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급식 종사자 1명이 115인분 식사 준비…인력확보 시급"
"고강도 노동이 산업재해로 이어져"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부산지역 학교 급식실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1명이 적정 인원보다 40명 많은 115명의 식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노동권익센터는 4일 부산시의회에서 '부산지역 학교급식 노동자 안전보건 실태와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는 문영만 지역노동사회연구소 소장, 최민정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부산지부장, 김미경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부산지부장, 예병진 인제대백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등이 참석해 급식 노동자의 근로 실태에 대해 논의했다.
이은수 양산부산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부산지역 급식 노동자들의 높은 노동 강도는 인력 부족에서 기인한다고 봤다.
이 교수에 따르면 노동자 1인당 적정한 평균 급식 인원은 75명이지만 부산지역 급식 노동자의 경우 이보다 40명 많은 115명을 담당한다.
이들의 높은 노동 강도는 산업재해로 이어졌다.
전국 14개 시도교육청 급식 종사자 건강검진 결과, 55세 이상이거나 경력 10년 이상인 학교급식 종사자 가운데 폐암 판정을 받은 31명 중 6명이 부산지역 학교 급식노동자였다.
전체 검진자 수와 비교해 폐암 확진자 수를 따져봤을 때 부산이 1위다.
이 교수는 "1인당 급식 인원은 산업재해, 근골격계 질병과 관련성이 높은 요인으로 노동 강도를 높이는 주요한 요소"라며 "부산의 조리원 수는 학생 1천명 당 초등학교 6명, 중학교와 고등학교 각 7명으로, 서울시를 제외한 다른 시도에 견줘 각각 1∼4명이 적다"고 말했다.
이어 "급식 노동자의 높은 노동 강도가 산업재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충분한 근무 인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근무 강도가 높은 교실 배식, 식당과 교실 배식을 병행하는 학교는 각각 17.5%, 9.4%를 기록했다.
이 교수는 "학교별로 식당을 증축해 혼합 배식과 교실 배식의 비율을 점차 줄이고, 최종적으로는 전체 식당 배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급식실의 결원 사태와 조기 이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급식 노동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피로도와 긴장도가 높은 노동이지만, 임금은 최저임금 수준에 불과해 인력 확보가 어렵다"며 "특히 방학 중에는 임금이 지급되지 않으며 많은 인원이 재활을 위해 병원과 한의원에서 치료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방학 중 임금 지급, 임금의 현실화, 발생 빈도가 높은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치료비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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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24-10-04 17: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