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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유리 결절, 아주 천천히 뒤늦게 자라는 특성 확인…지속 관리 중요"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건강검진 흉부 CT 검사에서 폐에 뿌옇게 유리를 갈아서 뿌린 것 같은 '간유리 결절'이 발견되면 폐암으로 진행될 경우에 대비해 주기적으로 추적 검사를 받게 된다.
보통 크기나 음영에 별다른 변화가 없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면 추적 관찰을 중단하곤 하는데, 10년간 크기 변화가 없던 순수 간유리 결절이 뒤늦게 자랄 수도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은 이 병원 호흡기내과 엄상원 교수, 남현승 임상강사, 강북삼성병원 김보근 교수 연구팀이 폐 간유리 결절을 25년간 추적 관찰해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체스트' 최신호를 통해 발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1997∼2006년 삼성서울병원에서 저선량 흉부 CT로 폐 검사를 받은 환자 89명에서 확인된 간유리 음영 결절 135개를 대상으로 2022년 7월까지 변화 과정을 살펴봤다.
간유리 결절은 흉부 CT 검사에서 반투명 유리처럼 뿌옇게 보이는 3㎝ 이하의 음영을 가리킨다.
관찰 대상 간유리 결절 135개 중 23개(17.0%)가 크기가 커졌는데, 이 중 8개(34.8%)는 관찰 시작 후 5년 이내, 12개(52.2%)는 5∼10년에 크기가 자랐다.
관찰 시작 10년 후에 커진 결절도 3개(13.0%) 확인됐다.
순수 간유리 음영 결절이 10년 동안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다가 뒤늦게 커진 게 확인된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라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이 3개 중 1개는 첫 진단 이후 179개월 만에 크기가 커졌고, 나머지 2개도 133개월, 135개월 이후 크기 변화가 확인됐다.
이 중 하나는 양성자 치료를 했고, 나머지 2개는 계속 추적 관찰 중이라고 연구진은 전했다.
엄상원 교수는 "초장기 관찰 연구를 통해 순수 간유리 결절이 아주 천천히, 뒤늦게 자라는 특성을 확인했다"며 "꾸준한 검진을 통한 지속적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게 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mihye@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