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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를 즐기는 방법은 아주 다양하다.
좋아하는 팀, 선수를 응원하는 것 뿐만 아니라 플레이 자체의 묘미에 관심을 갖는 이도 있다. 야구 기록 분석에 푹 빠지는 팬도 적지 않다. 과거의 역사에 흥미를 갖기도 한다. 일본 도쿄 무사시노미술대 영상학과에 재학 중인 이영곤씨(27)는 야구 역사에 관심이 많은 팬 중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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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는 장명부의 과거 영상 자료를 모은 것 뿐만 아니라, 관계자들을 취재하는데 열을 올렸다. 박영길 전 삼성 라이온즈 감독, 장명부와 함께 KBO리그에 도전했던 또다른 재일교포 선수 이영규(일본명 기야마 에이큐)가 다큐멘터리를 통해 그라운드 안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인간 장명부'를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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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가 제작한 '장명부 스토리'는 일본 야구 팬들 사이에서도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영화 공개 소식을 접한 이들이 무사시노미술대를 찾아 작품을 감상한 뒤 SNS를 통해 '감명 깊었다'는 감상평을 올리고 있다. 한국 유학 경험이 있다는 40대 남성 팬은 이 씨의 작품을 감상한 뒤 "후쿠시(장명부)가 한국에서 큰 역할을 했지만, 한-일 양국에서 그만큼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 (이 씨의 다큐멘터리 영화는) 귀중한 기록 자료"라고 평했다.
이 씨는 "이 작품은 재일동포의 비극처럼 비춰질 수도 있지만, 희극이 섞여 있는 드라마틱한 인생을 그린 작품이기도 하다"며 자료 제공, 인터뷰 요청에 협조해준 이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기회가 된다면 한-일 양국 극장에 공개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이 씨가 제작한 이 영화의 제목은 '현해탄의 낙엽'이다. 그가 바라본 장명부의 인생은 아름다운 붉은 색으로 물들다 떨어지는 낙엽이었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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