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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요동백시가 될 수 있습니다. 한때 요동백시를 했을 테고 요동시였을 테고 이따금 여전할지 모릅니다. 견문이 좁은 탓만은 아닐 겁니다. 세상은 넓어 할 일도 많지만 모르는 것 투성이입니다. 견문은 늘 좁기만 합니다. 그것을 새기고 또 새겨야 현자입니다. 그러나 잊곤 하지요. 그때 요동백시 증상이 틀림없이 나타납니다. 경계해야 할 줄로 압니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곧 나옵니다. 사건번호는 '2024헌나8'이고 사건명은 '대통령(윤석열) 탄핵'입니다. 탄핵(彈劾)이 뭔가요? [죄상을 들어서 책망함]이 첫째 뜻이지만 [보통의 파면 절차에 의한 파면이 곤란하거나 검찰 기관에 의한 소추(訴追)가 사실상 곤란한 대통령·국무 위원·법관 등을 국회에서 소추하여 해임하거나 처벌하는 일 또는 그런 제도]라는 둘째 뜻이 이번 경우에 해당합니다. 파면해야 할 만큼 잘못이 크다고 보이는데 달리 방법이 없을 때 필요한 게 탄핵 제도입니다. 이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먼저 고려할 사안은 탄핵소추나 탄핵의 많고적음일까요, 아니면 애초 파면해야 할 만큼 당사자가 무엇을 얼마나 잘못했는지 따지는 것일까요? 답은 자명합니다. 이걸 뒤늦게 알고서 아는 척하면 요동시 소리를 듣습니다.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이익섭, 『우리말 산책』, 신구문화사, 2010 (p. 105-107, 어휘편 '요동백시' 부분 인용)
2.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온라인)
3. 네이버 고려대한국어대사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