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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대로 몸을 날렸다."
이날 승부차기 승리의 주역은 두 차례나 선방을 한 유상훈(22)이다. 우루과이의 첫 키커는 7번 비달 구즈만. 유상훈은 한국의 첫 키커 김병오가 실축한 상황이라 부담스러웠지만 자신감이 있었다.
경기전 승부차기를 예상한 코칭스태프가 구즈만의 승부차기 습관을 분석했는데 마침 1번 키커로 나선 것. 코칭 스태프가 지시한대로 유상훈에게 몸을 날렸고 예상은 적중했다. 유상훈은 이 순간 느낌이 왔다고 했다.
"코치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대로 몸을 날렸을 뿐인데 막고 나니깐 몸이 올라왔다." 우루과이의 두 번째 키커의 슈팅은 크로스바를 넘겼고 세번째 키커를 맞이한 유상훈은 또 자신있게 몸을 날렸다.
"이때도 느낌이 왔다."
손에 맞은 공은 그대로 유상훈의 몸 앞에 떨어졌고 한국 대학선발 선수들이 일제히 뛰어 나와 유상훈을 끌어 앉았다.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어렵게 거둔 승리, 이 순간만큼은 기쁨을 누리기 충분했다.
유상훈은 "8강에서 패해 아쉽지만 힘들었는데 끝까지 잘 뛰어준 동료들이 고맙다. 열심히 했으니깐 이제 즐기면서 축구하고 싶다"며 웃었다. 이어 "이제는 소속팀에 돌아가서 더 열심히 할 생각이다. FC서울에서 이름을 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유상훈은 지난해 홍익대 3학년을 마치고 드래프트를 통해 FC서울에 입단했다.
유상훈의 대학시절 은사이자, 이번대회를 이끌고 있는 김종필 남자 대학선발 감독은 "대학때부터 페널티킥을 잘 막았다. 그래서 이번에도 믿고 맡겼는데 잘 해줬다"라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 이어 "가능성이 많은 선수인데 너무 착해서 탈"이라며 "골키퍼는 약아야 한다. 더 독해져야 한다"라며 제자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선전(중국)=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