전하고 성능이 좋아지는 방망이를 이용해 투수들의 공을 공략한다. 그 과정에서 규정까지 위반하는 배트가 있다면 골라 내야 한다. 투수들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는 지켜져야 한다. 창원=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