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하루 앞두고 폭설·강풍에 귀성길 차질…스키장은 북적
일부 귀성객 고향 방문 포기…공원묘지 등에 성묘객 크게 줄어
축제장·영화관·쇼핑몰 등엔 발걸음 이어져
(전국종합=연합뉴스) 설을 하루 앞둔 28일 부산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대설 특보가 내려지고 강한 바람이 부는 바람에 귀성길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했다.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이 잇따라 취소되거나 지연됐고, 고속도로와 지방도로도 폭설로 차량 통행이 끊기는 일이 속출해 귀성을 아예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대설 대처 상황 보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서울, 경기, 인천, 강원, 충북, 대전, 충남, 세종, 전북, 전남, 광주, 경북, 대구, 경남, 제주 일부 지역에 대설 특보가 내려졌다.
최근 24시간 내린 지역별 적설량을 보면 충북 진천이 36.5㎝로 가장 많다. 전북 무주(27.2㎝), 경북 봉화(25.2㎝), 충남 당진(24.6㎝), 강원 고성(20.9㎝) 등에도 폭설이 쏟아졌다. 서울에도 11.6㎝의 눈이 쌓였다.
이 때문에 항공기 운항이 오전 11시까지 111편 결항했고, 결항 또는 지연 운항한 항공기는 시간이 갈수록 늘었다.
강풍과 높은 파고로 여객선도 여수∼거문도, 인천∼백령도 등 73개 항로, 96척의 운항이 결항했다.
인천을 비롯한 서해안의 여객선 운항은 전날부터 이틀째 차질을 빚어 귀성객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또 지방도의 경우 제주·전남 각 5곳, 충남 4곳, 경북·경남 각 3곳 등 24곳에서 차량 운행이 중단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전국적인 폭설과 한파로 인한 안전 확보를 위해 이날 경부고속선과 호남고속선, 강릉선, 중앙선의 KTX를 감속운행했다.
눈길 사고로 고속도로 통행도 상당한 차질을 빚었다.
이날 오전 11시 20분께 경기 안성시 평택제천고속도로 제천방향 서안성IC에서 남안성IC 사이 도로에서 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지며 편도 3차로를 모두 가로막아 전 차선 운행이 한때 중단됐다.
경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를 지나는 차들도 쌓인 눈이 곳곳에 얼어붙으며 거북이걸음을 이어갔다.
수원, 용인, 이천, 안성 등 경기 남부지역 대부분 지역에서 20㎝가량의 많은 눈이 내리면서 고향 방문을 포기한 시민이 많았다.
안산에 사는 송민규(38) 씨는 "이른 아침 부모님이 계신 경남 창원으로 출발하려고 했는데 눈이 너무 많이 내려서 고민 끝에 출발을 포기했다"며 "눈이 점심때까지 내리는 것을 보며 출발하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충남 곳곳에서는 시내버스 운행도 차질을 빚고 있어 시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제주에서는 제주항여객터미널 출발·도착 전편이 결항했고, 항공기 운항도 결항과 지연 운항이 잇따랐다.
국립공원의 경우 북한산·무등산·지리산 등 20개 공원·527개 구간의 출입이 통제됐다.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리는 바람에 전국 대다수 공원묘지는 평소 명절 연휴 전날보다 성묘객이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반면 강원도 내 스키장과 겨울 축제장은 설 연휴 나흘째를 맞아 행락객으로 붐볐다.
홍천 대명비발디 스키장과 정선 하이원 스키장에 이날 오후 2시 현재 각각 3천500여명과 3천300여명의 스키어 등이 찾아와 은빛 설원을 질주했다.
평창 보광 휘닉스 스키장과 춘천 엘리시안 강촌 스키장에도 8천700여명과 2천500여명이 방문해 겨울 스포츠의 진수를 만끽했다.
도내 9개 스키장에는 이날 3만명이 넘는 입장객이 방문한 것으로 추산된다.
화천 산천어축제장과 홍천 꽁꽁 축제장을 찾은 입장객들은 폭설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얼음낚시 삼매경에 푹 빠져 대자연 속에서 연휴를 즐겼다.
인천 시내 백화점과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밀집한 구월동 로데오거리, 송도국제도시 아웃렛 등 실내 시설에는 외출에 나선 시민들로 북적였다.
또 이날 비교적 맑은 날씨를 보인 부산 오시리아 관광단지의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동부산점과 신세계사이먼 부산 프리미엄 아울렛 등에도 쇼핑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중대본은 "29일까지 시간당 1∼3cm(일부 5cm 내외)의 많은 눈이 내리는 곳이 있겠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김동철 손현규 박지호 정윤덕 이강일 윤우용 이재현 정회성 권준우 민영규 기자)
youngkyu@yna.co.kr
<연합뉴스>
2025-01-28 15:50:21